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트먼트-대체에너지·태양광·수소·차세대 모빌리티 등 다양한 섹터에서 ETF 주목할 만

[ESG 리뷰]
미국 메사추세츠주 가정집의 전기 태양광 패널.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메사추세츠주 가정집의 전기 태양광 패널.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역사에서 뼈아픈 기록으로 남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전쟁으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행보가 본격화되자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후 금융 시장 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던 ESG 투자에 대해서도 일부 회의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올해 70% 가까이 상승했고 글로벌 대표 오일 메이저 엑슨모빌의 주가는 연초 이후에만 60% 올랐다.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빚어진 게 불과 2년 전인데 올해 들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0달러 선까지 회복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ESG 정책의 중요한 축인 ‘에너지 전환’ 차원에서 전환 속도와 방식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친환경 전환을 위해 단행했던 석유·가스 산업에 대한 투자 억제가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더 과도하게 이끌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ESG 차원의 기후 변화 대응 노력과 에너지 가격 상승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국면이다.

하지만 ESG와 친환경 전환 패러다임을 멈춰야 할까. ESG 역시 하나의 유행으로 지나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에너지 위기, 경기 침체 우려 등 대외 환경이 불확실하지만 인류 생존의 차원에서라도 ESG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 특히 E(환경) 부문은 단기적으로 전통 에너지원과의 상생은 피할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친환경 에너지 개발은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최근 ESG를 둘러싼 논쟁은 ESG를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한 것이거나 보편적이고 통일된 프레임워크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 가능성’이나 ‘책임 투자’로 필요성이 대두돼 온 ESG 투자는 공통된 기준이 마련되고 시행착오를 넘어 결국 금융 시장 내 안착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 저탄소 전환, ESG 혁신 등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유망한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소개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자국의 에너지 의존도를 재평가하고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기반 시설, 신재생에너지, 청정 기술 등에 대한 투자가 중요해졌다. 팬데믹 직후 인류의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 섹터의 재평가가 나타났다면 올해는 에너지 수급 안정이 시급해지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재평가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러시아산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 ‘리파워(RePower) EU’를 발표했는데 2027년까지 2100억 유로를 투자해 러시아 화석 연료 의존도를 제로(0)로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단기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확대 등도 추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주목해야 할 국내외 ESG ETF 20선
‘ICLN’,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ETF

아이셰어스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 ICLN:US)는 친환경 ETF 중에서도 운용 규모가 가장 크고 거래가 가장 활발한 상품이다. 태양광·풍력·바이오연료·수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글로벌 기업 100여 개에 투자하며 재생에너지 발전·유틸리티·반도체 장비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다. 다양한 국가에 분산돼 있는데 미국(45%). 중국(15%), 덴마크(10%), 포르투갈(4%), 캐나다(4%) 순이다. 글로벌 대표 태양광 인버터 업체인 인페이즈 에너지와 솔라에지, 미국 최대 전력·가스 공급 업체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 덴마크 최대 풍력 발전 업체 베스타스 윈드, 오스테드 등이 포트폴리오 상위에 있다.

기초 지수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클린에너지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S&P에서 산출·발표하는 지수로,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데이터 회사인 팩트셋과 전력 생산비용 데이터(Truecost Power Generation Data)를 활용해 태양광·풍력수력·바이오 연료 등 광범위한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 중 시가 총액, 유동성, 산업 관련도 등을 고려해 선별한 종목으로 구성된다. 여기에서 친환경 에너지는 햇빛·바람·물·지열·생물 유기체 등을 포함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해 이용하는 에너지다. 환경 오염 물질 배출이 기존 화석 연료 대비 극도로 낮은 태양광·풍력·수력·바이오 연료 등을 의미한다.

‘TAN’,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 투자하는 대표 ETF

인베스코 솔라 ETF(Invesco Solar ETF, TAN:US)는 글로벌 대표 태양광 에너지 ETF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에너지 소비 확대와 에너지 체계 변화는 필연적이고 선진국 태양광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TAN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국가별 비율은 미국(42.7%), 중국(29.3%), 스페인(5.8%), 독일(4.1%), 대만(3.7%) 순으로 미국 외 국가로 잘 분산돼 있다.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으로는 인페이즈에너지(11.5%), 솔라에너지(8.9%), GCL테크놀로지(7.5%), 신이솔라(6.2%), 퍼스트솔라(5.5%) 등이 있다.

4월 말 태양광 종목은 양호한 실적 발표에 힘입어 일부 종목이 상승 전환했다. 여기에 5월 중순 이후 미국의 더 나은 미국 재건 정책(Build Back Better : BBB정책) 추진 소식과 EU의 신재생에너지 설치 확대 발표로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의 주가 강세가 나타났다. 6월 초 미국의 태양광 패널 관세 면제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태양광 패널 관세 면제 대상국은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4개국으로 관련 업체의 가격 경쟁력 제고, 생산비용 축소가 예상된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동남아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이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의혹이 있지만향후 상품 제조 업체가 중국 기업이라는 것이 밝혀져도 소급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중국 태양광 부품 업체 역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KBSTAR Fn 수소경제테마’, 한국 수소 밸류체인에 투자

KBSTAR Fn 수소경제테마 ETF(367770:KS)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 밸류 체인 전반에 걸친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소 가스의 생산에서 저장·유통 그리고 발전 설비 및 수소차까지 전 산업의 밸류 체인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의 업종별 비율은 소재(39.6%), 경기 소비재(38.3%), IT(8.8%), 유틸리티(6.9%), 산업재(4.2%) 순이고 한국의 수소 생산·저장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 수소 차량과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이 포트폴리오 상위에 있다.

