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안보 · 디지털 헬스·모빌리티·지속 가능성 등 5가지 핵심 주제 선정…2200여 개 기업 참가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3’ 개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LG전자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내년 핵심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시 주요 기술로는 웹3.0·메타버스·트랜스포테이션·디지털 헬스 등이 꼽힌다.전시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대폭 축소된 오프라인 행사가 3년 만에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며 CES 행사를 주도해 온 한국 기업들도 올해 현장 참석에 나선다. 2023년 CES 온다…‘웹3.0·메타버스’ 주제 신설CES 2023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내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열린다. 사전 미디어데이는 1월 3~4일 열린다. CES는 매년 1월 CTA가 주최하는 글로벌 전시·체험 행사로, 전 세계 각지의 주요 기업들이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센트럴홀·노스홀·사우스홀 등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업계 관계자와 방문객에게 내년 핵심 기술 또는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확정된 주요 연사는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 마이클 카산 미디어링크 설립자,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CEO, 존 메이 존디어 회장, 리사 수 AMD 회장,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 등이다. 기조연설 주제는 ‘끊임없는 세상에서 하는 연결과 커뮤니티의 구축’이다. 성공적인 브랜드가 어떻게 기술과 독창성을 결합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CES 2023에는 전 세계 158개국에서 약 2200개(11월 3일 기준) 기업이 참가하며 총 41개의 기술이 전시된다.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로보틱스·드론·증강현실(AR)·가상현실(VR)·모빌리티·메타버스·사물인터넷(IoT) 등 주요 기술뿐만 아니라 디지털 건강, 지속 가능성, 스포츠 테크, 스페이스 테크 등 다양한 기술이 다뤄진다.
CTA는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CES 개최 전에 주요 전시 업체를 선정하는데 CES 2023 주요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있다. 이 밖에 아마존·캐논·구글·존디어·메르세데스-벤츠·퀄컴·소니·버라이즌 등이 내년 CES에 참가한다.
CTA는 내년 전시의 주요 기술 카테고리로 모빌리티·트랜스포테이션, 디지털 헬스 등 헬스테크, 웹3.0·메타버스, 지속 가능성, 인간 안보 등 총 5개를 선정했다.
우선 CES 2023에는 ‘웹3(웹3.0)과 메타버스’ 주제가 새롭게 추가됐다. 웹3.0은 쉽게 말해 3세대 인터넷이라는 의미로, 미래의 웹 환경을 뜻하는 단어다. 현재 사용하는 유튜브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이 2세대 인터넷(웹2.0)이라면 웹3.0은 탈중앙화를 통해 더 개인화되고 고도화·지능화된 웹이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현실(VR)로, 온라인에서 현실 세계와 동일한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금융·자동차 등 모든 산업에서 IT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여기에 메타버스·코인·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등 차세대 기술이 관심을 받자 CES 2023에서는 웹3과 메타버스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관련 주제에 대해 전문적인 전시를 진행한다.
CTA는 “새로운 웹3 카테고리는 메타버스·암호화폐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가상 세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일하고, 노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헬스는 헬스케어의 디지털 전환(DX)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내년 CES에서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여기에는 다국적 체외 진단 기업 애보트·롯데헬스케어, 텔레메디신 기업 메드완드솔루션·오므론헬스케어·위딩스 등이 참석해 전 세계 건강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한 도구와 기술을 선보인다. 이들은 기술과 접목해 진단 정확성을 끌어올리고 클라우드를 이용한 확장성을 선보인다. 또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생체 신호 측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IT 기기도 발표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의 내년 기술 전시는 역대급 규모로 관측된다. 웨스트홀에는 약 300개의 기업이 들어서고 전시 규모도 직전 전시 대비 25% 확대된다. 최신 자율 주행·전기차·개인 이동 장치 등을 포함해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이 모인다.
지속 가능성은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기술 혁신을 통해 어떻게 에너지를 절약하고 발전량을 늘릴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한 주제다. 이 밖에 식량 부족,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 자연재해 복구, 스마트 도시 전력 공급, 수질 개선 등 다양한 문제에 어떻게 기술이 적용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다.
인간 안보는 질병·범죄 등 다양한 문제에서 인간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등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발생하면서 인간 안보가 중요 화두로 꼽히고 있다. CES 2023에서는 인간 안보 카테고리 산하에 식량 안보, 의료 서비스 이용, 경제 안보, 환경 보호, 개인의 안전, 커뮤니티 보안, 정치적 자유, 유동성 등 8개 세부 주제를 새로 개설해 기술이 인간 안보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LG, 혁신상 위주 전시관 꾸민다…CES ‘대규모 행사’ 성공할까그간 CES 행사에서 가장 넓은 부스를 운영해 온 삼성전자와 롤러블 TV로 방문객의 관심을 끈 LG전자 등도 CES 2023 참가와 부스 운영을 확정 지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CES에서 최근 수상한 CES 혁신상 제품 위주로 전시관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스에는 가전제품·디스플레이·모바일의 초연결 중심의 신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기기들이 진열될 예정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영상 디스플레이 18개, 모바일 11개, 생활 가전 10개, 반도체 7개 등 총 46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이 가운데 2023년형 TV 신제품, 게이밍 모니터, 생체 인증 카드용 솔루션 ‘지문 인증 IC’ 등 3개는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에 수여하는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생활 가전에서는 비스포크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의 서비스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수상하며 생활 가전 부문에서 역대 최고로 많은 10개의 혁신상을 기록했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최근 출시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갤럭시Z폴드4, 갤럭시 워치5프로, 삼성월렛 등이 혁신상을 받았다.
LG전자는 28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가운데 LG 올레드 TV, LG 올레드 플렉스는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이 밖에 LG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 LG 코드제로 A9S, LG 트롬 워시타워 컴팩트,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 LG 엑스붐 360 등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 오프라인 행사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재계 총수들의 방문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신년 첫 해외 출장지로 라스베이거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CES 2023은 2020년 초 진행한 ‘CES 2020’ 이후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로, CTA 측은 CES 2023 방문객이 올 초 진행한 ‘CES 2022’ 대비 4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이 CES 2023을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오고 있다”며 “우리 목표인 10만 방문객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CES 행사에는 국내외 4400~4500여 개 기업이 참석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규모가 축소됐다. CES 2020은 전 세계 161개국, 4500여 개 업체가 출사표를 냈고 방문객은 18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한 오프라인 국제 행사들이 잠정 중단됐고 이듬해 1월 열린 CES 2021은 100% 온라인 개최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화웨이 등 다수의 중국 기업과 구글·현대차·혼다 등 그간 CES에 참석해 온 주요 기업들이 불참하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다.
대면 행사로 전환된 ‘CES 2022’는 예년처럼 흥행하지 못했다. 약 160개국에서 2100개 기업이 참석했지만 부스를 축소하면서 전시 규모는 기존 오프라인 행사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내년 열릴 ‘CES 2023’은 CES 2020 수준으로 흥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지만 약 70~80% 수준까지는 회복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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