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금융은 KB
시장금리 오름세 속 예대마진 개선
비은행 계열 수수료이익 크게 늘어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 금융 자리를 수성했다. 신한금융은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305억원 차이로 아슬하게 KB금융에 1등 자리를 내줬다. 다만 올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이 리딩 금융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2분기 KB금융에 분기 실적이 뒤쳐진 이후 1년 만이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1조2518억원, KB금융은 1조2043억원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하나금융이 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0.2% 뛴 1조75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우리금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순이익은 1조4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9% 급증했다. NH농협금융도 40.8% 늘어 1조281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역대급 성적표엔 이자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대출 수요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로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올랐다. 반면 예금금리는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5대 급융그룹의 순이자이익의 합은 20조4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 18조4282억원보다 11.24%나 증가한 규모이며,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기록이다. KB금융 5조4011억원, 신한금융 4조3564억원, 하나금융 3조2540억원, 우리금융 3조3227억원, 농협금융 4조1652억원이다.
상반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KB금융 1.82%, 신한금융 1.81%, 하나금융 1.67%, 우리금융 1.61%, 농협금융 1.61%로 나타났다.
주식투자 열풍에다 올해 소비 확대로 증권·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어나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올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동기보다 32.7% 증가한 1조8326억원, 신한금융은 24.3% 늘어난 1조4040억원, 하나금융은 16.7% 증가한 1조2613억원, 우리금융은 46.4% 늘어난 7290억원, NH농협금융은 28.5% 증가한 98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은행지주들의 사상 최대 이익행진 대열에 국책은행인 IBK 기업은행도 합류했다. IBK기업은행은 최초로 상반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시중 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장 금리가 올라 수익성이 개선됐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해 두둑이 쌓은 대손충당금의 기저효과 덕도 봤다. 올해 상반기 충당금순전입액은 432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6% 급감했다.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금융그룹은 올해 순익이 14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을 갱신할 수도 있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NH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은 14조10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9%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주요 금융그룹은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중간·분기배당에 나선다.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래 첫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 주당 배당금은 KB금융 750원, 우리금융 150원이다. 매년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올해 작년보다 200원 늘어난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중간배당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이사회를 열어 금융지주사 최초로 분기배당 금액과 시기를 확정한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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