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치아 색을 바꿔 놓을까
최근 한낮의 온도가 더워지면서 시원한 음료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많이 마신다. 그런데 일상에서 흔히 마시는 커피가 치아의 색을 변색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커피는 어떻게 치아를 착색시킬까. 먼저 치아의 착색을 알아보기 전에 구별해야 할 용어가 있다. 바로 착색(stain)과 변색 (discoloration)이다.

착색은 주로 외부에 어떤 색상을 가지는 염료 같은 물질이 색을 변화시키게 보이는 것이다. 변색은 물질 자체의 색이 변하는 것이다. 치아의 내면부터 색이 변하는 것을 ‘변색됐다’고 이야기한다. 치아가 변색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안에서 신경이 다치거나 출혈이 생겨 붉은색으로 변한다. 또 신경이 죽으면 치아가 갈색으로 변색될 수 있다.

착색은 다양한 원인이 있다. 타액 성분에 인 성분이 많거나 또는 우리가 색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치아에 착색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치아는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부분이 덮어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착색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법랑질이 약하거나 일부 법랑질의 내부에 있는 상아질이 노출되면 착색이 변색으로 진행될 수 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내부 빈 공간이 있는 상아질은 변색을 쉽게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아메리카노 커피가 치아를 착색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커피 안에 있는 ‘타닌’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타닌은 와인에도 있는 성분으로 잘 알려진 것으로, 떫은맛과 쓴맛을 주는 페놀 화합물의 일종이다. 이 화합물의 화학 구조를 살펴보면 다른 단백질과 잘 결합하는 하이드록시기가 있어 화학적인 결합을 잘 일으킨다. 즉 커피의 타닌 성분이 치아 표면과 쉽게 결합해 착색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하루에 몇 잔 이상, 얼마나 마셔야 착색이 일어날까. 사실 커피 몇 잔을 마시면 착색이 일어나는지 알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치아 상태가 다르고 또한 구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선 사람마다 하루 평균 약 3~4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하는데 이보다 많이 마시면 착색 확률이 높아진다고 여길 수 있다고 한다. 커피도 착색을 일으키지만 타닌 성분이 있는 와인이나 녹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착색이 많이 일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커피로 인해 착색됐다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릴 수 있을까. 주로 커피로 인한 착색은 일반적으로 띠 모양으로 치아와 잇몸 사이에 많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렇게 착색되면 스켈링이나 에어 폴리싱,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라는 아주 고운 치아 성분과 같은 가루를 이용해 청소한다면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착색뿐만 아니라 치아 내부까지 갈색으로 변색됐다면 이런 방법보다 좀 더 전문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과에서 하는 미백 치료로 치아를 밝게 만들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착색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면 빨대를 이용하거나 되도록이면 에스프레소 같은 진한 형태를 피하고 연하게 마시는 것, 마시고 나서 가볍게 물 양치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바른 칫솔질과 불소 성분이 있는 치약으로 잘 닦는 것이 착색이나 변색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타닌 성분이 많은 와인·녹차·보이차 등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주의한다면 치아의 착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