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글로벌 시장 타깃…해외 IB 사업 키운다
김남구(59)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30년 가까이 증권업과 자산 운용업을 경영하며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 회장은 오너 경영인이지만 젊은 시절부터 경영 수업을 받으며 한국투자금융지주를 한국의 대표 투자 금융그룹으로 발돋움시키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덩치를 키워 온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기 자본과 자산 규모는 2009년 말 각각 1조8880억원, 13조4579억원에서 2021년 말 7조4312억원, 82조106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를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40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금융 투자, 자산 운용, 저축은행, 벤처·PEF 투자, 여신 전문업, 헤지펀드 운용 등 금융업 전반의 영역에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독창적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와 자금 수요자 모두의 진정한 만족을 추구하는 ‘금융 조력자’를 지향하고 있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앱 ‘미니스탁’ 호평

지난해 김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과감하게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협업과 시너지 강화를 통해 저성장·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김 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 한 발 앞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반적 리스크 관리 수준을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평소 “왜 안 되죠”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강조하는 도전 정신과 끈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로벌 리딩 파이낸셜 그룹(Global Leading Financial Group)’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그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늘 “와이 낫(Why not)”이라고 되묻는다.

이와 같은 ‘와이 낫’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21년 당기순이익 1조761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역할이 컸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조446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IB)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해외 주식 거래 활성화와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로 위탁 매매 부문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글로벌 시장 타깃…해외 IB 사업 키운다
김 회장은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디지털 혁신과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부문에서는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온라인 금융 상품권’과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미니스탁’을 출시했고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과 플랫폼 제휴를 통한 수익 모델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미니스탁(ministock)’은 주식은 반드시 온전한 1주 단위로 매매해야만 한다는 기존 상식을 깨며 가용 자금이 많지 않은 소액 투자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 회를 넘겼다. 특히 이용객 중 2030세대의 비율이 70%가 넘는 등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뜨겁다.

해외 사업 부문에서는 베트남·홍콩·인도네시아 등 현지법인을 통해 사업 기반과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법인(KIS US)을 중심으로 해외 IB 사업을 늘려 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 IB 전담 법인(KIS US)을 설립했다. 한국 IB 부문과의 시너지 제고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딜 소싱과 실사를 전담하기 위한 거점이다. 동남아 시장에 위치한 현지법인도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홍콩 현지법인은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야후의 대형 인수금융 딜에 한국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공동 주간사 회사로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또한 KIS인도네시아 역시 한국 증권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공모사채 발행의 대표 주간사 업무를 수행하는 등 굵직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