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로봇 운영 박차 가하며 서비스 제고·매출 증대 노려

[비즈니스 포커스]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이 가능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이 가능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SK쉴더스와 ‘서빙 로봇 사업 전략적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쉴더스는 정보 보안 업체인 ‘SK인포섹’과 ‘ADT캡스’가 지난해 합병해 출범한 곳으로 전국적인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우아한형제들은 SK쉴더스의 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서빙 로봇 렌털 사업을 전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배민은 주력 사업인 배달을 넘어 ‘로봇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계기로 향후에도 ‘비대면’이 소비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 비대면이 소비자들의 일상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로봇을 앞세워 이 같은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SK쉴더스와 손잡고 서빙 로봇 확대
SK쉴더스와의 이번 협약 역시 이 같은 로봇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체결하게 됐다. SK쉴더스는 정부 부처·공기업·대기업·중소기업·개인 사업자 등 여러 유형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배민은 SK쉴더스가 기존에 구축한 영업망을 이용해 현재 운영 중인 실내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의 보급을 늘린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배민에 따르면 현재 딜리 플레이트는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500여 개 매장에 630여 대가 공급됐다. SK쉴더스와 손잡고 올해는 딜리 프레이트를 대폭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배민이 그동안 축적해 온 로봇 사업의 노하우와 SK쉴더스의 전문 영업 인프라가 결합돼 서빙 로봇 보급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제휴가 음식점과 카페 등 외식업 매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로봇이 활용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활한 사업 확장을 위해 각각의 역할도 나눴다. SK쉴더스는 서빙 로봇 관련 영업·상담·계약 등을 진행하고 배민은 로봇 설치와 애프터서비스(AS), 기술 지원 등을 맡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배민은 단순한 서빙을 넘어 ‘배달’에까지 로봇 활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배민은 현재 서빙 로봇 외에도 ‘실내 자율주행 층간 이동 배달 로봇(로봇명 딜리타워)’,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딜리드라이브)’ 등을 운영하며 로봇 보급과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배달에 로봇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인건비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제고해 매출 성장과 고객 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도 출격 준비 마쳐딜리타워는 자동문이나 엘리베이터와 연동해 건물 내에서 스스로 음식이나 물품을 배달할 수 있는 로봇이다. 딜리타워를 건물 1층에 배치해 운영하면 건물 내에 있는 주문자가 라이더와 직접 만나지 않고 배달 받을 수 있다.

층간 이동 없이 비대면으로 배달 받을 수 있고 점주나 주문자 모두 배달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현재 딜리타워는 서울 잠실에 있는 배민 본사와 광화문에 있는 D타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민, 음식 배달 넘어 로봇 강자 꿈꾼다
올해 3분기에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도 딜리타워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민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딜리타워 론칭을 준비 중이다. 배민 관계자는 “서비스가 구현되면 넓은 공항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진 매장의 식음료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내외에서 모두 배달할 수 있는 로봇인 ‘딜리드라이브’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배민은 딜리타워를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까지 오갈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뒤 딜리드라이브라고 명명하고 경기도 광교에 있는 ‘엘리웨이’에서 시범 운영해 왔다.

지난해 11월 시범 운영을 완료하고 D2D(Doot To Door) 서비스 진행에 성공했다. 방식은 이렇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딜리드라이브가 공동 현관문과 연동해 실내에 진입한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스로 이동하며 음식을 주문한 집 앞에까지 배달을 완료한다.

배달비와 최소 주문 금액이 없어 김밥 한 줄, 커피 한잔도 쉽게 배달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민은 올해 상반기 딜리드라이브 서비스를 보다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에 엘리웨이를 넘어 인근에 있는 호수공원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터뷰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배달서비스 실장
“라이더 부족·안전 이슈 해법은 자율주행 로봇”
배민, 음식 배달 넘어 로봇 강자 꿈꾼다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내부 인력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하나였던 로봇 관련 조직을 ‘서빙 로봇’과 ‘배달 로봇’ 부서로 나누고 각각의 영역에서 더욱 밀도 있게 사업을 집중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배달서비스실 실장을 만나 배민이 로봇에 집중하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자세하게 들어봤다.

-배민이 로봇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배달에 대한 수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갑작스럽게 나타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배달 수요가 많아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원활한 라이더의 공급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부족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원활한 서비스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들의 안전도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는데 이에 대처하기 위해 근본적인 시스템을 고민하게 됐고 자연히 자율주행하는 로봇을 이용한 배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최근 로봇 관련 조직을 둘로 나눈 이유가 궁금하다.

“간단하다. 배달과 서빙 로봇의 주 고객과 사용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빙 로봇은 주로 실내의 복잡한 식당에서 서빙·퇴식 등 식당 사장들을 돕는 용도로 사용되고 배달 로봇은 실내·실외 등 더 다양한 공간에서 음식이나 생필품 등을 배달하기 때문에 사용 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각각의 고객층과 사용 목적에 맞는 로봇을 최적화하기 위해 두 개의 로봇 관련 조직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SK쉴더스 외에도 여러 대기업들과 로봇 관련 전략적 제휴 협약(MOU)을 맺었다.

“로봇 배달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환경에 맞닥뜨리게 된다. 대부분의 환경이 사람의 이용에 맞춰져 있다 보니 아직까지는 모든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로봇은 사실 없다. 우아한형제들은 D2D 배달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환경의 극복을 위해서는 각기 환경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로봇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우아한형제들이 정보기술(IT) 관련 기업과 건설사·엘리베이터사와 같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들과 협업하는 이유다.”

-로봇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많은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으로 로봇 배달을 고도화하기 위한 서비스 개선과 이에 필요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고 로봇의 제조 과정은 전적으로 전문 제조사들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서빙·배달 로봇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배민이 서빙 로봇을 처음 시작했던 것은 2019년인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활성화됐다고 본다. 배달 로봇은 이제 막 상용화 단계인데 점차 영역을 넓혀 서울의 주요 거점에서 하나둘 서비스를 진행할 구상을 갖고 있다. 특히 배달 로봇은 아직 기술의 완성도나 로봇 제조 단가, 규제 개선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많은 변화와 성장을 이뤘다고 판단하고 머지않은 시점에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