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칼로리 음료수, 과연 건강에 좋을까?[건강]
날씨가 더워지면서 음료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마 전부터 음료수를 마시면 대부분 칼로리가 제로인 음료수를 선택하게 된다. ‘설탕이 들어 있지 않고 칼로리가 없어 몸에 좋지 않을까’ 하는 ‘뇌피셜’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근육을 만들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로 칼로리 음료를 주로 마신다고 한다. 제로 칼로리 음료는 주로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는 낮은 설탕 대체제를 사용해 단맛을 낸다. 그러면 이런 음료들이 충치 예방에도 도움이 될까. 또 건강에도 도움이 될까.

제로 칼로리 음료들을 살펴보면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합성 설탕 대체제가 들어 있다. 주로 스테비올 배당체,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외에 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수크랄로스 등의 성분이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한 설탕 대체 합성 감미료는 사카린·아스파탐·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네오탐·어드밴탐 등이 있다.

충치가 생기는 원인 중 가장 힘을 얻는 것은 ‘세균설’이다. 입으로 음식이나 과일 등 당 성분인 설탕을 섭취하면 구강 내에서 충치 세균으로 불리는 S뮤탄스(S mutans)가 입안에 남아 있는 설탕을 분해한다. 이때 분해하면서 나오는 산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입안이 산성 환경이 되면서 치아 외면의 에나멜 층을 녹여 충치가 생긴다는 세균설이 지배적이다. 그러면 설탕이 아닌 합성 설탕 대체제는 어떨까.

충치가 생길 때 세균이 분해하는 설탕의 성분은 과당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합성 설탕 대체제에는 이 성분이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합성 설탕 대체제는 세균이 충치를 만들지 않는 것으로 많이 보고돼 있다.

예를 들어 자일리톨 성분은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자일리톨 역시 충치를 만드는 세균이 분해할 수 없는 이유 때문이다. 또 칼로리가 없고 혈당을 높이지 않아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 설탕을 대체하는 첨가제로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설탕 대체제는 아무 문제 없이 안전하기만 할까. 대부분의 설탕 대체제는 개발되고 사용된 기간이 짧다. 그래서 정확한 용량을 지키지 않거나 장기간 복용 시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모두 알려진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아스파탐은 1980년, 아세설팜칼륨은 1988년, 네오테임은 2002년 승인됐다. 수크랄로스는 2008년 80개국에서 사용을 승인 받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스파탐의 예를 보자.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강하다. 그래서 음료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아스파탐은 페닐알라닌이 적절하게 대사되는 것을 방해하는 희귀 유전 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판매되는 아스파탐을 포함하는 제품 라벨에 ‘페닐케톤뇨제 : 페닐알라닌 함유’라고 꼭 명시해야 한다.

아세설팜칼륨도 제로 칼로리 음료수에 많이 사용된다. 아세설팜칼륨도 일반 설탕보다 200배 더 달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지만 FDA는 하루 허용 섭취량을 kg당 15mg으로 제한하고 있다. 물론 70kg 정도 되는 성인이라면 이 성분이 들어 있는 음료수를 계산해 보면 약 4리터 정도나 되는 양이다. 다만 이 성분을 반복적으로 장기 섭취할 때 생기는 건강상의 문제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밖에 많은 설탕 대체제들이 하루 섭취 용량을 제한하고 있고 사용되는 식품 역시 제한하고 있다. 아직까지 임산부가 섭취할 때 안전 문제 그리고 직접적인 암 발생의 보고는 없지만 설탕 대체제의 사용 시간이 짧아 좀 더 장기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완전무결하고 몸에 해롭지 않은 음식들로만 먹는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몸에 무엇이 어떻게 해로운지는 알고 현명한 선택과 식습관을 갖는 게 좋은 방법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