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비에 연간 167만원 지출
‘소리 없는 월급 도둑’에 직장인들 유리 지갑 ‘탈탈’

[비즈니스 포커스]
그래픽=배자영 기자·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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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쩍 늘어난 결혼식에 축의금 지출에 대한 직장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조사 참석과 비용 산정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에서는 하객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불참하고 친밀도를 고려해 적당한 금액을 보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참석 여부뿐만 아니라 축의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장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는 게 우선이지만 사적인 이벤트도 챙길 만큼 당사자와의 친밀도, 동행 인원 여부, 내 경조사 참석 여부, 예식장 장소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의 93.2%가 경조사 참석이 부담스럽다고 느껴본 적이 있다. 직장인들은 한 달 평균 13만9000원을 경조사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이면 166만8000원이다.

경조사 참석 기준으로 ‘당사자와의 친밀도(64.2%)’를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사회생활을 위해서(23.5%)’, ‘내 경조사 참석 여부(12.3%)’ 순으로 많았다.

관계가 모호할수록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평온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타인의 경조사를 얼마나 챙겨야 하고 적절한 액수는 얼마일까. 모호한 상황을 가정해 정리했다.
그래픽=배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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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한 동료의 모바일 청첩장
모바일 청첩장은 직장인 고민의 단골 소재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모바일 청첩장 받았는데 참석해야 하나요”, “모바일 청첩장 성의없다 생각하면 꼰대인가요”라는 질문이 하루가 멀다고 올라온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모바일 청첩장은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비대면의 모바일 청첩장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업무적으로 계속 마주치는 같은 부서 동료라면 직접 참석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동료라면 불참해도 된다. 축의금은 일반적으로 5만원부터 시작한다. 친소 관계, 업무 연관성 등에 따라 액수를 늘린다.

2.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는 사이

청첩장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축의금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청첩장은 단순히 결혼 소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보내는 경우도 많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기뻐할 것이다.

3. 결혼식장이 멀 때

먼 곳에서 결혼식을 올려 참석하려면 KTX를 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친한 동료라면 가급적 참석하고 축의금은 교통비와 소요 시간을 고려해 결정한다. 10만원을 하려고 했다면 축의금에서 교통비를 제외하고 내는 것이 좋다.

4. 장례식장 부의금 적정 액수

참석하는 경우는 5만원부터, 봉투만 보낸다면 3만원부터 시작하고 당사자와의 친밀도를 고려해 증액한다. 직장 상사인데 부득이하게 봉투만 보낼 경우에는 위로 문자라도 남기는 것이 좋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