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오너 일가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 ‘왕의 남자’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특히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연소 대표와 사장 기록을 가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에서 9년간 최고경영자(CEO)를 성공적으로 역임하며 물류 전문가가 된 김 사장은 올해 3월 HMM의 신임 대표가 됐다. HMM은 대표 선임과 관련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 가능한 톱 클래스 선사로 도약하기 위해 물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동반 성장을 통해 오랜 시간 꿈꿔 온 글로벌 톱 클래스 선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고의 서비스와 글로벌 경쟁력으로 고객사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취임한 후 3개월여가 지났다. 실질적으로 대표를 맡은 기간은 올해 2분기부터다. 그에게 주어진 숙제는 HMM의 현재 실적을 유지하고 늘리는 것이다.
HMM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3조1486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1조193억원) 대비 209% 늘었다. 실적 개선 요인은 운임 상승이다.
상하이 컨테이너 종합운임지수(SCFI)의 1분기 평균 포인트는 4851이다. 지난해 1분기 2780보다 74.5% 올랐다. 특히 아시아~미주노선 운임뿐만 아니라 유럽과 기타 지역 등 전 노선의 운임이 올랐다.
김 사장은 현재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영업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여전한 코로나19 위기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편 일각에선 김 사장의 대표 선임이 채권단 관리 상태에 있는 HMM의 새 주인 찾기에 최고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제 물동량이 급증하며 현재는 ‘우량 기업’다운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전까지 HMM은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미운 오리 새끼’였다.
김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수많은 경험을 쌓았다. HMM이 그 어느 때보다 팔리기 좋은 시기인 만큼 그가 인수처와 협상하기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아직 대표를 맡게 된 시기가 짧아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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