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48인 설문…현재 한국 자본시장 점수는 ‘60~70점’

코스피 4000 달성의 조건은 ‘주주친화정책 확대’
코스피지수가 4000까지 가려면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경비즈니스는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48명을 대상으로 ‘1000만 주주 시대, 한국 자본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취지다. 모든 문항은 복수응답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내 자본시장 최일선에 참여하고 있는 증권사자산운용사 CEO들은 글로벌 자본시장과 비교해 한국 자본시장의 현재 수준을 ‘60점~70점 미만(43.8%)’으로 평가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막는 걸림돌로는 ‘자본시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66.7%)’와 ‘투명하지 못한 지배구조(56.3%)’를 언급한 답변이 가장 많았다.

기업과 주주, 금융 당국 등 자본시장 참가자 간의 신뢰가 낮은 이유로는 ‘지배주주 위주의 이익추구(60.4%)’를 지적했다.

한국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72.9%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이 유독 낮은 이유로는 ‘대주주가 배당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회 분위기(52.1%)’를 지목했다.
코스피 4000 달성의 조건은 ‘주주친화정책 확대’
이들은 ‘코스피 4000 시대를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주주친화 정책의 확대(64.6%)’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이익 증가(62.5%)’를 강조한 답변도 상당수였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물적분할 후 재상장 논란, 카카오의 스톡옵션 매각,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 등으로 많은 논란을 빚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공모·사모펀드 시장의 침체와 감독당국의 무책임하고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중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CEO는 “자본시장에 대한 믿음과 존중의 결여가 한국 자본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며 “기업과 주주, 금융당국 등 시장 참여자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고 강조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