기초 지수로 ‘에프앤가이드 수소경제테마 지수’를 추종하고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 중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통해 수소 경제와 관련 있는 종목을 선별 후 유동성 조건(60일 평균 거래 대금 2억원 이상)을 만족시킨 종목을 유동 시가 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다. 즉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의 리포트·공시 보고서에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적용해 수소 경제 키워드와 코사인 유사도가 높은 종목을 유니버스로 선정해 산출한다.

‘DRIV’, 글로벌 퓨처 모빌리티 대표 ETF

글로벌 엑스 자율 주행 및 전기차 ETF(Global X Autonomous & Electric Vehicles ETF, DRIV:US)는 전기·자율주행 완성차 및 부품, 기반 기술인 반도체 업체 80여 곳에 투자하는 ETF다. 향후 대부분의 차량이 자율 주행 및 전기차로 대체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돼 속도 문제일 뿐 방향성은 명확하다. 이 중 자율 주행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의 데이터 플랫폼으로 전환에서 핵심이고 고도화된 자율 주행 기술을 가장 잘 구현하는 에너지 플랫폼은 전기차가 최적이다. DRIV ETF는 자율 주행 기술과 전기차 플랫폼에 고루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기초 지수로 솔랙티브 자율 주행 및 전기차 지수를 추종한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전기차 부품, 자율 주행 기술 등 3가지 키워드 포함 여부로 각 종목의 점수를 산출한 뒤 각 분야별로 상위 15개, 30개, 30개 종목을 지수에 편입한다. 개별 종목 최고 비율은 3%로 제한하며 그중 점수 순위가 각 분류 내 하위 20%에 해당하면 비율을 2%로 더 낮추도록 설정되는 식이다. 리밸런싱은 연 2회(1·7월) 반기로 진행된다.

‘타이거 Fn 신재생에너지’, 한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

타이거 Fn 신재생에너지 ETF(377990:KS)는 한국에 상장한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투자 포인트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그린 뉴딜과 탄소 효율 등 각국 정부의 적극적 친환경 정책 발표에 따른 수혜, 둘째는 ESG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기업의 꾸준한 투자 증가, 셋째는 태양·풍력·수소·기타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 등이다. 업종별 비율은 5월 31일 기준 산업(55.5%), 소재(28.2%), IT(11.7%), 에너지(1.3%) 순이고 씨에스윈드·한화솔루션·OCI·LS·두산퓨얼셀 등이 포트폴리오 상위에 자리한다.

기초 지수로 에프앤가이드 신재생에너지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의 과거 2년간 발간한 리포트와 공시 보고서에 텍스트마이닝 기술을 적용해 신재생에너지 키워드 유사도 점수를 산출한 후 점수가 높은 상위 4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일반 상황에서는 기초 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지수 구성 종목 전체를 편입하는 완전 복제 전략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하다면 최적화 기업을 적용해 일부 종목만 편입하는 부분 복제 전략을 사용한다.

사회·지배구조 이슈도 중요성 부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E(환경)뿐만 아니라 S(사회), G(지배구조) 대응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사회적 가치’ 관점에서 국제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팬데믹은 오랫동안 노력해 온 성평등과 빈곤 퇴치 등 노력을 후퇴시켰고 노동·교육·복지·의료 차원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게다가 전쟁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블록화(지역주의화 현상)’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많은 국가가 동참해 온 세계화 노력이 후퇴하는 가운데 당분간 전 세계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기업 경영에서도 관련 이슈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은 조직 내 인종 및 성별 다양성, 노동 환경과 임금 형평성, 보상 체계, 교육 프로그램 등 인적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유럽에서는 기업 임원의 일정 비율 이상 여성 기용을 의무화하는 ‘여성 할당제’ 논의가 활발하다. 6월 초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2026년 6월까지 유럽 상장 기업은 이사회 구성의 최소 40%를 여성을 비롯한 과소 대표된 성(underrepresented gender)으로 채우는 제도가 도입된다.

지배구조(G) 이슈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은 주식 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배구조 이슈가 줄곧 지적돼 왔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됐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 기업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도입해 전사적으로 ESG 경영을 강조하는가 하면 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해 ESG 경영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상장 기업의 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제출 대상이 지난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에서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 적용되며 더 많은 기업이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1391호와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더 많은 ESG 정보는 ‘한경ESG’를 참고하세요.)

김진영 키움증권 글로벌 ETF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