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달성 목표 세우고 이행 성과 공개…스크러버 설치율 75%, 글로벌 규제 선제 대응
[ESG 리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읽기④ HMM 현대상선에서 사명을 변경한 HMM이 친환경 기업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HMM은 2012년부터 환경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2019년엔 지속 가능 경영 체계 수립을 발표하고 첫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해 글로벌 해운 선사 중 둘째로 ‘2050년 탄소 중립’을 중·장기 목표로 선언했다. HMM은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2025년까지 달성할 각 분야별 목표를 수립했다.HMM은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해운 물류 산업의 리더’라는 경영 미션을 바탕으로 건강한 시장 생태계 구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지난 4월 말 발간된 2020년 보고서에서 배재훈 HMM 대표는 “이해관계인들에게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 화주 관계 강화, 신규 시장 개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량 성과 데이터 공개에 주안점
2020년 보고서는 약 5개월 동안 30여 개 팀의 협력을 통해 작성됐다. 보고서 총괄 기획 및 리딩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경영기획본부에서 담당했다. 본부에서 보고서를 기획하고 사내 관련 팀 인터뷰를 통해 세부 내용을 작성하면 유관 팀의 검토와 검증 기관의 문서·현장 검증을 거쳐 완성됐다. HMM 내부 조직뿐만 아니라 선박 운항·관리를 담당하는 자회사 HMM 오션 서비스 조직도 참여해 현장성을 보완했다.
HMM의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국제 표준 가이드라인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에 따라 작성됐다. HMM의 지속 가능 목표는 국제 표준, 산업 이슈 분석, 선진 기업 벤치마킹, 미디어 리서치, 이해관계인 설문 조사 등을 참고해 설정된다. 2020년 보고서에는 ESG를 기반으로 만들어 낸 HMM의 성과를 요약한 ‘스페셜 페이지(special page)’와 상세 페이지인 ‘서스테이너블 포커스 에어리어(sustainable focus area)’를 별도로 구성해 ESG 활동과 성과의 이해도를 높였다.
HMM ESG 경영의 강점은 선제적인 목표 설정과 목표 이행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해운 분야가 약 3%를 차지한다. HMM은 2012년부터 ‘저탄소 녹색 경영’을 기반으로 한 환경 보고서를 작성하고 친환경 연료 개발 등 지속 가능한 운송 환경 구축에 노력해 왔다.
HMM은 첫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발간 이후 이해관계인들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고 평가 기관이 요구하는 정보를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ESG 경영 방침을 개선해 보다 체계화된 방향을 제시했다. ESG 전 영역을 포괄하는 구체적 중·장기 목표인 ‘2025년 ESG 추진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목표는 세부적으로 설계된 추진 과제와 구체적인 관리 지표를 함께 설정해 사후 관리가 가능하게 구성했다. 각 분야별로 핵심 가치를 제시하고 장기 목표는 현재 운영 상황까지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
김형기 HMM 전략정보팀장은 “2020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정량 성과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공개하고 경영진의 지속 가능 경영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표명하면서 전사적인 차원의 경영 의지를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HMM의 환경 경영은 기후 변화 대응, 친환경 물류, 안전 보건을 핵심 가치로 한다. HMM은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장으로 한 환경안전위원회를 구성해 회사의 환경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한다. 지난해 주요 안건은 최근 사고 현황, 트렌드, 전년도 항만국 통제(PSC) 수검 실적 분석, 인명 사고 예방 활동과 특별 관리 선박 태스크포스팀(TFT) 운영 등이었다.
HMM은 한국 해운 선사 최초로 품질 경영 통합 시스템(HHM-ESQS)을 운영한다. 매년 말 폐기물·대기·수질·생물 다양성·소음 등의 항목에 대한 자체 환경 영향 평가도 실시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시작한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 설치도 눈에 띈다. 스크러버는 배기가스 내 황산화물을 바닷물로 씻어낼 수 있는 장치다. 전 세계 해운 선사의 스크러버 설치 선박 비율은 20% 정도다. 그에 비해 HMM은 75%의 높은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규제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HMM은 2019년 39.8%에 이어 지난해 46.7%의 온실가스 감축률을 달성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매년 정기 평가 실시
HMM의 사회 부문 목표는 공급망·고객·임직원·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MM의 공급망은 전 세계 컨테이너 터미널·장치장과 철도 회사 등 다양한 협력 회사들을 포함한다. HMM은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구매 정책 및 협력사 행동 강령’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서약과 이행을 이끌고 있다. HMM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매년 정기 평가를 실시해 우수 기업은 거래 기회를 확대하고 기준 미달 기업은 입찰 제한, 등록 취소 등의 제재를 가한다.
거버넌스의 핵심 가치는 이사회와 윤리 경영이다. HMM은 2018년부터 윤리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 부문에서의 ESG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HMM의 모든 임직원은 윤리 준법 실천 서약을 하고 윤리 경영과 부패 방지 교육을 이수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별도로 설치해 의사 결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
성별·국적·연령 등을 차별하지 않는 다양성 존중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여성 총괄책임자를 등용한 것도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여성 비율이 낮은 해상직에도 변화가 왔다. 2019년 최초의 여성 기관장 임명에 이어 지난해 선박 안전 운항의 여성 최고책임자가 탄생했다. 현재 HMM에는 총 13명의 여성 해기사가 재직 중이고 해상직 여성 비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HMM은 프랑스 ESG 경영 조사 기관인 에코바디스가 시행하는 글로벌 기업 지속 가능성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 에코바디스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공급망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평가 방법론에 따라 평가한다. HMM이 받은 실버 인증은 전 세계 상위 25% 기업에 부여되는 등급이다. HMM은 환경, 인권·노동, 윤리, 지속 가능한 구매 등 4개 주요 항목에서 2019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속 가능 경영 환경 부문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HMM의 다음 목표는 ‘재무·비재무 영역 간 선순환 가치 창출’이다. 김 팀장은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운업의 특성상 다양한 국제 규제를 만족해야 한다”며 “개별적으로 상이한 수준의 환경 규제와 목표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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