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금리 안정 속 주요국 실적 전망도 밝아…테이퍼링 우려에 따른 주식 시장 조정은 일시적

[머니 인사이트]
하반기 골디락스 증시가 기대되는 이유
올해 하반기 주식 시장은 ‘골디락스 증시’가 기대된다. 골디락스 증시는 골디락스 경제에서 나온 말이다.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부담될 만큼 과열되지 않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상태를 골디락스에 비유해 골디락스 경제라고 부른다.

골디락스 증시는 주식 시장에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으면서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뜻한다.

글로벌 증시는 지난 2분기부터 미국 장기채 금리가 안정되고 주요국을 중심으로 좋은 실적 전망이 나오면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 하반기 골디락스 증시가 기대되는 이유다.

내년에도 성장 지속할 산업에 관심 가져야

과거 금융 위기 이후 2011년 기저 효과가 소멸되면서 미국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번 물가 지표에 존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기저 효과의 저점은 지난해 5월이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물가의 기저 효과는 소멸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초 블루웨이브(민주당이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에 따른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미 채권 금리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6월 24일 미 상원이 953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 당초 기대했던 2조 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와는 거리가 상당한 규모로 축소됐다.

이처럼 인프라 투자 규모가 크게 축소되자 미 채권 시장의 수급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미 장기채 금리의 급등 원인(기저 효과, 인프라 투자 확대 우려 등)이 대부분 소멸되면서 미 채권 금리는 안정을 찾고 있다.

한편 한국 국채 금리는 미국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 회복에 힘입어 연내 1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총재 발언 이후 한국의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2017년 사례를 보면 경기 개선으로 한국은행이 1회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해도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2017년 11월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인상했지만 2017년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3.2% 상승했다.
하반기 골디락스 증시가 기대되는 이유
따라서 연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하반기 주식 시장의 조정 가능성 또한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주식 매물 출회 우려는 존재

최근 부각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에 과도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 과거 2013년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는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테이퍼링을 예고했다. 그에 따라 코스피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개월 동안 각각 10.8%와 3.5% 조정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 코스피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7.9%, 15.1% 반등했다는 점에서 테이퍼링에 따른 주식 시장의 조정은 일시적일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한편 2018년 잭슨홀의 경험을 유추해 볼 때 제롬 파월 Fed 의장이 8월 26~27일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의 가이던스를 제시할 가능성 또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2018년 하반기 Fed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은 그해 8월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경제는 견고하고 인플레에 대한 과열 징후는 아직 없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과거 경험을 유추해 보면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을 통해 미국 통화 정책의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테이퍼링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벤 버냉키 Fed 전 의장은 2010년 8월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2차 양적 완화(QE2)를 언급했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전 의장이 QE2를 언급한 이유는 글로벌 통화 정책의 공조 차원으로 해석됐다.

미국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피력하며 글로벌 중앙은행 관계자들도 통화 완화 정책에 동참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주요 중앙은행 관계자들에게 미국의 긴축 전환을 피력한다는 것은 맞지 않아 보인다.

다만 4분기부터는 주식 시장에 매물 출회 우려가 존재한다. 먼저 한국 수출에 존재했던 기저 효과가 8월 이후부터 소멸된다. 따라서 9월 이후부터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을 것이고 4분기에는 상장 기업의 실적 기대 또한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10월 중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담도 부담이다. G20 정상 회담에서 최저 법인세와 디지털세 관련 합의가 도출되면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4분기 주식 시장은 내년에도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 지역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주요국 상장 기업의 실적 전망 개선 추세가 둔화된다면 4분기 주식 시장은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