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가입자 수 34% 증가, 콘텐츠 비용 예산 공격적 상향에도 매출 증가세로 상쇄
[돈 되는 해외 주식]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디즈니는 폭스를 인수했고 디즈니플러스·ESPN플러스·훌루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AT&T 역시 워너 브라더스를 인수해 HBO맥스(Max) 플랫폼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디즈니의 강한 약진으로 넷플릭스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2개 이상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구독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현금 흐름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넷플릭스 웃도는 디즈니
디즈니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자기자본이익률과 위험 대비 보상 비율이 시장 평균보다 낮아 주가 변동성을 감내한 투자를 해야 한다.
성장은 디즈니에서 나타나고 있다. 2021년 4분기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2억20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에 그쳤지만 디즈니는 34% 증가한 1억9000만 명(디즈니플러스·EPSN플러스·훌루 포함)을 기록했다.
미국의 디지털 조사 업체인 이마케터가 예상한 2021년 말 기준 미국 시장점유율은 넷플릭스가 31%로 전년 대비 5%포인트 감소했지만 디즈니는 26%로 1%포인트 증가했다. 컨센서스 기준 향후 3년 주당순이익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도 디즈니가 42.5%로 넷플릭스 17.7%를 웃돌았다.
디즈니는 콘텐츠 비용 예산도 공격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디즈니 랜드 사업 부문에서 현금이 유입된 점도 비용 부담감을 낮추고 있다. 디즈니의 2022년 콘텐츠 제작 예산은 2020년 대비 60%, 2021년 대비 32% 늘린 330억 달러(스포츠 권리 비용 포함)를 제시했다. 제작 비용 증가는 마진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매출 증가세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률은 41.6%로 2.7%포인트 증가했고 디즈니 27.5%(+6.7%포인트), AT&T 39.2%(+2.3%포인트)로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가 나타났다.
디즈니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디즈니의 기본 구독료는 7.99달러로 넷플릭스 15.49달러, HBO맥스 14.99달러 대비 저렴한 편이다. 디즈니의 2021년 4분기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넷플릭스와 HBO맥스의 ARPU 11.8달러보다 낮은 4.4달러 수준이므로 고객 확보가 적정 수준에 이르면 가격 상향 정책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디즈니의 구독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넷플릭스의 현금 흐름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2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멀티 구독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인 파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국 가구의 49%가 4개 이상의 OTT 서비스를 구독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의 구독자 수 증가에도 넷플릭스의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났다.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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