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품형 프리미엄 패키지 강화…‘여행이지’ 브랜드로 2030 위한 새 상품 기획
김명진 대표는 1995년 세방여행사를 시작으로 노랑풍선 등을 거쳐 현재 교원투어 사업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8여 년 동안 국내 여행업의 변천사를 직접 몸으로 겪은 업계 베테랑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여행업계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고 했다.코로나19 사태로 입은 타격이 과거 다른 위기 때와 비교하면 어떤 수준인가.
“코로나19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외환 위기로 여행사가 줄도산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인바운드(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 분야는 성업해 여행업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았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니 오히려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관련 여행 상품을 팔던 곳들은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일본 네트워크가 강한 곳들은 오히려 큰 기회였다. 하지만 코로나19 거리 두기 기간에는 인바운드·아웃바운드가 모두 어려웠다. 하늘길이 모두 막힌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투어가 여행업 강화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교원의 KRT 인수는 코로나19 시즌에 유일하게 진행된 여행사 인수·합병(M&A)이다. 원래 2019년 말 그룹 차원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 2020년 초 새로운 여행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길어져 계획을 뒤로 미루던 중 2021년 1월 중견 여행사인 KRT를 인수하면서 여행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교원그룹은 1996년부터 여행 사업을 시작했고 그동안 프리미엄 시니어 여행 전문 브랜드인 ‘여행다움’을 운영해 왔다. ‘여행다움’ 소셜 채널 회원이 10만 명이 넘고 충성도도 높다. 교원투어는 믿을 수 있는 여행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KRT는 1998년 설립돼 직원 120여 명을 보유한 동유럽 전문 여행사로 여행업계 10위권 규모다. 교원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점유율 기준 업계 3위까지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로운 브랜드 ‘여행이지’를 론칭했다.
“여행이지는 여행과 이지(easy)를 결합해 ‘쉽고 편리한 여행의 가치’를 담았다. ‘이게 바로 여행이지!’의 중의적 의미도 있다. 고객에게 신뢰받는 여행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다. 소비자 니즈 조사를 철저하게 반영한 브랜드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과거 행태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젊은층, 소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과거의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새벽부터 버스 타고 이동해 관광지에 도착하면 재빨리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양적 소비를 지양하는 것이다. 한 곳을 더 오래 보고 싶어 하기도 하고 현지인처럼 체험하길 원하는 여행객도 많아졌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안에서 더 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가 반영된 브랜드이고 그렇게 여행 상품을 구성 중이다. ‘여행이지’가 앞으로의 여행을 더욱 쉽게 즐겁게 만들어 주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젊은층은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을 것 같다.
“여행객 니즈 조사 결과는 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연령대에서 패키지 여행 증가를 예상한 비율이 전체의 56.4%나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이 전체의 22.8%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0대 여성 응답자가 가장 높은 비율로 패키지 여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위기라고 하지만 여행업계에는 기회로 작용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안전한 여행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거리 두기 해제 이후 그동안 참고 있던 여행 수요가 예상대로 증가했다. 특히 여름휴가 시즌인 7월 들어서는 전년 동월 대비 네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별 입국 절차가 까다롭고 일본은 패키지 여행객에 한해서만 입국을 허가한다. 이런 주변 환경이 패키지 여행 주요 고객이 아니던 젊은층을 흡수하고 있다.”
의외다. 달라진 여행 트렌드가 또 있나.
“프리미엄 서비스 수요가 늘었다. 비즈니스석을 포함한 패키지 판매 확대가 그 증거다. 여행이지 홈쇼핑 판매 여행 상품 트렌드를 보면 눈에 띄는 점이 비즈니스석 여행 상품 예약률이 높아졌다는 거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여행에 대한 니즈가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여행 수요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았고 현재 비행기 좌석도 많지 않다. 여행 트렌드 결정 요소 중 큰 부분은 교통이 차지한다. 직항 노선이 생기거나 항공편이 많아지면 여행사들이 상품을 많이 만들고 그러면 홈쇼핑 방송도 늘어나면서 소비자 노출이 급속도로 증가해 해당 지역 여행객이 크게 증가한다. 현재 항공 노선이 2019년 대비 27% 정도밖에 복구되지 않았으니 예단할 수는 없지만 향후 항공 노선, 좌석 확보 등이 여행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여행 상품 수요는 계속 증가 추세다.”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은 과거에도 있었다.
