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석 의식주컴퍼니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P&G(Profit&Growth) 그룹장

[인터뷰]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빨랫감이 수북이 쌓였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집안일로 여겨졌던 빨래를 ‘정기구독’할 수 있다니.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던 ‘고정관념’을 깨부수며 무서운 성장 곡선을 그려가고 있는 의식주컴퍼니의 ‘런드리고’ 이야기다.

2019년 3월 론칭한 ‘런드리고’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여 만인 현재 누적 회원 수 40만명(가구), 월정액 등 요금제 가입 활성 고객 수는 10만명(가구)에 이른다. 빠르게 늘어나는 회원수에 매출액 또한 무섭게 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매출액은 약 180억원, 올 연말 기준 매출액 400억원가량을 예상 중이다. 지난 2021년 기준 매출액은 약 150억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매출(약 16억원)과 비교하자면 2년여 사이에 무려 9배가 급증한 셈이다.

지난 8월29일 김천석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P&G(Profit&Growth) 그룹장으로부터 ‘집안일의 혁신’에 성공한 런드리고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천석 의식주컴퍼니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의식주컴퍼니
김천석 의식주컴퍼니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의식주컴퍼니
-런드리고는 “세탁은 당연히 집안일”이라는 전통적인 관념을 뛰어넘어, 세탁이라는 가사 활동을 외주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성우 대표는 의식주컴퍼니를 창업할 당시부터 ‘세탁’이라는 하나의 서비스 보다는 고객들의 의식주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세탁’이라는 하나의 아이템에 집중한 것 또한 분명한 이유가 있죠. 기본적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공간’을 누리기 위해 상당히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세탁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런드리고’의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근간이 됐습니다. 런드리고는 ‘세탁’이라는 좁은 서비스 영역이 아니라, 의식주라는 더 넓은 영역을 염두에 둔 전략적인 설계가 밑바탕이 된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고객들을 설득하는 것 역시 ‘고객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런드리고를 이용해 본 서비스들이 실제로 평소 생활을 하며 느꼈던 불편함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저희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최우선에 두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고요. “

-런드리고의 최대 경쟁자는 ‘가정 내의 세탁기’ 입니다. 소비자들이 세탁기를 구입하는 대신 런드리고를 사용했을 때 얻게 되는 차별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세탁이라는 행위를 좁게 해석을 하느냐, 혹은 더 넓게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에 따라 의식주컴퍼니가 가질 수 있는 ‘사업 기회’ 역시 달라질 거라고 봤고요. 세탁이라는 게 좁게 보면 ‘세척’을 말하는 거겠지만, 실제 소비자 조사를 통해 저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현재 대한민국 가구는 평균적으로 세탁에 5시간 이상씩 쓰고 있습니다. 세탁물을 분류하고, 다시 개고 정리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다 포함했을 경우 상당한 시간을 ‘세탁’이라는 집안일에 들이고 있는 겁니다.

처음 서비스를 론칭 할 때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세탁’이 차지하는 부분이 굉장히 크다는 데 착안했습니다. 고객들이 일상 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세탁’과 관련한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를 구상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 고객들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뒀습니다. 이와 같은 ‘고객들의 총체적인 경험’에 집중하고자 했던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비단 세탁이라는 행위자체 뿐 아니라 그에 필요한 ‘시간’과 함께 세탁기가 차지하는 주거 시설 내의 ‘공간’까지 고민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고, 그와 관련한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그렇다면 세탁에 대한 고객들의 경험을 바꾼 런드리고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와 같은 고민의 대표적인 산물이 ‘런드렛’입니다. 런드렛은 말하자면 손쉽게 빨랫감을 보관할 수 있는 ‘커다란 빨래 바구니’ 혹은 ‘빨랫감 옷장’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런드렛 안에 이미 빨랫감을 나눠 담을 수 있도록 공간이 구분돼 있어서, 고객들은 빨랫감을 구분하는 스트레스 없이 손쉽게 빨랫감을 보관할 수 있죠. 그렇게 보관한 빨랫감은 런드리고에 맡겨 놓으면 알아서 세탁이 된 채 집으로 돌아오니까요. 이후에도 고객은 런드렛에서 따로 빨랫감을 빼내 정리할 필요가 없이 곧바로 옷장에 두고 세탁된 의류들을 꺼내 입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오브제인데, 실제 고객들의 반응 또한 너무 좋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또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서 자신감을 얻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공객들에게 혁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하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세탁은 오랫동안 혁신이 어려운 분야로 여겨져 왔습니다. 실제로 세탁이라는 서비스를 들여다보면 ‘세탁’이라는 행위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죠. 혁신이라고 해도 ‘세탁기’나 ‘건조기’와 같은 기기들의 성능 개선, 정도가 전부였으니까요. 빨래를 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거쳐야 하는 행위들 자체에는 혁신이라 할 만한 변화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는 동네 세탁소를 이용했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무엇보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동네 세탁소에 맡겼을 경우 세탁의 과정을 볼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가격 책정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고요. 이와 같은 지점에서 고객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있다고 생각했고, 저희는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 ‘고객 경험’을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고객 경험’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요?

