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2022 파워 금융인 30

[스페셜 리포트]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독보적 IB 전문가…견고한 성장 기반 마련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는 트렌드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금융 시장에서도 혁신을 향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무한 경쟁의 무대에서 뛰어난 리더십과 역량으로 한국 금융의 미래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한경비즈니스는 2022년 한국 금융을 움직이는 ‘파워 금융인 30’을 선정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 재무 책임자,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설문을 통해 현재 한국 금융 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의 금융 리더를 가려 뽑았다. 금융 혁신을 이끄는 2022년 파워 금융 최고경영자(CEO) 30인을 소개한다.
정영채(58) NH투자증권 사장은 개인적 역량, 양적 평가, 질적 평가 모두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으며 이번 톱30에 진입했다.

정영채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증권업의 첫발을 뗀 뒤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IB사업부 담담 임원을 13년간 역임했다. 당시 인수금융(IB) 리그테이블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IB와 인수·합병(M&A) 사업을 개척하는 등 증권업계의 IB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대표적 인물로 통한다.

2018년 3월 22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취임 이후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매년 경신하며 2020년 3월 2년 임기로 연임된데 이어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독보적 IB 전문가…견고한 성장 기반 마련
정 사장은 2018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NH투자증권의 실적 경신을 이끌었다. 취임 당시 5년 후 경상이익 1조원 달성을 내걸었지만 지난해 이미 경상이익 1조 3000억원을 넘기며 목표 달성을 일찌감치 앞당겼다. 창사 첫 ‘1조 클럽’ 달성이다. 취임 직전 해에 비하면 3배에 달하는 성장으로 NH투자증권의 견고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농협금융지주의 수익 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 농협금융그룹 내 NH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2%에 달한다. 기존 농협금융의 은행 중심으로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농협금융에 대한 배당과 농업 지원 사업비 지원 등 직접적인 재무적 기여도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계열사 간 매년 1조원 내외의 IB 딜 공동 투자를 주선하는 등 범농협 자금 운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된 성과 중 하나는 디지털 혁신이다. 정 사장은 2018년 취임과 동시에 업계 최초로 CDO(Chief Digital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디지털 플랫폼인 ‘나무(Namuh)’는 지난 2년간 신규 계좌 410만 개를 유치하며 증권업계의 대표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고객과 시장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총 7개의 사업부문별 디지털 관련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디지털 혁신의 범위를 전사로 확대하고 이행 속도와 추진력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혁신본부(구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금융회사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유연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회사와 직원 간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개설했고 특히 익명 게시판을 운영해 직원들이 회사 운영에 대한 의견과 건의 사항을 가감 없이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복장 간소화를 연중 내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본적으론 노타이 정장이되 고객 응대 등 상황에 맞게 대응하도록 직원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하기로 해 사내 분위기를 일신했다.

정 사장은 올해 목표로 ‘자본 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를 잡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말 전 사업부문의 고른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경영전략본부 산하에 ESG추진부를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고객 및 사업 지원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팀 단위 업무 체계도 확대했다.

약력 : 1964년생.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대우증권 입사. 2005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2015년 NH투자증권 부사장 겸 IB사업부 대표. 2018년 03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현).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