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에 외인 이탈↑…"한은, 금리 빠르게 올려야"
천장마저 뚫릴 기세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으며 파죽지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환율 흐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13년 만에 환율이 치솟으면서 자본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가팔라진 긴축 흐름으로 킹달러 흐름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국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올려야한다는 주장이다. 환율이 오를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 인상기에 안전 투자처로 주목받던 채권 시장마저 한미 간 금리 차 역전으로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변정규 미즈호은행 전무는 "달러 강세 흐름은 지난 1년 중에 최근 6개월간 더 빨리 상승했는데 한미간 금리 격차도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이라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밖에 없는데 결국 달러 강세 흐름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전무는 달러 강세 흐름에 대해 중앙은행에서도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결국 달러 강세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는 직격탄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수출 종속 변수로 환율을 볼 때 순매도에 나선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수출 전망 악화에 따른 결과물로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외국인의 패닉 셀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 추이는 급격하게 줄며 자금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변 전무는 "통화가치가 조정이 되면 결국 자산시장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며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한미간 금리역전 상황이 과거 금융위기 때와는 굉장히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2018년도에 미국 금리 최고치가 2.5%에 달했다면 현재는 4%대까지 올라선 상태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한국도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결국 원·달러 환율 불안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환율은 금리, 금융시장, 자본시장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있는데 달러발 통화가치 조정이 일어나면 자산시장내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결국 자산시장에 대한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