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2년여 만에 BTS 서울 콘서트 개최…게임 등 신사업 강화도 본격화
[비즈니스 포커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주가가 지난 2월 말부터 급격히 상승세를 탔다. ‘아미(BTS voseja)’가 반가워할 대면 콘서트 소식 덕분이다.BTS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3월 10일과 12일, 13일까지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을 연다. BTS의 서울 콘서트는 2년 4개월 만이다. BTS는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4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대면 공연을 이어 갈 예정이다.
그간 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세계적 유행)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대면 공연 대신 온라인 공연을 주로 열어 왔다. 물론 온라인 콘서트도 온라인 스트리밍 등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뒷받침할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콘서트야말로 팬덤을 집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엔터사엔 가장 큰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공연법, ‘하이브리드 공연’
한국은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서는 오미크론의 감염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3월부터 엔터사들은 오프라인 콘서트의 재개를 예고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트와이스는 2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북미 투어를 진행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레드벨벳은 2년 3개월 만에 3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서울에서 콘서트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밖에 다수의 케이팝 그룹들이 대면 콘서트와 팬미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2분기가 엔터주의 본격적인 ‘리오프닝’ 시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엔터주의 대표 주자인 하이브는 기대가 더 커지는 시점이다. 지난해 4분기 하이브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4598억원, 영업이익은 37% 늘어난 7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하이브의 분기 최대 실적이다. 하이브 측은 콘서트와 기획 상품(MD)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BTS 등 소속 가수들의 오프라인 공연 등이 본격화된다면 올해 하이브의 실적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에는 BTS의 대면 콘서트를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세븐틴의 대면 팬미팅과 공연이 예정돼 있어 한층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오프라인 콘서트에 대한 위험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출현처럼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대면 콘서트와 팬미팅 등 오프라인 행사에 차질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엔터사들은 오프라인 콘서트 개최가 쉽지 않았던 지난 2년간 ‘하이브리드 콘서트’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 냈다. BTS는 지난해 12월 로스앤젤레스 공연부터 4회의 스타디움 공연 중 마지막 회를 온라인으로 병행한 바 있다. 3월 열리는 서울 공연에서는 3회 중 2회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1회를 라이브 뷰잉으로 실시한다. 라이브 뷰잉은 60개국 이상의 극장에서 생중계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연을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공연’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스트리밍과 라이브 뷰잉은 오프라인 콘서트의 회당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팬덤 규모에 따른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어 BTS와 같은 대형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의 공연 수익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멀티플렉스 3사에 따르면 2월 24일 예매가 시작된 BTS의 서울 콘서트 라이브 뷰잉은 오픈된 티켓 물량 3만6000장이 대부분 매진됐다. 이번 극장 라이브 뷰잉의 단가는 2019년 2만8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온라인 콘서트에 준하는 수준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업계에서는 오픈 첫날 판매된 티켓의 총수익을 약 17억60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NFT·게임으로 사업 영역 다각화 나서
상장과 동시에 한국 엔터업계의 대장주로 자리 잡은 하이브는 그간 숨 가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하이브는 기업공개(IPO) 시점부터 자사를 엔터업이 아닌 ‘정보기술(IT)’에 초점을 둔 회사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간 하이브의 강점이자 약점은 ‘BTS’였다. 하이브를 엔터계의 대장주로 성장시켰지만 동시에 BTS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 받아 왔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사업 영역과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인수·합병(M&A)을 통해 BTS의 의존도를 낮춰 왔다.
동시에 하이브는 팬덤과 아티스트와의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 ‘위버스’ 출시를 통해 케이팝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팬 서비스를 정착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티스트와의 소통은 물론 MD 판매, 콘서트 티켓 예매 등이 이뤄지면서 ‘위버스’는 팬덤의 집결지가 됐다.
위버스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속사의 아티스트들을 입점시키면서 지난 4분기 기준 41개의 팀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는 위버스가 지난해 4분기 기준 커뮤니티 가입자 수가 두 배 늘었고 월 방문자 수는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위버스는 브이라이브와 통합되며 ‘위버스 2.0’으로 출발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예정된 신사업들은 하이브의 올해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 올해 중순 하이브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플랫폼과 함께 NFT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 케이팝스타라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엔터사들은 NFT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하이브는 두나무와 손잡고 미국에서 NFT를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NFT 사업에 뛰어든다.
‘BTS’라는 강력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는 IP 관련 사업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지난해 11월 회사 설명회에서 하이브는 IP 강화를 예고했다. 하이브가 직접 기획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IP웹툰·웹소설·게임 등의 제작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BTS와 네이버웹툰이 협업한 ‘세븐 페이츠 : 착호’를 공개한 바 있다.
특히 게임은 하이브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다. 하이브는 3년 전부터 게임 산업 진출을 준비하면서 음악 기반 게임에 특화된 수퍼브를 인수했고 사내에 자체적인 게임 사업 조직을 꾸렸다. BTS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신작 게임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2월 22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게임 산업은 다가오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하이브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역량과 경험을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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