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4K HDR과 돌비 탑재...양질의 콘텐츠 매달 업데이트
스트리밍 콘텐츠 제공업체인 넷플릭스가 공고히 우위를 점하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디즈니와 함께 애플TV 4K가 들어온 것.지난 2019년 미국에서 출시된 지 2년만에 국내에서도 애플TV 4K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와치로 대표되는 애플족들에게 특히 희소식이다. 애플TV 4K를 일주일간 대여해 써봤다.
애플TV 4K 상자를 열어 보면 OTT 셋톱박스와 리모콘, 그리고 두 개의 케이블이 있다. 하나는 셋톱박스 충전기(플러그형), 하나는 리모콘 충전기 케이블이다. 리모콘 충전기는 스마트폰처럼 꽂아서 충전할 수 있다.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하려면, 내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TV에 연결하려면 HDMI 케이블이 하나 더 있어야 한다.
외부입력으로 TV에 연결하면 먼저 애플ID를 입력해야 한다. 애플 계정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애플 ID를 입력하면 마치 아이폰에서처럼 애플TV와 앱스토어, 사진 갤러리, 아이튠즈 등의 아이콘에 접속이 가능해진다. 애플TV를 누르면 마치 넷플릭스와 같이 다양한 콘텐츠들이 보여지는 접속 화면이 나온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반가워요, 대한민국'이라는 환영 인사와 애플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다. '반가워요 대한민국'은 애플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 구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만든 한국 고객들을 위한 콘텐츠 큐레이션이다. 애플TV에서 제공하는 여러 한국 드라마와 영화들을 추천해 놓았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꽤 다양하다. 해외에서 애플TV의 '개국공신'으로 화제를 모은 헐리우드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의 '더 모닝 쇼', 톰 행크스 주연의 '그레이 하운드' 등이다. 또 국내 출시하면서 함께 론칭한, 이선균이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 '닥터 브레인'도 찾아볼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4K HDR 영상을 지원하고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해 화면의 품질이나 음향 지원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자연에 깃든 밤의 색깔'과 같은 다큐멘터리에서는 아름다운 색감을 제대로 보여준다. 애플도 코너를 따로 두고 '4K HDR'관에서는 4K로 제공하는 영화를, 'Dolby'관에서는 돌비를 통한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와 오리지널 영화를 모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애플TV는 경쟁사인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에 비해서는 콘텐츠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를 웨이브, 왓챠, SK브로드밴드와의 제휴로 보완했다. 웨이브와 왓챠 앱을 깔면 편리하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이들 콘텐츠를 보려면 웨이브와 왓챠에 각각 유료 가입해야 한다.
아이팟이 떠오르는 심플한 디자인의 리모콘 '시리 리모트'도 애플TV의 강점 중 하나다. 터치가 부드러운 데다 조작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동그랗게 생긴 휠 버튼 위를 쓸어넘기듯이 넘기면 아이팟처럼 한번에 여러 칸을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 리와인드나 빨리감기를 한 번 누르면 10초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고, 여러 번 누르면 최대 5배까지 빨리감기를 할 수 있다. 충전도 편리해 건전지 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리모콘의 시리 버튼을 이용하면 음성 검색도 언제든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실제로 알파벳을 누르지 않고 하나하나 불러주면 바로 입력되어 자주 이용했다. 전체적으로는 애플 유저만을 위한 콘텐츠라는 느낌이 강하긴 하다. 애플 계정만이 접근 가능하고, 기본으로 아이튠즈 등에 카드가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애플 TV 4K 또한 애플 생태계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콘텐츠 하나하나의 질은 공들여 만든 티가 나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콘텐츠 수 자체로는 70여개 정도로 타 스트리밍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다. 가격도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다. 애플 TV 4K 가격이 23만9000원이고, 애플TV 월 구독료는 6500원이다.
다만 TV를 애플 생태계의 하나로 애플 유저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양질의 콘텐츠가 매달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점, 집 안에서 고화질의 4K 영상을 즐기고 영화관 같은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는 점 들이 애플 TV 4K의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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