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헤지 포지션 확대 중요성 커져…중국 등 신흥국보다 유럽 시장이 대안일 수도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사진) 지난 3월 이후 6개월여 만에 코스피 지수 3000선이 무너진 10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김병언 한국경제 기자
(사진) 지난 3월 이후 6개월여 만에 코스피 지수 3000선이 무너진 10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김병언 한국경제 기자
글로벌 주식 시장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 9월의 변동성 장세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델타 변이발 충격은 실물 수요 위축을 야기했고 공급망 차질은 기업 이익에 민감하게 반영될 수 있다.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지는 않지만 단기 내 급격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동인이 없다.

중국발 불안감은 헝다 사태에서 전력 부족 사태로 확산되고 있다. 헝다 사태를 찻잔 속의 태풍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과도한 위험 회피는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생산의 큰 축을 담당하는 중국발 생산 차질은 공급 부족 현상을 넘어 수요 위축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야기할 수 있다. 아직 중국발 공급 부족의 영향이 기업 이익과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좀 더 긴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 현재의 불협화음이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델타발 이연 수요와 신흥국의 리오프닝(일상 회복)이 시작됐고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국의 재정 정책이 연내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일본의 새로운 정부는 보다 강력한 재정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무엇보다 기업의 재고 확충과 투자 확대를 견인한 우호적 현금 흐름도 조성됐다. 추세적 확신을 견지해야 할 구간에서 맞이할 마찰적 악재는 자산 배분과 스타일 전략의 변화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인플레이션 헤지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일시적 리스크로 치부된 인플레 우려는 기저 효과에 따른 6월 물가 상승률의 정점을 확인했지만 공급 불균형의 장기화와 중국발 공급 쇼크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유사 국면에서 주식 시장은 상대 수익률이 높았지만 변동성 장세를 반복했고 경기 민감도가 제한적인 인컴 자산은 위험에 노출됐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고 주가 변동성을 제어할 대체 자산의 역할론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금융·에너지 업종을 선호한다. 리츠와 고배당의 역할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물가와 실질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국면에서 최적화한 수익률을 올렸었다. 금리 상승에 수혜를 보는 레버리지론(BKLN.US)이나 국채 레버리지(TBT.US)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국가 선별에서 금융 시장 환경과 이익 모멘텀 모두에서 선진국(유럽 > 미국 > 일본)의 우위를 유지한다. 가격 매력이 부각됐지만 중국발 불안과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우려 구간에서 신흥국 증시의 아웃 퍼폼이 쉽지 않은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대만·아세안 개별국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셋째, 스타일 전략은 금리 방향성을 고려하면 가치주 아웃 퍼폼 가능성이 높지만 적절한 균형감도 필요하다. 이분법적 스타일 전략은 기회 비용이 높다. 개별 테마로 접근하자면 경기 민감주 내 에너지(BP.US, XOM.US)+금융(KRE.US, KBE.US)+리오프닝(HST.US, NSLH.US, UAL.US)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성장주는 추세 조정 우려에 직면했다. 빅테크에 갖는 장기 확신을 견지하나 단기 내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한다. 구조 변화가 주도하는 자본적 지출(capex) 수혜 테마는 중립 이상의 의견이다. 자본적 지출 수혜 테마로 반도체는 장비(ASML.US), 아날로그(NXP.US), 기계(GE.US, ABB.US), 그린 에너지(PLUS.US, FSLR.US) 테마의 비중 확대를 이어 갈 필요가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글로벌 투자 전략(미국·선진국)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