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 열중
정치권, 중장기 대책 책임감 필요해
2030세대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고 편리함과 재미를 추구하며 투자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공정과 정의에도 강한 주장을 하는 세대로 보인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2030세대는 그들 개인의 미래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안진회계법인이 발표한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 2020’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가 받는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 ‘미래 개인 재정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일자리 커리어 전망’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MZ세대는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의 많은 생각과 행동도 결국에는 미래 경제와 관련돼 움직여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2030대 청년층의 신용성 대출 보유 금액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층보다 증가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청년층의 전월세 자금과 주택 매입 수요 증가, 주식 등 투자 자금 수요가 증가한 것과 연관이 커 보인다. ‘영끌’과 ‘빚투’로 청년층의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씁쓸한 마음과 함께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이 6월 22일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76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고 신용 대출은 1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렇게 부채가 증가하면서 올 1분기 금융취약성지수는 58.9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 41.9에 비해 4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데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2030세대는 왜 투자에 열중하고 있을까. 결국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젊었을 때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려 놓지 못하면 미래의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2030세대는 이러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투자 활동에 하나의 직장으로 부족해 부업에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제 청년 직장인들의 ‘투잡’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주52시간 단축 근무제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여유 있는 시간을 부업으로 소득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영업 창업에도 2030세대가 많이 뛰어들면서 자영업에서 2030세대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 조사 비임금 노동자 부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에서의 2030세대의 비율이 2010년 19.3%에서 낮아지다가 2018년 15.2%로 가장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지면서 2020년에는 16.2%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030세대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미래가 불안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미래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는 데 걱정이 많다. 우리 사회는 이제 몇 년 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고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 반면 복지 대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그 경제적 뒷받침을 해 줄 인구가 줄어들고 결국 이는 2030세대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해결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2030세대에게 부담이 되는 복지 정책과 그 부담을 덜어주고 걱정하지 않도록 할 수 없을지 고민해야 한다. 인기를 위한 복지 정책으로 2030세대가 미래에 부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그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경제 파이가 커지면 성장과 함께 복지 정책을 펼 수 있어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2030세대가 걱정하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그들이 공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으로 정부와 국가는 그들의 고민 해결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정치인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답이 되는 정책을 만드는 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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