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결정력을 높이는 다섯 가지 포스

[서평]
어떻게 더 나은 결정을 내릴 것인가?
원 디시전
마이크 베이어 지음 | 김아영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누구나 하루에 평균 3만5000번씩 하는 일이 있다. 우리는 깨어 있는 동안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이것을 한다. 행복할 때도, 슬플 때도, 피곤할 때도, 힘이 넘칠 때도 한다. 이것은 쉬울 때도, 아주 고역일 때도 있다. 천생연분을 찾으려고 할 때도, 한때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벗어나려고 할 때도 우리는 이것을 한다. 이것을 이용해 많은 돈을 번 사람도 있고 이것의 결과로 전 재산을 잃은 사람도 있다. 우리는 이것에 자주 ‘좋은’이나 ‘나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이것은 ‘결정’이다.

매일 하는 수만 번의 결정 중 대부분은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결정은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데려다주기도 하고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신간 ‘원 디시전’은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먼저 저자의 특이한 이력에 눈길이 간다. 이 책을 쓴 마이크 베이어는 제니퍼 로페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찾는 인생 상담가이자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베스트 셀프’를 쓴 세계적 저술가다. 하지만 그의 과거는 어두웠다. 한때 동성애자인 그는 마약 중독자로 낙오된 인생을 살았다. 그런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결정’은 무엇일까. 이 책에 그 비밀이 담겨 있다.

지금 당장 내려야 할 중대한 결정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당신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 이 책의 저자는 우선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겠다’는 결정부터 내릴 것을 권한다. 그리고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우리가 연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우리 안에는 ‘최고의 자아’와 ‘반자아’가 있고 두 자아 모두 나 자신이다. 하지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당신은 최고의 자아 상태에 있어야 한다. 최고의 자아는 외부 상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아직 ‘기회’가 있다고 믿는 자아다. 반면 최고의 자아와 대립하는 위치에 있는 반자아는 인생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오직 문제에만 집중하며 장애물부터 인지하는 존재다. 그리하여 실제로 위험이 닥치지 않았는데도 도망치거나 굳어 버리거나 타협해 버린다.

지금 당신은 오랜 연인과 헤어졌을 수도 있고 별다른 대책 없이 실직했을 수도 있고 병을 진단받았거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을 수도 있고 그냥 많이 우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당신이 알아야 할 첫 단계는 기회를 찾는 것이다. 최고의 자아가 돼 기회를 찾겠다고 결정하는 것, 그것이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결정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핵심은 ‘생각 습관’이다. 이 책에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의 생각 습관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의 생각 습관이 어떻게 다른지를 ‘5가지 포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포스는 저자가 ‘FORCE’라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고안한 새로운 개념이다. 넘겨짚기‧사실 조사, 지나친 일반화‧객관적 사고, 경직된 사고방식‧여유로운 사고방식, 불명확한 목적‧명확한 목적, 감정적 추론‧증거 기반 추론으로 정리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릴 때 전자는 도움이 되지만 후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넘겨짚기’를 하는지 ‘사실 조사’를 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넘겨짚기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넘겨짚고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사실 조사는 일어난 상황의 정보를 모아 근거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사고하는 경우다. 이 둘의 결정이 같을 리 없고 어느 쪽이 삶을 더 좋을 방향으로 이끌지는 누구나 알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다. 독자가 적극적으로 따라하며 실천해야 하는 책이다. 저자는 당신에게 묻는다. 과거에 당신이 잘한 결정들은 무엇인가. 현재 당신이 결정을 내릴 때 혼란스러운 이유는 무엇인가. 결정을 내린 이후 크게 후회해 본 적은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인생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하나하나 맞서며 답해 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나다운 결정이 될 것이다. 한 번 읽고 덮어버릴 게 아니라 수시로 꺼내들고 거울처럼 나를 비춰 봐야 할 그런 책이다.

윤효진 한경BP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