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애플·엔비디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아직 적은 지금이 매수 적기

[돈 되는 해외 주식]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뉴욕 사무실. /AP 연합뉴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뉴욕 사무실. /AP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투자자들은 변화가 혼란스럽다. 새롭게 상장하는 기업은 마치 그들의 AI 기술이 세상을 지배할 것처럼 포장한다. 투자자는 그런 기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현재의 부가 녹아내릴까 두렵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AI의 시대에서 오히려 기존 빅테크 기업들이 더 강해질 것이고 새 성장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떠오르는 몇몇 신생 기업이 있을 수 있지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위험 대비 수익 측면에서 더 유망한 투자처다.

AI는 이미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빅데이터와 연산 능력(컴퓨팅)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료만 내면 쉽게 쓸 수 있다. 수많은 기업이 AI 관련 사업에 뛰어들거나 기존 사업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관련 컨설팅 회사도 많다. AI를 못 쓰는 기업은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오히려 지금은 AI를 활용해 어떤 제품과 서비스로 돈을 벌 것인가, 즉 AI를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훨씬 중요하다.

투자 선택의 기준은 ‘AI 경쟁력’이다. 첫째 그룹은 유니크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경쟁자들은 불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파괴적이면서 막대한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업들이다. 애플·유나이티드헬스·하이크비전이 이에 속한다.

둘째 그룹은 모두가 AI를 사용하게 될 시대에 핵심인 클라우드·컴퓨팅·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지브라테크놀로지스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승자는 결국 빅테크
애플은 10억 명 이상 대규모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워치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기기는 인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조화된 건강 관련 빅데이터로 형성한다. 이에 기반해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보다 훨씬 큰 헬스케어 산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애플워치는 기존 판매량 대비 최대 20배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애플의 스마트워치를 통해 건강 관리가 가능하다면 소비자는 스마트워치에 더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소비자는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비 등을 지불하는 것보다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도록 도와주는 스마트워치에 비용을 지불하는 게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보나 삶의 질로 보나 모두 이익이다.

스마트워치의 잠재 시장 규모가 전통적 손목시계 시장 규모와 스마트워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총합의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로 갈수록, 스마트워치의 기능이 강해질수록 후자에 가까워질 것이다. 실제 웨어러블 기기의 기능별 시장은 스포츠·피트니스보다 홈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를 통해 범용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제공한다. 기존의 클라우드는 기업용 정보기술(IT) 투자를 대체하는 정도였다면 AI와 접목한 클라우드는 연구·개발(R&D), 판관비, 설비 투자비 등 다양한 영역에 침투할 수 있다. 8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이다.

애플의 내년 매출액과 순이익 성장률은 각각 3.5%, 마이너스 2.5%로 전망된다(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유나이티드헬스그룹·엔비디아 등의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를 정점으로 오히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 성장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 시각으로 밸류에이션(PE)은 평균 27배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테슬라 등의 성장주가 수백 배에 달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AI가 열어 주는 막대한 규모의 새로운 시장’을 감안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매출액과 순이익 전망치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특히 기존 시장 대비 최소 3배에서 많게는 10배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업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컨센서스 실적 전망을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밸류에이션도 마찬가지다. 시장 평균 수준과 큰 차이가 없는 PE를 적용받고 있는 이 기업들은 성장 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AI의 핵심주로 인식이 변화되면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아직 적은 지금이 매수 적기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