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테슬라·폭스바겐 등과 장기 공급 계약 체결하는 등 우수한 실적 안정성 돋보여

[돈 되는 해외 주식]
(사진) 땅속에서 캐낸 뒤 햇볕에 말리기 위해 쌓아둔 리튬. /한국경제신문
(사진) 땅속에서 캐낸 뒤 햇볕에 말리기 위해 쌓아둔 리튬. /한국경제신문
중국의 강봉리튬은 2000년 리튬 화합물(탄산리튬·수산화리튬 등)과 리튬 금속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설립됐다. 현재 리튬 채굴과 2차전지 제조, 2차전지 재활용 등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했다. 강봉리튬은 염수형(brine)·경암형(hard rock)·폐2차전지 등 세 가지 리튬 추출 기술 상업화에 성공한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LG화학·테슬라·폭스바겐·BMW 등과 리튬 공급 장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현재 2차전지 시장의 주류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주로 사용되는 리튬 화합물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이다. 수산화리튬은 니켈과의 합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니켈·코발트·망간) 811급에서 사용하는 반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탄산리튬을 사용한다. 즉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탄산리튬보다 수산화리튬을 사용한다.

강봉리튬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의 생산 비율은 각각 46%와 22%다. 수산화리튬의 중국 점유율은 32%, 글로벌 점유율은 24%에 달한다. 다만 탄산리튬의 중국 점유율은 9.2%에 불과하다. 즉 강봉리튬은 수산화리튬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하이 니켈 배터리의 시장 확대에 유리하다.

중국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곧 강봉리튬의 성장을 의미한다. 2차전지의 수요 증가가 리튬의 수요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산업은 판매량 증가와 동시에 주행 가능 거리 연장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리튬의 수요 증가는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봉리튬은 현재 6개의 해외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고 실제 생산 중인 프로젝트는 2개다. 이 같은 적극적 리튬 자원 확보는 점유율은 물론 가격 결정력 제고를 위한 것으로 매출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봉리튬이 적극적으로 해외 리튬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주요 기업과의 장기 계약이 체결돼 있어 리튬 자원 확보에 따른 매출의 가시성이 높이 때문이다. 강봉리튬의 지난해 매출 중 5개 주요 고객사의 매출 비율은 41.3%에 달한다. 즉 매출 비율이 높은 기업과 장기 공급 계약이 체결돼 있으므로 강봉리튬의 향후 실적 안정성은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수산화리튬의 최강자 강봉리튬
다만 강봉리튬은 리튬 원자재를 취급하는 기업이므로 실적이 리튬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1년간 리튬 가격은 140% 정도 올랐다. 추가적 가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토대로 살펴보면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즉, 이제는 P(리튬 가격)가 아닌 Q(생산 능력)에 따른 실적 개선에 포커스를 맞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봉리튬의 리스크는 탄산리튬의 수요 확대다. 테슬라는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전기차 배터리의 3분의 2, 에너지 저장 장치(ESS)의 100%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이기 때문에 단순히 개별 기업의 계획이라고 무시하기 어렵다. 고효율의 하이 니켈 배터리 사용이 계속되겠지만 전기차 침투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배터리 원가를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2차전지의 방향성은 NCM 배터리, 특히 하이니켈 배터리라고 판단한다. 에너지 밀도 개선이 제한적인 리튬인산철 배터리와 달리 NCM 배터리는 니켈 비율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탄산리튬보다 수산화리튬의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즉, 강봉리튬의 리스크는 테슬라 외 다른 글로벌 전기차 생산 업체의 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 비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의 잠재 수요를 다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테슬라의 배터리 사용 계획이 다른 자동차 회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가 리튬 산업의 가장 중요한 변화 혹은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하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