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 아트파이낸스 이해는 필수

[서평]
핫하다는 NFT, 얼마나 아시나요?
디지털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갈 새로운 기회 NFT 미래수업
홍기훈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에 대해 아시나요.” 이 질문에 곧바로 ‘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NFT 하시나요”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답하기 곤란할 것이다. ‘NFT’라는 새로운 기술이 디지털 세상에 등장한 것 같긴 한데, 알 듯 모를 듯하다.

NFT 작품 하나가 780억원이라는데, 트위터 글 하나도 50억원이라는데, 심지어 방귀소리도 50만원에 팔렸다는데…, 도대체 NFT가 뭐길래 이 난리들일까.

이 책은 최근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기술 NFT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을 쓴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오랫동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해 연구해 온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그는 가상화폐가 투자 수단으로 각광 받으며 오로지 장밋빛 전망만 쏟아질 때 가상화폐의 명과 암을 두루 심도 있게 살피며 ‘신중론’을 내세웠던 학자로도 알려졌다. 그런 그가 NFT에 대해선 어떤 미래를 제시할까.

NFT의 진짜 가치를 알아보는 법

NFT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다양하다. ‘NFT에 투자해 돈을 벌고 싶어서’, ‘NFT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서’, ‘NFT로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그냥 NFT가 궁금해서’…. 아마도 그중 많은 사람이 NFT를 투자 수단으로 볼 것이다. ‘NFT로 돈 좀 벌어볼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일까. NFT를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에서 NFT를 투자 가치의 측면에서만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신중하다. 그는 NFT에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부터 챙긴다. NFT의 등장 배경이나 사회적 맥락, NFT의 개념이나 활용 방법 등이 그것이다. 특히 NFT가 생겨나고 떠오른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금융과 문화·예술 등의 분야가 급격하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현상과 이에 따라 사회와 인간의 삶이 달라지고 있는 점 등 이런 맥락에서 NFT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흐름을 읽으면 새로운 기술의 미래도 보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책에는 다른 NFT 서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도 담겼다. NFT는 한마디로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기술인데, 이는 예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NFT의 진짜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예술과 문화 산업인 아트 파이낸스를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상당수의 사람이 NFT 서적에서 아트 파이낸스의 세계를 배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책에선 NFT가 얼마에 팔렸는지 소개하는 투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트 파이낸스를 이해한다면 NFT의 투자 가치를 좀 더 제대로 알 수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NFT라는 말만 붙어도 돈이 될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셀카 사진 한 장, 낙서 그림 하나, 방귀소리 파일 하나도 비싸게 팔렸다는 기사가 쏟아졌고 사람들은 자연스레 돈에 관한 뉴스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지금의 NFT 시장 현황이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살펴보는 한편 그로 인한 사기 피해나 부작용 그리고 NFT가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를테면 흔히 NFT는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플랫폼들은 해킹될 수 있고 소유권에 대한 권리를 보증해 주거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 여전히 문제점들이 내재해 있다.

앞으로 NFT는 어떻게 발전해 갈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NFT가 유용한 기술로 살아남으려면 지금처럼 혼탁한 NFT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 잡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현재 과열돼 있는 NFT 시장은 단기적인 광기에 의한 거품일 뿐이라면서 말이다. 어쩌면 NFT 시장은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리 그 미래를 그려 보는 일도 즐거울 것이다.

윤효진 한경BP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