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소통 위한 하나의 광고 수단
“빠른 트렌드 변화로 밈 활용 적절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

스우파 출연진 가비와 함께하는 <고민있썸?> 예능 콘텐츠를 제작한 투썸플레이스.사진 제공=투썸플레이스
스우파 출연진 가비와 함께하는 <고민있썸?> 예능 콘텐츠를 제작한 투썸플레이스.사진 제공=투썸플레이스
올해도 유통업계에 주요 마케팅 전략은 MZ세대와의 소통 확대다. 주요 고객층인 MZ세대의 콘텐츠 소비패턴을 분석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품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튜브 채널을 신설해 웹예능, 웹드라마를 제작하거나 MZ세대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밈 활용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MZ세대와 소통 강화를 위해 ‘투썸스튜디오 #make 썸 noise(메이크 썸 노이즈)’ 채널을 새롭게 단장했다. 웹예능뿐만 아니라 ASMR, 아트, 고민상담, 음악 등 MZ세대가 실제로 유튜브에서 즐기는 콘텐츠를 포맷으로 가져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첫 콘텐츠는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화제를 모은 라치카의 리더 ‘가비’가 스무살 친구들과 함께 투썸플레이스에서 고민을 나누는 <고민있썸?>으로 시작한다. 이후 20, 30대가 선호하는 ASMR 포맷을 접목해 투썸의 신제품들을 매력적으로 보여줄 <들어봤썸?>, MZ세대 선호 작가와 협업해 제품을 활용한 아트를 제작하는 <그려봤썸?> 등이 기다리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쓔(CU)퍼맨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협업을 진행한다. 쓔퍼맨은 예능인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직접 시민들에게 CU의 인기 상품을 판매하는 찾아가는 웹예능 콘텐츠다. 웹예능, 웹드라마 전문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문 제작사와 함께 MZ세대를 위한 콘텐츠 경험 가치 강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티몬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아프리카TV 프리콩과 함께 신규 웹예능 ‘게임부록’을 제작한다. 연예인 김희철, 김성회, 성승헌 등 3명의 MC가 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게임과 업계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게이머로서 솔직담백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홈쇼핑, 백화점 역시 기존 타깃 소비자를 확대한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통해 MZ세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골프,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등의 콘텐츠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2시에 진행하는 ‘엘라이브 퀴즈쇼’에서는 엘라이브와 롯데홈쇼핑에 대한 문제를 출제해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신세계그룹의 SSG 닷컴은 유튜브 웹예능 ‘하루살이 짱상무’를 통해 특정 기업의 일일 상무로 나서 기업과 할인 혜택을 협상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밈을 사용한 롯데리아의 블랙오징어버거.사진 제공=롯데리아
오징어게임 밈을 사용한 롯데리아의 블랙오징어버거.사진 제공=롯데리아
MZ세대 공감대 활용해야

유통업계가 이러한 콘텐츠 마케팅에 힘을 쏟는 이유는 주요 시청자의 수요 때문이다. MZ세대는 브랜드에 대한 가치와 경험을 중시한다. 스토리가 있고 재미있는 광고라면 기꺼이 시청한다. 기업이 전하려는 가치가 있는 광고 콘텐츠 역시 호평을 얻는다. 일회성에 제작비가 비싼 방송국 광고와는 달리 웹예능은 유튜브 채널 내 지속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 영상이 되면 자연스럽게 타깃 소비자에게 영상이 노출되기도 한다.

예능 콘텐츠와 함께 활용되는 것은 밈(meme)이다.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유행어, 사진 등을 실제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하반기 가장 큰 효과를 봤던 키워드는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 로고를 활용하거나, 스토리 라인을 활용한 마케팅 등이 빛을 봤다. 무신사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초록색 체육복 456개를 추첨을 통해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한 한정 제품 ‘블랙오징어버거’를 출시했다. 드라마 내 언급된 ‘깐부’라는 대사를 이용해 깐부치킨이 ‘오징어 치킨’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밈을 활용하면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이해도가 확연히 높아지고 재미도 얻을 수 있다. 밈을 선점한다면 자체 바이럴도 가능하다. 물론 공정성, 유행시기를 잘 맞춰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트렌드에 뒤처진 밈을 사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