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서 영월군수…“청년 커뮤니티 센터 조성, 청년사업단 발족도”
[지자체장 24시] 최명서 영월군수최명서 영월군수는 강원도청 문화예술과 과장과 강원도 영월군 부군수 등을 역임했다.
2014년 제9회 강원도의회 의원을 거쳐 2018년 민선 7기 영월군수 자리에 올랐다.
최근 관광객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지역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강원도 영월을 들 수 있다. ‘차박 캠핑’이나 문화 시설이 주목받으며 관광객도 크게 증가하고 있고 최명서 영월군수의 부단한 노력이 영월을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은 빼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조선시대 ‘사군산수(四郡山水)’라 하여 네 개 지역의 산과 남한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칭송했는데 그중 한 지역이 바로 강원도 영월이다. 영월의 명성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5월 12일 영월군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 2~3월 영월 방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 4월엔 50% 이상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 빅데이터 관광 동향을 봐도 올해 4월 강원도 전체 방문자 수는 10% 정도 늘어난데 비해 영월군은 18.6%나 증가해 큰 격차를 보였다.
최근 영월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 관광 여행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영월의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것들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덕분입니다. 대표적으로 주천면의 젊은달 와이파크(술샘박물관)는 ‘2020 한국 관광의 별’ 특별상을 수상하며 방문객이 계속 늘어 올 4월엔 개관 이후 최다 관람객이 다녀가기도 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지난해 자영업자 신용카드 평균 매출 분석 결과 영월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 매출액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합니다. 이는 우리 영월이 지닌 관광 자원과 여건이 지금의 상황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산과 강과 길로 이어지는 빼어난 자연환경, 단종 유적을 비롯한 다양한 역사 문화 자원, 곳곳에 배어 있는 영월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가족 중심, 힐링 중심의 언택트(비대면) 시대 여행에 부합한 거죠.”
영월의 관광 자원을 소개해 주세요.
“단종대왕 유적을 비롯해 김삿갓·한반도지형·고씨굴·요선암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화 자원과 보릿고개로 고생하던 시절에 단종제를 시작할 정도로 뛰어난 군민 인식이야말로 영월의 큰 자랑이자 힘입니다. 똑같은 청령포를 두고도 수억 년의 시점에서 보면 지질 자원입니다만 불과 500여 년만 거슬러 올라가도 그 자리에 조선 6대 왕인 단종이 서 있습니다. 역사 자원이 되는 것이죠. 숙부 수양대군에게 유배당한 어린 임금의 슬픔을 곁에서 지켜본 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청령포 관음송입니다. 영월의 매력은 같은 장소라도 보는 이에 따라 즐기는 자세가 다른데,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광 홍보나 정책 등에도 변화가 있습니까.
“관광 마케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온라인 마케팅과 관광 수용 태세를 개선한 것도 영월이 최근 새로운 관광 문화 명소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영월관광택시 할인 이벤트, 영월에서 1주일 살기 프로그램 ‘체크인(check-in) 영월’, 지역 상생 차박 여행 상품 개발 등 트렌드에 대응하는 다양한 기법의 관광 홍보가 여행객들이 다양한 영월을 경험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죠.”
영월의 교통 인프라 개발도 관심을 끕니다.
“영월의 변화는 이제 시작입니다. 영월 지역의 자연 경관을 더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속속 마련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통과된 제천~영월고속도로 예비 타당성 조사로 영월을 직통하는 고속도로가 확충되는 큰 걸음도 뗐습니다. 강원 남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고속도로는 영월뿐만 아니라 폐광 지역 주민 모두의 수십 년간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또한 연장된 ‘폐광 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태백선에 차세대 고속열차(EMU-150) 도입으로 이제 영월은 수도권으로부터의 심리적 거리감을 극복하고 경제·복지·관광·정주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삶의 만족도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월을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문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죠.
“조선과 철강 중심지였던 스페인 빌바오는 1980년대를 전후해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지금은 연간 100만 명이 찾는 관광 도시가 됐습니다. 민·관 협의체인 ‘빌바오 메트로폴리’를 중심으로 주민이 힘을 모아 도시 재생을 이뤄낸 것인데, 여기에 한 축을 담당한 것이 청년 혁신 공장(BBF)입니다. 영월도 폐광 이후 침체를 주민·청년들과 함께 극복해 나갈 계획입니다. 영월도 청년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문화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특히 올해는 지역 경제와 활기찬 농업·농촌의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청년이 희망이다’라는 화두를 던지고 일자리 창출과 문화 관광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영월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산학 연계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확충하는 한편 창업보육센터를 활성화해 창업도 적극 지원하고 청년들의 영월 정착을 위해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관리와 지원을 담당하는 독립 부서인 청년사업단도 발족했습니다.” 청년사업단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청년사업단은 청년들이 정착하기 좋은 영월이라는 의미의 ‘청정영월’을 목표로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청년 정책을 통합해 전담 추진하는 조직입니다. 시내 중심지에 청년들의 커뮤니티 센터인 ‘청정(靑停)지대’도 조성했죠. 청정지대는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이 가능한 공간으로, 창업 지원 사업·강연·북토크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미팅룸·회의실·영상 촬영과 사진 촬영을 위한 미디어랩실은 청년이면 누구나 대관 신청을 통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현장 간담회를 통해 청년 창업가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도 자주 갖습니다. 청년들 스스로가 영월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인공인 만큼 그들과 함께 앞으로 추진할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는 취지입니다.”
동·서강 수월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영월 관광의 분수령이 될 사업입니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는 영월읍 합수머리 유역은 예로부터 생활 중심지이자 물류의 거점이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영월 시내가 형성되고 사람과 물류가 오갔습니다. 물길이 세고 급해 ‘지아비강’이라는 동강과 잔잔하고 포근해 ‘지어미강’으로 불리는 서강의 만남, 삼면이 서강에 둘러싸인 청령포의 단종애사, 금강정에서 동강에 몸을 던진 기생 경춘의 이야기, 구한말 경복궁 재건에 쓸 뗏목을 나르던 뗏꾼들의 이야기 등 이야기가 가득한 이곳은 ‘동·서강 수월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죠. ‘수월래(水越來)’는 ‘물이 돌아오는 영월’이라는 뜻으로 영월읍내 동·서강 유역을 종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총 43만㎡의 대상 지역을 A섹터(시가지와 동강둔치), B섹터(청령포와 동서강 정원), C섹터(덕포 드론테마파크 하천변)로 나눠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대하는 효과도 남다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전역을 하나의 수변 도심 관광 섹터로 연결해 ‘정원 도시 영월’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게 목표죠. 총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목적 광장과 피크닉장, 생태 초지원, 드론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 총 6km에 이르는 수변 산책로로 조성됩니다. A섹터인 영월대교~동강둔치 구간엔 다목적 광장과 피크닉장, 생태초지원 등이 들어서고 B섹터인 청령포지구는 동강둔치에 생태초지원을 조성해 청령포 매표소에서부터 산책로로 이어져 향후 지방 정원과 연계한 영월의 대표적인 걷기길 코스로 탈바꿈합니다. C섹터인 덕포지구는 현재 영월역 인근 상수원 예비 취수장에서 동강철교까지 약 1.4km 구간, 한강을 따라 2.9km의 수변 산책로와 드론시험 비행장을 활용한 드론테마파크장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거대한 관광 벨트가 완성됩니다. 수월래 프로젝트로 변신할 영월이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희망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보람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선정 SRT매거진 기자 sjlgh@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