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홈술족 부쩍 는 탓
민트초코, 진라면 등 주류와 결합 어려운 소재가 특징

“빠삐코맛 소주?” MZ세대 호기심 자극하는 이색 주류 열풍
코로나19로 늘어난 홈술족을 겨냥한 이색 주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빠삐코, 아이셔, 민트초코 등 소비자들과 친숙한 식품과 주류를 결합한 실험적인 제품으로 호기심을 끄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0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주류 지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2% 증가한 17000원이었다. 주점 주류 지출은 7.4% 감소했지만, 가정용 주류 시장은 70% 수준까지 급성장했다. 장기간 지속한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가정용 주류 시장의 매출도 늘어난 것이다. 각종 주류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이색적인 협업을 통해 홈술족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주류시장 지배하는 특별한 소주

관련 시장은 하이트진로, 무학, 롯데칠성음료 등이 선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찍이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등 각종 과일 리큐르를 통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0월 오리온의 ‘아이셔’와 협업해 한정적으로 출시했던 ‘아이셔에이슬’은 한 달 만에 1년 치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반응에 힘입어 올 8월 빙그레 아이스크림 ‘메로나’와 협업해 ‘메로나에이슬’과 경남제약의 비타민 브랜드인 ‘레모나’와 협업한 ‘이슬톡톡 레모나’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류를 내놓기도 했다.

무학은 지난 8월 주류 브랜드 좋은데이와 민트초코맛을 결합한 소주를 출시했다. 특히 민트초코는 호불호가 강해 ‘민초단(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반민초단’으로 나뉘어 논쟁하는 것이 일종의 문화처럼 자리 잡을 정도로 화제성이 높은 식품이다. 그 결과 좋은데이 민트초코는 1개월 만에 100만 병 판매를 기록하며 큰 이슈가 됐다. 인터넷에 해당 제품을 인증하며 맛에 대한 후기를 나누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과 빠삐코를 결합한 ‘처음처럼 빠삐코’를 출시했다. 초콜릿 맛이 나는 최초의 흑색 소주다.
“빠삐코맛 소주?” MZ세대 호기심 자극하는 이색 주류 열풍
맥주 업계 역시 이색 협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오뚜기의 ‘진라면’과 수제 맥주 기업의 어메이징브루잉 컴퍼니가 협업한 ‘진라거’, 일본의 커피 브랜드인 ‘블루보틀’과 수제 맥주 기업 ‘제주맥주’의 커피 골든 에일, CU와 삼양식품, 더쎄를라잇브루잉이 협업한 ‘불닭망고에일’ 등이 가세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계속되는 수제 맥주 열풍에 발맞춰 푸드 페어링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해 연관 상품과의 동반 구매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색적인 맥주 출시 배경을 밝혔다.

이색 주류 출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놀이문화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는 이색 소주에 도전하는 것이 하나의 콘텐츠이기도 하다. 직장인 김지원 씨(29)는 “코로나19 이후 집에서만 술을 마시기 때문에 쉽게 재미를 찾기 힘들었는데 실험적인 소주에 도전하는 것이 일종의 이벤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편, “주류의 맛에 특정 향과 맛이 더해지면서 안주와 함께 하기는 부담스럽다”, “일회성으로는 괜찮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출시되고 있는 이색 주류의 경우 브랜드를 더 알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한정판, 이벤트 제품과 같은 키워드를 통해 고객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반응에 따라 재출시나 정식 제품으로 출시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류시장과 브랜드의 꾸준한 소비를 위해서는 제품의 기본인 ‘맛’에 대한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