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행동주의는 MZ세대만의 특성 아냐
의견 청취 위한 소통 채널 확보해야

[강함수의 레드 티밍]
10월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있다.  /연합뉴스
10월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있다. /연합뉴스
올해 1월 SK하이닉스 직원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공개적으로 성과급 선정 체계, 투명한 지급 기준에 따른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요구한다는 e메일을 발송하면서 LG전자·현대자동차·네이버 등 다른 대기업들로 이슈가 확산된 적이 있다.

10월 6일에는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코리아의 파트너 직원들이 트럭 2대에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전광판을 단 채 시위하는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9월 28일 스타벅스의 다회용 컵 무료 제공 행사가 발단이 됐다.

이렇게 내부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집단적 행동을 하는 것을 ‘직원 행동주의(employee activism)’라고 한다. 노조가 아닌 일반 직원들이 사안에 따라 집단적 행동을 보인다는 면에서 경영진은 조직 내부의 대응 방안, 의사 결정 기준 등에서 큰 혼란을 겪게 된다.

단체 행동 나선 직원들…중요한 것은 ‘소통’

직원 행동주의를 조직 내부의 특정한 선전·선동 세력이 저지르는 불순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문제를 제기하는 구성원을 색출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시도하는 행동은 멈춰야 한다. 그것은 대책이 될 수 없고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리더는 직원 행동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 살피고 기업의 상황에 부합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직원 행동주의를 두고 세대 간 조직에 대한 인식 차이나 갈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특성으로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MZ세대는 죄가 없고 직원 행동주의는 MZ세대만의 특성이 아니다.

기업에서 직원 행동주의 관련 상황이 발생한다면 첫째, 제기되는 문제를 인식하고 이의 제기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 이들은 회사와 조직의 발전이 자신의 발전이라고 인식하고 조직이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누적된 불만에 대해 발언한다는 점에서 조직에 대한 애사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상호 대화와 문제 해결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

둘째, 직원 행동주의가 발생하는 것은 조직에 대한 변화 요구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고 피드백도 없는 직원 만족 설문 조사, 의사 결정권자들이 결정해 통보하는 인사 고과 평가 제도, 기준을 알 수 없는 보상 체계, 설명도 없이 통보되는 업무 전환 등 너무나 일방적이고 부당하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식해 발생하는 것이다. 기업은 절차적 과정,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꿔 상호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와 함께 개별 구성원들에 대한 세밀한 의견 청취가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상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내부 채널이 없다면 직원들은 회사의 중요 정보를 가지고 외부 채널에서 말할 것이다.

소통 채널에 올라오는 게시글과 댓글 내용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회사 정책·제도·회사 생활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모니터링하고 특정 주제나 어젠다에 대해 피드백을 전달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다국적 PR 회사 웨버샌드윅의 ‘직원 일어서기(Employees Rising)’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주의 목표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률은 29%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 직원들은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중심으로 직장에 다니지 않는다. 리더는 직원들이 무엇을 위해 회사에 다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내부 구성원을 회사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포함해 구성원의 관심사·취미·취향 등을 다양하게 연결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취미나 공통 관심사 등으로 연결된 사내 커뮤니티로서 멘토링, 자원 봉사, 네트워킹, 리더십 개발, 지역 사회 참여 등의 역할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회사에서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회사 정책과 의사 결정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문제 등에 내부 구성원이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를 집단적으로 표출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위기관리’라고 인식한다면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렵다.

리더는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문제의 본질을 짚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소통하려는 행위가 수반돼야 한다.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