“서비스 초기에는 일부 고객군들을 대상으로 해서 ‘심층적인 인사이트’를 찾기 위한 소비자 행동연구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고객 수가 늘어나면서 비대면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험이 확산되고 있죠. 덕분에 조금 더 규모 있게 대규모 소비자 서베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2022 런드리 인사이트 리포트’를 발표했고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인사이트를 축적해서 지속적으로 리포트를 발간 할 예정입니다. 의식주컴퍼니의 모든 서비스는 세탁에 대한 부분들을 고객이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같은 업종 내의 서비스들은 물론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도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 정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번 리포트에 따르면 실제로 고객들이 빨래라는 집안일과 관련해 눈에 띄는 변화가 있나요?

“최근에 조사한 바로는 1인 가구와 다운 가구들의 ‘빨래’에 대한 경험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에 따라 런드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패턴에도 당연히 차이가 있고요. 런드리고 고객 가운데 현재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약 40% 정도입니다. 2인 가구 이상의 비율이 60%가 넘죠. 런드리고와 같은 서비스는 1인 가구에 더 적합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인 셈입니다. 저희가 집중하는 부분은, 이처럼 고객군마다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에 차이점이 뚜렷하고, 그에 맞춰 서비스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앞서 말씀드린 ‘런드렛’고 다인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공간이 상대적으로 더 좁은 1인가구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죠. 때문에 비교적 공간을 덜 차지하는 ‘라이트백’을 따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고요. 이처럼 고객들의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그에 맞춰서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세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국내 최초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세탁 스마트 물류 센터의 구축’이 매우 중요한 과제였을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세척만 놓고 보면 혁신이 가능한 부분이 적을 수 있지만 세탁의 전 과정을 놓고 보면 혁신이 필요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탁이라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죠. 세탁물의 분류나 옷감별 분류, 색상 분류 등 세탁의 방법도 이해해야 하고요, 물세탁과 드라이클리닝의 방법은 물론 물 온도 등도 모두 그에 맞게 적절한 세탁이 가능해야 하니까요. 물론 최근 세탁기와 같은 기기들의 발전은 놀랍습니다. 여러가지 기능이 들어가 있죠. 그런데 소비자들의 경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와 같은 다양한 세탁기의 기능을 모두 알고 그에 맞게 활용한다고 답한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이와 같은 점부터 고객들이 세탁이라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외부 세탁소에 맡기는 경우에도, 세탁물을 인수하고 위탁하는 과정을 포함해서 세탁물을 받을 때 상태를 고객과 세탁소가 합의하는 과정이나 단계들이 필요하고요.

기존의 동네 세탁소는 ‘개인 대 개인’ 간의 거래인만큼 그 과정이 단순하고, 처리 물량 또한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런드리고는 회원수만 40만 가구가 넘어갑니다. 이와 같은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세탁물을 인수하고 입고하고 출고하는 모든 과정들이 분업화되어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최첨단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런드리고의 ‘스마트 세탁 공장’에서는 어떤 최첨단 기술이 활용하고 있나요?

“런드리고가 운영 중인 세탁 공장은 각 팩토리마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근무하고 있을 만큼 인프라가 어마어마합니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세탁 공장이라고 자부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입고와 출고의 자동화입니다. 각 팩토리 마다 하루에 3000~4000가구의 세탁물이 들어온다고 치면, 또 각각의 런드렛 안에는 10개 이상 세탁물 들어있습니다. 이와 같은 어마어마한 물량을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인력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죠. 특히 최근에는 입고 자동화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능을 활용한 AI 스타일 스캐너를 올해부터 현장에 적용합니다. 현재 특허 출원 중이고요.”

