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픽코마'로 큰 성과 거둬
카카오엔터, 타파스 인수로 북미시장 진출 시동

일본 찍고 북미로... 웹툰 사업 몸집 불리는 카카오
카카오가 엔터 영역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핵심 콘텐츠는 ‘웹툰’이다. 카카오 내 엔터산업을 도맡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재팬이 선봉에 섰다.

올해 1분기,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한 589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거래액은 일본 만화시장 1위인 ‘픽코마’를 앞세운 카카오재팬의 성과가 주효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웹툰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네이버 웹툰과 경쟁, '해볼만 하다'
일본 찍고 북미로... 웹툰 사업 몸집 불리는 카카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만연화되면서 국내 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엔터 및 콘텐츠 사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방송사, 통신사, 유통기업까지 OTT(Over the TOP) 런칭에 뛰어들고,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높은 접근성을 가졌단 점에서, 카카오의 엔터 산업 잠재력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카카오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곳은 '웹툰'이다. 카카오는 경쟁자로 분류되는 네이버보다 웹툰 및 웹소설 시장 진출이 다소 늦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웹툰 플랫폼의 접근성을 넓혔다. 일본에서는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성공하면서 충성 고객들을 확보했다.

북미 시장 공략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7일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미국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타파스와 래대쉬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타파스는 카카오엔터가 인수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는 일찌감치 타파스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지난해 11월 해외 관계사로 편입시킨 바 있다. 현재 타파스에 공급하는 카카오엔터의 IP는 약 80여개인데 이 IP들이 타파스 매출의 절반을 견인하고 있다.래디쉬는 2016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모바일 특화형 영문소설 콘텐츠 플랫폼이다. 래디쉬 인수를 통해 카카오엔터는 K웹툰에 이어 K웹소설도 영미권에 본격적으로 진출시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타파스를 막 인수한 현시점에서 미국 MAU는 네이버가 1,000만명, 타파스가 300만명으로 현저한 차가 존재한다”며 “다만 픽코마가 라인망가 대비 3년 늦었던 론칭에도 역전 스토리를 보여줬듯이 타파스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웹툰 사업에 빼놓을 수 없는 국가는 일본이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는 전 세계 1위 만화시장 일본에서 지난해 7월부터 만화앱 매출 1위를 유지하며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기존 종이만화 뿐 만이 아니라 디지털 망가 시장에서도 단행본이 중심인 일본에서 화 단위의 연재형 판매방식과 모바일 지향적인 웹툰을 조화롭게 접목 시켰단 평을 듣는다. 픽코마는 웹툰 콘텐츠에서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성장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0일, 카카오는 카카오재팬이 글로벌 투자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해외 유수의 국부펀드들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재팬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가 진행되며, 올해 일본에서 콘텐츠 기업이 유치한 외부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로 인한 카카오재팬의 기업 가치는 8.8조에 이른다.

웹툰과 웹소설은 ‘IP’를 토대로 영화나 드라마 등 2차 창작도 가능해 높은 가치를 지닌 콘텐츠로 인정받는다. 카카오웹툰도 이미 Jtbc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성공시킨 전력이 있다. ‘마블 유니버스’를 탄생시킨 디즈니처럼 스토리 영토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웹툰 사업에 대한 카카오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