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산중공업이 전남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한 8MW 해상 풍력 발전기. 두산중공업 제공
사진=두산중공업이 전남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한 8MW 해상 풍력 발전기.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중공업이 ‘중후장대’ 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상 풍력과 수소, 가스 터빈, 차세대 원전 등 4대 성장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전남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8MW 해상 풍력 발전기 시제품 설치를 완료했다. 시험 운전을 시작으로 오는 6월 국제 인증을 취득하고 상용화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책 과제로 2018년부터 산·학·연 협력을 통해 개발한 8MW 해상 풍력 발전기는 한국에 현재까지 설치된 풍력 발전기 중 최대 규모다. 블레이드(날개) 길이 100m와 타워 높이 130m를 포함한 이 발전기의 전체 높이는 232.5m로 N서울타워(236.7m)에 가깝다. 풍속 11m/s에서 8MW의 출력이 가능하고 평균 풍속 6.5m/s에서도 이용률이 30% 이상인 고효율 제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서남권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국내 최초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전북 서남권 시범단지(400MW)를 비롯한 해상 풍력 확산에 발맞춰 국내 풍황에 최적화시킨 8MW 풍력 발전기를 개발해 왔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창원 본사에 풍력 2공장을 준공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한국 해상 풍력 수주 물량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해상 풍력 단지인 100MW 규모의 제주한림해상풍력에 대한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홍욱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 BG장은 “유럽에 비해 평균 풍속이 낮고 태풍이 잦은 한국의 바람 환경에 특화한 모델을 개발해 왔고 기존 3MW, 5.5MW급 모델에 더해 한국 최대 용량인 8MW급 모델로 라인업을 확대하게 됐다”며 “국내 풍력 기업들과 협력해 70% 이상인 부품 국산화율을 더욱 높이는 등 한국 풍력 발전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미국 자회사 두산그리드텍과 함께 프랑스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자 네오엔에서 약 11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수주했다.

두산중공업·두산그리드텍 컨소시엄은 호주의 수도 캔버라가 있는 수도특별자치구의 제라봄베라 지역에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으로 2023년 3월까지 ESS를 설치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준공 후 20년 간 유지·보수(O&M)도 수행할 계획이다. 해당 ESS 배터리 용량은 200MWh로 약 2만5000가구에 하루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박인원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 BG장은 “호주와 미국 등에서 두산그리드텍 ESS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운전 효율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의 EPC 역량과 시너지를 발휘해 급성장하고 있는 호주 ESS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