“디테일한 서비스가 달라진다. 고급 호텔, 비즈니스 좌석 이런 정도가 아니라 고객에게 완전히 커스터마이징된 상품으로 특화하는 것이다. 기존 타사에서 비즈니스석을 타고 4성급 호텔에서 숙박하는 상품이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프리미엄 패키지는 좋은 시설을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 확실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 고객이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리무진으로 공항까지 모시고 깔끔한 복장을 입은 전문 가이드가 제대로 격식을 갖춘 의전을 하는 것을 말한다. 외부에서 전문가도 영입했다. 비용도 세 배쯤은 높다. 내년쯤 론칭할 계획이고 이에 맞춰 프리미엄 크루즈 여행 상품도 개발 중이다. 유럽 스타일의 리버 크루즈 여행 상품이다. 일반 패키지 상품 구성 인원도 기존보다 10여 명 적어졌다. 아예 25명이 넘어가면 예약을 받지 않는다. 적은 인원이 더 쾌적하게 여행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용을 더 내도 수용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세대별 특징은 있나.
“세대별·목적별·여행 유형별 특징이 다 다르다. 각각의 니즈에 맞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패키지 여행도 획일화된 구성으로는 승부하지 못한다. 2030세대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니즈를 실현하기 위한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 스페인에 갔지만 누구는 건축 여행을 하고 싶고 누구는 현지 라이프스타일 체험에 더 관심이 많기도 하다. 이런 부분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패키지 여행의 주요 이용층인 4050세대는 자녀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교육적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그래서 ‘교육 사업 연계 해외 패키지 여행(롱 스테이 여행 포함)’도 만들었다. 60세 이상은 여생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그들 세대가 원하는 여러 가지 경험이 가능한 상품을 개발했다. 접근 방식도 다르다. 20대는 모바일, 소셜의 댓글로 보는 평판 등에 익숙하다. 50대 이상은 주변 지인의 추천, 여행사 홈 페이지에서의 예약, 대중 매체나 여행사에서 보내주는 소식지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여행 고객의 니즈를 디테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트렌드를 분석해 내놓은 여행 상품이 있나.
“‘MZ 픽(Pick)이라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2030세대를 위한 특별한 여행을 위해 ‘내가 픽한 나만의 여행’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기획한 테마 여행으로, 개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이색 여행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익사이팅 픽’에서는 트레킹·쿠킹 클래스 등현지 문화 체험과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먹킷 픽’에서는 미쉐린 식당부터 현지 필수 길거리 음식까지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쇼핑 픽’, ‘호캉스 픽’ 등 총 4가지 유형 중 목적에 맞는 여행을 선택해 떠날 수 있다. MZ 픽 상품은 개발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팀도 구성했고 팀을 이끄는 팀장도 MZ세대가 맡았다. 처음에는 40대 팀장이 이끌다가 소비자의 니즈를 보다 빠르게 흡수할 인력으로 교체한 것이다. 8월부터 배우 조승우 씨가 브로드웨이(뉴욕)·스페인 상품 홍보를 시작했다. ‘브로드웨이(뉴욕) vs 스페인’이라는 콘셉트로 두 여행 상품을 두고 투표를 진행한다. 그후 자신이 선택한 지역이 선정되면 추첨을 통해 왕복 항공권을 지급하면서 MZ 픽 상품을 홍보할 계획이다.”
여행은 언제쯤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나.
“2024년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아직 힘들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도 남아 있지만 항공 노선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돼야 한다. 2023년 말이면 100%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예약 수요 등을 고려해 2024년에는 전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고객들의 니즈 파악과 다양한 상품 구성에 집중할 것이다. 얼마 전에는 한 20대 고객이 해외에 나가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그런 의견 하나하나가 ‘여행이지’의 상품으로 나올 예정이다. 원하는 여행이 있다면 언제든 ‘여행이지’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 = 성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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