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송 한국오라클 사장은 지난 3일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 하반기 오라클의 국내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클라우드 도입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규모가 커지는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오라클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쓰는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지속하면서 신규 클라우드 고객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DB) 소프트웨어 시장의 1인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에 비해 후발주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계 데이터센터(리전)을 30개로 늘리고 올해 말까지 8개 리전을 추가하는 등 클라우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과 춘천에 리전을 운영하고 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분야 성장세는 높은 편이다. 시장분석업체 가트너는 2025년까지 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 서비스(CIPS) 시장에서 오라클의 점유율이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슷한 기관인 IDC도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공급업체 만족도 조사 결과 오라클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탐 송 사장은 ”매출기준 국내 50개 기업 중에서 32개사가 오라클의 클라우드를 채택 및 사용하고 있다“라며 ”하나금융그룹, HMM, 코스콤 등 디지털 전환을 수행하는 대기업은 물론 초록마을, 나무가 등 중견중소기업도 오라클의 클라우드를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라클의 강점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다.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싶지만 보안이나 데이터 주권 문제로 중요 정보는 온프레미스(고객의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클라우드도 이용하고 싶어하는 고객들도 많다. 오라클은 기업 고객의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라클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컨테이너 크기로 압축해 고객의 데이터센터에 설치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은 데이터를 자사 데이터센터에 보관하면서 오라클의 클라우드도 이용 가능하다. 또 엑사데이터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만 자체 데이터센터에 들여와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오라클은 타사 대비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탐 송 사장은 ”오라클은 스토리지 규모와 빠른 속도 등 퍼포먼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며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엑센추어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 기준 오라클의 7.8배 빠르지만 34% 더 적은 비용이 들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라클은 지난 5월 ARM 기반 서비스인 ‘OCI 암페어 A1 컴퓨트’를 발표한 바 있다. 탐 송 사장은 ”ARM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프로세서는 인텔이나 AMD대비 ‘충격적일 정도로’ 압도적인 가격당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머신러닝이나 AI 등 데이터사이언스와 관련한 작업을 할 때 고객들이 쉽게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어플리케이션의 보안사항이 90일마다 자동 업데이트되도록 하는 등 유저 프렌들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오라클은 국내 백신 예약 시스템의 백엔드를 담당하는 등 공공부문에 대한 서비스도 늘려가고 있다. 탐 송 사장은 ”최근 오라클이 담당하는 백신 예약 시스템에 고객 트래픽이 몰려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느라고 분주했다“라며 ”많은 정부의 메인 시스템들이 오라클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우정사업본부도 오라클 베이스로 함께 하기로 했다“고 첨언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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