-런드리고는 다양한 세탁 관련 서비스를 통해 광범위한 ‘의류 데이터’를 얻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의류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준비 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의류 데이터는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의 핵심인 AI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패션 산업에서는 특히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희는 세탁 산업이지만 그 어느 패션 업체보다 광범위하고 실제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죠. 실제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과 관련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와이셔츠를 반복해서 맡기는 고객들의 니즈에 맡게 와이셔츠 구매를 권한다든가 하는 게 가능합니다. 말하자면 ‘코디네이터’ 서비스인거죠. 아직은 이와 같은 사업기회들이 구체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의생활과 관련한 데이터를 가장 잘 축적할 수 있는 기업이고, 이와 같은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고객들의 의식주 문제와 관련한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자연스럽게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외에 런드리고의 서비스를 위해 최근 또 역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친환경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요즘에는 사실 고객들이 가장 먼저 이와 같은 친환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저희 또한 이 점을 그 어느 부분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실제 런드리고의 충성 고객들 중에는 친환경적인 비닐 포장재의 사용과 같은 점들을 런드리고의 장점으로 봐주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고요.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세탁하는 방식이 결코 환경에 적합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죠. 세제의 투입량이나 물 사용량 같은 부분에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소량의 세탁을 위해 자원을 낭비하게 될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존재하고요. 런드리고의 스마트 세탁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탁 장비들은 이미 검증을 마친 제품들입니다. 운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뛰어나기 때문에 물의 낭비나 과도한 세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죠. 과학적으로 가장 최적화된 레시피를 활용하고 있고요. 실제 대규모 세탁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한국 정부에서 요구하고 있는 친환경 관련 엄격한 기준들을 다 충족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의류 세탁과정에서 고려해야만 하는 의류 미세 플라스틱 등에서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친환경 세탁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런드리고 내에서도 라이프스타일자체브랜드 ‘라이프고즈온’ 다양한 서비스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인 ‘런드리고’를 중심으로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를 시도 중입니다. 현재는 고객들에게 배송비 없이 패키지 프리로 판매하는 것을 가장 중점으로 삼고 있고요. 실제 고객들 가운데 한달 내에 커머스 서비스를 재이용하는 비율이 30% 정도에 다다를 만큼 높은 편입니다. 월정액을 기반으로 세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반복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올해 하반기나 내년을 목표로 이불이나 의류 ‘보관’ 서비스 등도 준비 중입니다. 실제 고객들 가운데는 이불 등을 보관하는 데 상당히 많은 공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착안한 서비스입니다. 나아가 의료나 이불 등의 중고거래도 준비 중입니다. 현재는 노하우를 축적하는 단계이고, 조만간 더 많은 노하우와 고객 경험 등이 축적된다면 이 부분에서 역시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주컴퍼니 지난해 미국 세탁 스마트팩토리 EPC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에도 아워홈 자회사인 크린누리 등 다양한 세탁 관련 업체들을 인수했습니다.

“단계적으로 설명하자면, 의식주 가운데 ‘의’에 집중한 서비스들을 먼저 시작한 것입니다. 그와 관련해서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가 ‘런드리고’이고요, 두번째가 펭귄하우스 인수를 통해 진출한 무인세탁소인 ‘런드리24’, 그 다음으로 아워홈 자회사인 크린누리 인수를 통해 진출한 호텔 등 B2B세탁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세 영역을 모두 아우르게 된다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의식주컴퍼니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보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세탁 산업’에 접근하고자 해요. 실제 매출적인 측면에서도 무인세탁소와 호텔세탁 부분의 성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런드리24와 관련해 동네세탁소들과 상생 방안이 따로 마련돼 있나요?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존의 시장을 와해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갔다가 벽에 부딪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런드리고 또한 이와 같은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하고 있고요. 다만, 저희가 바라보는 가능성은 명확합니다. 세탁이라고 하는 사업 영역은 명백하게 자연폐업률이 높은 산업입니다. 그만큼 노령화되고. 실제 세탁소를 영위하는 점주 분들도 인건비 정도를 벌어가면서 가게를 운영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그만큼 자영업으로서의 매력 또한 떨어진 거죠. 이와 같은 관점에서 런드리24는 동네 세탁소들과 경쟁보다는 상생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큽니다. 실제 동네 세탁소에서도 런드리24를 활용하는 게 가능합니다. 런드리24의 인프라를 활용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물량을 세탁하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이를 위해 동네세탁소 점주들에게는 가격 등 측면에서 혜택을 드리고 있기도 하고요. 이와 함께 ‘런드리 유니버시티’도 준비 중입니다. 원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세탁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다방면으로 기존 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통해 자연스럽게 산업의 전환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진출도 준비 중입니다.

“세탁이라는 게 보편적인 행위잖아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빨래를 안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현재는 국가 보다는 도시 단위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가 후보지 입니다. 바쁜 생활에 익숙하고 주거비가 높은 지역들이죠. 하지만 이 역시 각 도시마다 세탁에 대한 경험이 다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잘 학습하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

-세탁벤처 업계 첫 ‘유니콘 후보’로 꼽힙니다.

“국제적인 상황을 보자면 최근 스타트업들은 몇 개월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축되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건 맞습니다. 저희는 운이 좋았습니다. 이 부분을 부인할 수는 없죠. 하지만 저희가 생각하기에 의식주컴퍼니는 저희가 생각하는 성장곡선의 매우 어얼리 스테이지에 있습니다. 기본적인 체력, 체질개선, 수익성과 같은 부분들에서 현재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고요. 보다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면,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유니콘’이나 ‘메타콘’은 사실 저희가 잘 하면 결과적으로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탁 정기구독 서비스가 이제 막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소비자들이 먼저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더 좋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한국 시장에서 사랑받는 서비스로 명확한 성장을 거두는 게 가장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