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체질 개선 전략 통했다…‘순익 1조 클럽’ 입성
여승주(62) 한화생명 사장은 30년 넘게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재정 및 관련 업무를 전담해 온 ‘한화의 재무통’으로 꼽힌다. 2019년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을 개선하가 위해 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해 왔다. 그 결과 한화생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순익 1조 클럽’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2021년 당기순이익이 1조2492억원으로 전년 2082억원에서 1년 새 500% 급증했다.

특히 한화생명의 이번 호실적에는 설계자 조직을 보험대리점(GA)으로 이동시킨 제판 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안정적으로 정착한 영향이 컸다. 한화생명은 2020년 판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판매 채널을 물적 분할하겠다고 밝히고 지난해 4월 법인 보호 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한화생명의 상품뿐만 아니라 9개의 주요 손해보험사의 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에 수익성은 올라가고 사업비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 투자 수익률이 개선된 것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 등 자회사의 실적도 개선됐다.

금융 소비자 보호 선포, 불완전 판매 줄일 것

여 사장은 취임 후 줄곧 ‘디지털화’를 강조해 왔다. 2020년 1월 업계 최초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클라우드에서 인공지능(AI)으로 실시간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 심사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클레임 AI 자동 심사 시스템’ 관련 기술 특허 2건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며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디지털 건강 관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헬로(HELLO)’는 사용자의 건강 검진 정보와 일상생활에서의 건강 정보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공인 인증서로 본인 인증을 하면 과거 10년 치의 건강 검진 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동시에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 나이’를 분석해 제공한다.

한화생명은 올해 헬스케어, 디지털 신사업 두 부문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사업 강화를 위한 전담 조직, 외부 인재 수혈, 제판 분리 안정화 등을 기반으로 신사업 진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신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 ‘보험·신사업·전략’ 등 3부문 중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부문에서는 디지털 금융사로의 위상 강화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 기반 신사업의 발굴·기획·사업화를 담당한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체질 개선 전략 통했다…‘순익 1조 클럽’ 입성
또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영역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OI), 드림플러스(DP) 등을 활용한 CIC(Company in Company) 형식의 조직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캐롯손해보험 등 한화 금융 계열사와 함께 통합 플랫폼 구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생명이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삼성에 이은 둘째 금융 통합 플랫폼이 된다.

이와 함께 여 사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정착시켜 불완전 판매를 줄여 나가겠다는 목표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한화생명은 금융소비자보호헌장 선포 및 서약식을 열고 전사적 완전 판매 실천 의지를 다짐했다. 이 행사에서 여 사장은 “소비자 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금융 소비자 관점에서 권리 보호와 권익 증진을 위한 안전장치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회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