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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채널’ 넘어 ‘플랫폼’으로…디지털 혁신 고삐
윤종원(62) IBK기업은행장은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는 등 글로벌 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뛰어난 경제·금융 전문가다. 금융과 중소기업 분야에 풍부한 정책 경험이 강점이다.

2020년 1월 IBK기업은행장에 선임된 윤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재정경제원·기획재정부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IMF 상임이사(2012년), 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2015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2018년)을 역임했다.

IBK기업은행은 2020년 윤 행장이 취임한 지 2년 만에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큰 성과를 냈다. IBK기업은행의 2021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4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56.7% 증가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은행의 순이익은 2조241억원으로 60.2%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건전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연체율은 1년 전보다 11bp(1bp=0.01%포인트) 낮아진 0.26%였고 고정 이하 여신 비율(NPL)은 23bp 떨어진 0.85%로 확인됐다. 연체율과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기업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낮을수록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

유엔 ‘여성역량강화원칙’ 가입, ESG 경영 박차

윤 행장은 올해 기업 디지털 채널 혁신을 위한 ‘플랫폼화’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은행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아닌 중소기업을 디지털로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윤 행장의 청사진과 일맥상통한다. 윤 행장은 줄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의 기반이 무너지면 금융 시스템과 국가 경제가 큰 충격을 받게 된다”며 “지금은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현재의 자금 애로가 신용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채널’ 넘어 ‘플랫폼’으로…디지털 혁신 고삐
IBK기업은행의 기업 뱅킹 가입자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162만 기업이고 그중 스마트 뱅킹 가입자 수는 102만 기업에 달한다. 기업 뱅킹 월 이용자 수는 44만 기업, 그중 스마트 뱅킹은 23만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기업 뱅킹 시스템은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어렵게 설계돼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기업 디지털 채널이 분산돼 있어 각각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컸다.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분부터 신속하게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객별 맞춤 설계, 메인 화면 개편, 인증 철차 간소화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업 디지털 채널 간 연계도 강화한다. 통합 인증 체계를 도입해 한 번의 로그인으로 다른 채널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영업점에서 계좌·카드를 신규 가입한 내역이 기업 뱅킹에 자동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이 밖에 윤 행장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여성 친화 경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유엔 ‘여성역량강화원칙(WEPs)’에 가입했다. 직장과 지역 사회 내에서 여성 인권을 증진시키고 여성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2010년 공동으로 발족한 이니셔티브다. IBK기업은행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를 통해 여성역량강화 7대 원칙을 준용하고 해외 모범 사례를 참고해 양성 평등 우수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