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 나선 현대重…두산重은 원자력 발전 활용 그린 수소 생산에 총력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사진)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조선 업종은 연간 약 208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다. 공정 과정에서 활용하는 전력과 선박 시운전 등에 사용하는 액체 연료가 원인이다. 조선업계가 ‘2050 탄소 중립’에 동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23,650 +0.42%)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환경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수소 운반선은 물론 수소를 원료로 하는 선박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수소 밸류 체인’ 구축 선언
조선사도 수소에 꽂혔다…사업 선점 위해 ‘불꽃’ 경쟁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그룹의 미래 성장 계획 중 하나인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룹 계열사의 인프라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137,500 -0.72%)은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운송을 비롯해 수소의 생산과 공급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플랜트 기술력을 토대로 해상 플랜트 발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 수소 개발을 추진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수소 운반선 개발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수소 연료 전지와 수소 연료 공급 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수소 연료 전지 추진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해상 플랜트 개발에 나선 상태다. 동해 부유식 풍력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바닷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대규모 수전해 기반의 그린 수소 플랜트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울산시 등 9개 지자체, 산학연 기관과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등은 2025년까지 동해 부유식 풍력 단지에 100MW급 그린 수소 실증 설비를 구축한다. 2030년 1.2GW급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 플랜트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현대오일뱅크도 블루 수소 생산에 본격 돌입한다. 원유 정제 부산물과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연간 1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해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 개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건축 자재·드라이아이스·비료 등으로 자원화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발전 시장에도 진출한다. 한국남동발전과 합작 법인을 세워 수소 연료 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소를 생산해 공급하고 한국남동발전은 연료 전지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21,600 -1.14%)현대건설기계(54,500 +1.49%)도 수소 연료 전지를 활용한 발전 사업과 건설 기계 장비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무소음 수소 연료 전지 발전 설비 구축을, 현대건설기계는 업계 최초로 수소 기반의 중대형 건설 장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한국선급과 수소 선박에 대한 세계 첫 국제 표준 개발에 나섰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 친환경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88,400 -0.90%), 수소 사업 역량 강화 위해 M&A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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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도 수소 사업을 앞세워 한국 원전 기술의 상징에서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두산중공업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공장에 건설 중인 수소 액화 플랜트에서 블루 수소를 우선 생산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풍력 발전을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제주에서 시작한 ‘그린 수소 실증 사업’에 참여한 가운데 제주에너지공사가 보유한 풍력 단지에서 그린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이곳에 수소 생산 시스템과 생산된 수소를 압축 저장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차세대 원전 ‘SMR(Small Modular Reactor)’을 활용한 청정 수소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발전을 활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세계에서 다섯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 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은 수소 가스 터빈 개발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수소 가스 터빈은 수소만 사용하거나 수소와 천연가스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5월부터 5MW급 수소 가스 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협력해 300MW급 수소 가스 터빈용 수소 혼소 연소기도 개발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을 통해 수소 기자재 사업도 확장한다. 두산메카텍은 2019년 매립지나 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등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리카본에 지분을 투자해 기술 확보에 나선 상태다.

두산은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해 두산중공업의 수소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49,550 +1.43%) 등 계열사 전문 인력을 모아 (주)두산 지주 부문에 수소TFT를 구성하고 수소 사업 전반에 걸친 전략 수립에 나섰다. 글로벌 수소 시장을 분석하고 국가별·정책별 시장 기회를 파악하면서 그룹에 축적된 수소 사업 역량을 결집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두산 관계자는 “그룹 내 축적된 역량을 모아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계획”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두산퓨얼셀의 대산 수소 연료 전지 발전소. /두산 제공
(사진) 두산퓨얼셀의 대산 수소 연료 전지 발전소. /두산 제공
두산 계열사들은 강점을 지닌 기존 수소 산업을 키우는 것은 물론 연관된 새로운 분야로 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수소 연료 전지 발전 분야에선 두산퓨얼셀이 독보적 기술력으로 한국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 관계자는 “한국의 발전용 수소 연료 전지 공급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이 보유한 연료 전지 기술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수요에 대처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인산형 연료 전지(PAFC)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 영국 세레스파워와 손잡고 고체 산화물 연료 전지(SOFC) 기술도 개발 중이다.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이 앞선 기술력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DMI는 비행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수소 드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돌입한 곳이다. 이 수소 드론은 응급 물품 배송, 가스 배관 모니터링, 장시간 산림 감시 등의 관제, 해상 인명 구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주요 수소 산업 분야에서 한 발 앞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과정에서 추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전략적 파트너를 찾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사도 수소에 꽂혔다…사업 선점 위해 ‘불꽃’ 경쟁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