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발목

[숫자로 보는 경제]
폴란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란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상하이 봉쇄로 4월 경기 전망이 한 달 만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전국경제연합회(전경련)는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월 전망치가 99.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며 긍정적 전망이 나타난 직후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응답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경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양상과 국제 원자재 값 폭등, 중국의 대도시 봉쇄 등이 기업의 채산성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부문별 4월 BSI 전망치는 △고용 107.5 △투자 103.2 △내수 102.9 등 3개 부문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산성(96.8)과 수출(97.4), 자금 사정(97.4) 등은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전망이 특히 국제 원자재 값 상승 영향에 따른 것으로 봤다.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의 글로벌 생산 비율이 큰 원유와 니켈 가격이 폭등해서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75.9)과 자동차·운송 장비(81.3) 업종이 제조업 중 경기 전망이 가장 부진했다.

수출 역시 전쟁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이 러시아의 비우호국 명단에 포함되면서 한국 기업이 러시아 수출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받으면 환차손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상하이 봉쇄도 악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4위 항만을 보유한 상하이 등이 봉쇄됐다. 한국 기업들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전경련은 “전쟁 장기화 등 한국 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볼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화학·자동차 업종과 수출 기업 등 대외 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