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2.0과 폴카닷 등 속도와 불편을 보완한 4세대 블록체인 플랫폼 등장

[테크 트렌드]
정체기 빠진 블록체인, 2022년 이후 전성시대 온다
블록체인이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다. 블록체인은 2008년 비트코인에 의해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 블록체인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디지털 자산에 초점을 뒀다.

블록체인이 주목받은 계기는 이더리움 등장 이후부터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디앱(Dapp : Decentralized Application) 생태계를 최초로 만들어 이더리움 안에 구현했다.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디앱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이다. 다시 말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으로 여러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했는데 블록체인을 하나의 디지털 자산 기술로서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위해 스크립트 언어가 아닌 튜링 완전 머신 언어로 이더리움을 만들었다. 그리고 1995년 컴퓨터 공학자인 닉 사보가 제시한 스마트 콘트랙트 기술도 이더리움 안에 담았다.

이더리움 등장 이후 여러 기관에서는 블록체인을 유망 기술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시장 조사 전문 기관인 가트너는 2016년 10월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처음 선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2016년 8월 ‘블록체인, 비트코인을 넘어 세상을 넘본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블록체인의 미래 가치를 전망하기도 했다. 이 밖에 IBM과 삼성 등을 비롯한 여러 회사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블록체인 전문가인 멜라니 스완은 2015년 ‘블록체인 : 새로운 경제를 위한 청사진(Blockchain : Blueprint for a New Economy)’이라는 저서를 내면서 세대별로 블록체인을 구분했다. 1세대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을 위한 기술이라고 정의했고 2세대 블록체인은 계약과 금융 부문에 활용될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3세대에는 전 산업에 활용될 플랫폼이라고 전망했다.

이더리움 등장에 따라 블록체인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힘입어 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 진영까지 합세하면서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됐다. 그리고 2017년 디지털 자산 가치의 급상승은 블록체인이라는 단어를 일반 사람에게까지 확산시키는 역할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보면 블록체인 산업은 성공적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재는 정체기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만연한다. 이러한 이유로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유는 블록체인을 디지털 자산과 같게 바라보면서 부정적인 시선이 생겨났다. 디지털 자산의 부정적인 시선이 블록체인에도 이전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디지털 자산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디지털 자산에 아무런 가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산의 시가 총액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십조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동작시키는 블록체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둘째 이유는 블록체인의 느린 속도다. 블록체인은 기존 중앙 시스템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이유는 탈중앙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탈중앙 시스템은 느릴 수밖에 없다.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하고 합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채팅으로 영화 보기로 약속을 잡는다고 생각해 보자. 날짜·장소·영화 등을 선정할 때 대화의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SNS를 읽는 사람도 있고 읽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때는 이를 합의하느라 시간이 걸린다. 반면 혼자 볼 때는 대화의 어려움 없이 혼자 가서 보면 된다.

이러한 어려움은 블록체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블록 생성자는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블록을 만들고 이를 공유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블록에 동의하지 않거나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이유로 속도가 지연된다.

그래서 초기 블록체인 플랫폼 회사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합의 과정을 개선하는 방법이 제안됐다. 합의 과정을 간략하게 해 속도를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블록체인 회사들은 속도를 개선했지만 중앙 시스템에 훨씬 더 못 미쳤다. 합의 과정을 간략하게 하다 보니 블록체인의 다른 가치가 훼손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탈중앙성·보안성 등이 훼손됐다. 결국 합의 방법 개선으로는 블록체인의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참고로 부테린 창시자는 이러한 한계적 현상을 트릴레마라고 명명했다. 결국 블록체인의 성능 한계는 여러 산업에서 블록체인 도입을 외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샤딩으로 블록체인 성능 한계점 개선그러면 블록체인 산업은 이대로 주저앉을까. 그렇지 않다. 기술적 한계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블록체인의 역사는 정말 짧다. 비트코인 기준으로는 13년, 이더리움 기준으로는 6년밖에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71년, 클라우드 50년, 사물인터넷(IoT) 40년 등 다른 기술과 비교하면 정말 짧다. 그러므로 블록체인 기술의 성능 한계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성능 한계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뜻은 아니다. 블록체인의 발전 속도는 필자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2023년쯤에 성능 한계가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중앙 시스템보다 더 빠르면서도 탈중앙성과 보안성이 유지되면서 말이다.

기존 블록체인은 합의 방식을 개선하면서 성능 한계점을 해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현재는 합의가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블록체인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중 샤딩(Sharding) 기술에 주목할 만하다.

샤딩은 블록을 병렬로 생성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성능 한계점이 발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많은 참여자 사이에서 합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참여자 수를 적게 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그런데 샤딩은 이러한 한계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이용한다.

블록체인에는 수많은 블록 생성 참여자가 있다. 샤딩은 이러한 생성자를 소그룹으로 분할해 소그룹에서 개별로 블록을 생성하게 한다. 기존 블록체인은 하나의 블록만이 생성된다면 샤딩이 적용된 블록체인에서는 다수의 블록이 동시에 생성된다. 이는 생성 속도를 집약적으로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100개의 문제를 풀어 본다고 하자. 똑똑한 개인이 푸는 속도와 1000명이 그룹을 지어 푸는 속도를 비교해 보자. 참고로 그룹을 형성한 쪽은 한 문제씩 논의해 가면서 풀어야 한다. 개인은 10초에 1문제를 푼다고 하면 1000초면 문제를 다 풀 수 있다. 반면 그룹은 칠판에 적어 논의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100초에 한 문제를 푼다고 해 보자. 그러면 1만 초가 걸린다. 개인보다 그룹이 훨씬 더 느리다. 그런데 그룹을 10명씩 100개의 소그룹으로 나눈다고 해 보자. 문제 푸는 속도는 같다고 해 보자. 그러면 100초면 100문제를 다 풀 수 있다. 2023년, 4세대 블록체인 시대 예상이에 따라 필자는 2023년이면 블록체인이 전성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유는 샤딩을 적용한 블록체인이 2022년 하반기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2.0과 폴카닷이 이에 해당한다.

부테린 창시자는 이더리움 2.0을 2022년 4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속도는 기존 이더리움보다 5000배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폴카닷도 마찬가지로 샤딩을 접목할 계획이고 2022년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속도는 이더리움 2.0보다 1.7배 이상 더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폴카닷은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의 한계점인 업데이트 방식을 대폭 개선하고 여러 블록체인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고 해 기술적으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도가 내년쯤이면 올라가는 셈이다. 필자는 이러한 시대를 4세대 블록체인이라고 정의해 주위에 소개하고 있다. 3세대 블록체인 시대는 여러 산업에 블록체인 적용으로 끝났다면 4세대 블록체인은 엄청난 빠른 속도와 함께 서비스 운영의 불편한 점이 대폭 개선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디지털 자산 가치에 관해 언급하자면 반반으로 보고 있다. 주식에서도 가치가 있는 주식이 있고 가치가 없는 주식이 있다. 이를 잘 판별하는 것이 투자자의 핵심이다. 이는 디지털 자산에도 적용된다.

디지털 자산이 전혀 가치 없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자산은 블록체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움직이는 디앱이 있다. 결국 디지털 자산의 본질적 가치는 디앱이 얼마나 잘 동작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크게 성공적인 디앱은 없다. 하지만 4세대 블록체인 시대에는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크게 성공할 디앱도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민 부산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