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간암센터 박희철, 유정일, 최문석, 신동현 교수.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AD.31229916.1.jpg)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암병원 간암센터 박희철‧유정일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최문석‧신동현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다학제 접근’에 기초해 간암 분야 방사선종양학의 변화와 발전을 분석, 암 치료 분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가 간암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은 ‘삼성서울병원 간세포암 레지스트리’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 2017년 사이 간암 진단을 받은 환자 9312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간암 환자 중 1차례 이상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2445명(26.8%)으로, 469명은 초기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초기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들을 분석했더니 2005년 당시 진단 환자의 0.5%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3%를 차지할 만큼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에 더해 체부정위 방사선 치료, 양성자 치료 등 기술 발전으로 방사선 치료가 보다 정교해지면서 기존엔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생존율 개선도 두드러졌다. 첫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적용했을 때 2005년 등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에 머물렀지만 2017년 등록 환자는 30.1%로 24.7%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수술과 같은 표준 치료가 불가능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 힘든 데도 방사선 치료로 이같이 생존율이 높아진 것은 특기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첫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와의 생존율 차이도 작아졌다. 방사선 치료를 첫 치료로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기대 생존율이 2005년 38% 수준이었지만 2017년에는 54%에 다다랐다. 방사선 치료의 빠른 발전 속도만큼 치료 성적 향상도 가팔랐던 것이다.
학계도 방사선 치료의 발전을 가이드라인에 담는 등 위상 변화도 뒤따랐다. 2022년 대한간암학회-국립암센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치적 치료가 어려운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양성자 치료를 포함한 방사선 치료를 차선책으로 권고했다.
최근엔 국소 진행형 간암에서는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병용하면 기존 표준 항암 요법보다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가 발표되는 등 환자 예후 개선에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래 발전 전망도 밝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부터 간암 양성자 치료를 시작해 현재 암세포가 간 조직 내 머물러 있는 경우 50% 이상 환자를 양성자로 치료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 해 간암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는 환자는 300명을 넘어섰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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