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구조 조정으로 미래 사업 ‘컨설팅’ 비중 확대…안정적 주가 흐름 기대

[돈 되는 해외 주식]
대표 경기 방어주 IBM, 구조 조정도 마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 종목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대로 방어주 성격이 강한 종목에 대한 선호도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방어주는 IBM이다.

IBM은 방어주로서 시장 대비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전략 사업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 조정을 진행하며 효과가 실적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IBM은 지난해 기존 주력 사업부 중 하나인 정보기술(IT)지원서비스사업부 분사를 마무리했다. 이후 사업부를 크게 소프트웨어·컨설팅·인프라로 간소화했다. 소프트웨어사업부는 ‘하이브리드 플랫폼 & 솔루션’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는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레드햇(Red Hat)’을 비롯해 자동화, 데이터 분석, 보안 등 주요 소프트웨어 부문이 소속돼 있다.

올해 1분기 IBM의 전체 소프트웨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환율 영향 제외 기준, 이하 동일)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레드햇의 매출은 21% 증가하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 성장을 견인했다.

IBM이 소프트웨어 사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매출을 늘리려는 분야는 컨설팅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IT 자원을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이전하는 것을 미래 전략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IT 컨설팅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우호적인 환경에 따라 IBM의 컨설팅 사업은 2021년 하반기부터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2022년 1분기 실적은 성장 가속화를 확인해 줬다. 컨설팅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5.7%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컨설팅 수요 감소 여부가 향후 주목할 요인으로 보인다. IBM 측은 컨설팅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고 안정적인 매출 추이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프라사업부는 메인 프레임을 포함한 하드웨어 판매가 중심인 사업부다. 하드웨어 판매 사업은 제품 사이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IBM의 주요 제품인 z15의 사이클은 올해 1분기가 마감 단계다. 이 때문에 인프라사업부 전체 매출은 1분기에 전년 동기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2분기 후반에 z16 출시가 예정돼 있어 하반기에는 매출 반등이 기대된다.

IBM은 전략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의 비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전체 매출은 1분기에 5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IBM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빅3 사업자인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과 비교해 점유율이 크게 뒤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시장 조사 결과에서 IBM의 시장점유율이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클라우드 사업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올해 연간 매출 성장 가이던스(회사 추정 전망치)를 6%로 상향 조정했다. 여전히 전통 IT 사업 비율이 높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성장 곡선의 기울기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수년 동안 성장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실적과 주가가 테크 산업 내에서 평균보다 크게 뒤처졌던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은 이 회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수행 능력을 입증해 줄 마지막 과제인 셈이다.

과거와 다른 점은 작년에 사업 구조 조정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점이다. 구조 조정 이후 점진적인 실적 개선, 배당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 환원, 방어주로서의 매력을 고려하면 투자자의 경계심이 높아져 있는 환경 속에서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 리서치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