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당첨자 48명 달해…전국에서 ‘당첨 기운’ 받으려 몰려들어 새벽부터 밤까지 문전성시

[비즈니스 포커스]
전국 로또 명당으로 소문난 서울 노원 스파 편의점 사진=한경비즈니스
전국 로또 명당으로 소문난 서울 노원 스파 편의점 사진=한경비즈니스
서울 노원구 동일로 1493 스파 편의점에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전국에서 로또 1위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점이다. 번호 자동 선택으로 48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평균 1등 당첨 금액이 20억5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00억원의 당첨금(1등 기준)이 스파 편의점에서 발생한 셈이다.

최근 스파 편의점을 방문했다. 평일에도 로또를 사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부산에서 4시간, 대구에서 3시간 걸려 로또 명당을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멀리에서 이곳을 찾은 이유를 물어보니 기존 당첨자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았다. 경상도 등 로또 명당이 전국에 다수 있지만 가장 많은 1등 당첨자가 배출된 만큼 ‘한번 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찾았다는 얘기다. 또 터가 좋은 것인지 자동으로 번호를 선택하는 기계의 인공지능(AI)이 뛰어나서인지 모르지만 기대감을 안고 스파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스파가 처음부터 로또 명당이었던 것은 아니다. 1992년 일반 편의점으로 문을 연 후 2002년 12월부터 로또를 판매했다. 첫 1등 당첨자가 스파에서 나온 것은 2003년 11월인데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등이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가장 많은 이들이 스파를 방문하는 날은 로또 추첨일인 토요일이다. 이곳에는 현재 1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한 직원은 미리 수백 장의 자동 추첨을 뽑아 놓고 사람들에게 팔고 있다. 자동 선택을 하는 이들은 수동 구매자보다 빠르게 로또를 살 수 있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로또 판매점은 7405곳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파는 가장 많은 1등을 배출한 판매점인 동시에 가장 많은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 스파 직원은 1주일 판매량이 4억원 정도,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특별한 기간에는 약 5억~6억원어치가 팔린다고 말했다.
1등 누적 당첨금만 1000억원, 전국 최고의 로또 명당은?
이왕 명당을 찾은 만큼 수동으로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다. 선택 번호는 1~1016회 중 가장 많이 당첨된 번호 6개로 골랐다. △43번(당첨 횟수 180회) △34번(175회) △1번(173회) △27번(173회) △17번(171회) △13번(171회) 등이다.

하지만 6개 중 당첨 번호는 34번, 1개에 불과했다. 3개 번호 일치로 5000원 정도는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명당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렸고 가장 많이 등장한 당첨 번호를 택했지만 말이다.

한편 스파 외에도 20회 이상 1등 당첨자를 배출한 명당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부산 동구의 부일카서비스는 40회, 대구 달서구 일등복권 편의점은 27회, 경기 용인 기흥 로또휴게실은 21회 1등을 배출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