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섬유’ 아라미드 이어 그린 소재 기술에서도 친환경 혁신 앞장

[컴퍼니]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확대됨에 따라 지속 가능한 착한 패션부터 화학 소재까지 ‘그린(green)’이 요구되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순환 경제’를 마련하겠다는 목표 아래 폐자원 재활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정 과제와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 중립 기조가 더해지면서 한국의 제조 기업들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펼치며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 기술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다. ‘슈퍼섬유’ 아라미드 한국 1위 제조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린 소재 기술 혁신 분야에서도 한국 1위 타이틀을 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PET 재생 기술로 화학 재생 시장 선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5월 2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화학 재생 그린 섬유 개발’ 사업의 주관사로 선정돼 향후 4년간 국비 약 38억원을 지원받아 화학 재생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석유 수지 외 △타이어코드 △스펀본드(장섬유 부직포) △샤무드(차량 인테리어용 인공 피혁 브랜드) △필름 등 다양한 폴리에스터계 원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 지원 사업을 통해 물리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폐폴리에스터(PET)의 화학 재생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공정 기술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석유 산업 기반 원료를 대체할 재생 원료 개발까지 확장 추진하며 이산화탄소 저감률을 30% 이상 개선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한국 최고 수준의 폴리에스터계 제품 생산 기술을 갖고 있고 PET 원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 등을 인정받아 주관사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1년 8월 스위스 기업인 gr3n사와 ESG 경영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장희구 사장(왼쪽)이 gr3n 대표와 비대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1년 8월 스위스 기업인 gr3n사와 ESG 경영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장희구 사장(왼쪽)이 gr3n 대표와 비대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SPE 친환경 성장 전략 박차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이끄는 장희구 사장은 ‘SPE(Sustainable Polymer Economy)’라는 친환경 성장 전략 아래 PET 원료부터 폐기물까지 내부에서 재생산될 수 있는 재활용 순환 사이클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SPE는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한 고분자 생태계’란 의미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그린 소재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최종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스펀본드 △샤무드 △식품 포장용 필름 등 자사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이하 PCR) 원료 사용을 지속 확대하고 생분해 소재인 PBAT를 개발, 양산 체제를 확립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BAT(Polybuthylene Adipate-co-Terephthalate)는 자연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폴리에스터 필름(PCR PET 필름)은 지난해 한국 최초로 개발해 친환경 포장재 시장을 개척했고 샤무드는 RCS(Recycled Claim Standard) 인증을, 스펀본드는 한국 섬유업계 최초로 ‘환경 성적 표지’ 인증을 획득하며 뛰어난 친환경성을 지속 인정받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체 기술을 통한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그린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기술은 스위스 기업 ‘gr3n’과의 제휴를 비롯해 재향군인회와 연계한 군용 폐플라스틱 재활용, 경기도 고양시·성남시와 폐섬유류 재생 등 글로벌 기업 및 유관 단체, 지자체 등과 환경 친화 사업을 위한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1년 12월 SK지오센트릭과 공동 개발한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PBAT)를 출시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1년 12월 SK지오센트릭과 공동 개발한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PBAT)를 출시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에코바디스 ‘골드 등급’ 획득

장 사장은 친환경 경영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 고객은 물론 모든 임직원, 나아가 지역 사회까지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유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내부 역량과 다양한 파트너십, 화학 재생 그린 섬유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SPE 전략’ 실행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향후 바이오매스 등 천연물을 활용한 소재 개발까지 확대해 원료·공정·인프라 모든 영역에서 친환경 소재 글로벌 톱 티어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 사장은 코오롱그룹 내에서 확대하는 환경·책임·투명 경영의 ‘선봉장’ 역할도 하고 있다. △2040 넷 제로 달성 △친환경 제품·소재 개발 및 확대 △환경 및 안전 사고 무재해 사업장 구축 △비즈니스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상생 경영 실현 △경영 투명성 강화 및 윤리 경영 내재화 등 5대 핵심 전략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탄소 중립 전략 실행, 수소 연료전지 사업 확대,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진취적이고 꾸준히 착한 실천을 해왔다.

최근 글로벌 ESG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에서 전체 심사 대상 업체 중 상위 5%에만 부여되는 골드 등급을 획득할 만큼 ESG 경영 노력을 인정받았다.

에코바디스는 기업 환경, 사회적 영향 등을 평가하는 조사 기관으로, 세계 약 175개국, 219개 산업에 있는 약 9만 개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노동과 인권·윤리·지속 가능한 조달을 종합 평가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