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 챗GPT 쇼크]

“안녕 챗GPT”로 시작했다가 날씨, 점심 추천으로 대화를 종료했다면 당신은 챗GPT 하수다. 챗GPT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AI가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다. 챗GPT를 알고 나면 ‘기회’가 보인다. “챗GPT, 어디까지 해 봤니.” [초보편]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월간 사용자 1억 명. 출시 두 달 만이다.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도 두 달 만에 이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머지않아 남녀노소 모두가 챗GPT를 사용할 수도 있다. 혹자는 구글 검색의 아성에 도전하는 게 챗GPT라고 말할 정도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사용해 볼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PC 앞에 앉아 보자.

사용법은 아주 간단하다. 오픈AI는 현재 연구 검토 단계에 있는 동안 사용자가 무료로 가입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일반에 공개했다. 첫 단계는 오픈AI 공식 사이트에서 ‘TRY 챗GPT’를 클릭하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 챗GPT를 검색하면 수많은 ‘낚시성 사이트’가 당신을 기다리니 오픈AI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하는 것이 수월하다.

챗GPT 바로가기

이제 다 왔다. 회원 가입만 하면 챗GPT를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 회원 가입에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등록을 위한 e메일 주소와 인증 번호를 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 번호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내 계정’이 생성됐다면 이제 무료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다(유료 서비스 현재 준비 중). 사용자 환경(UI) 디자인은 아주 간단하다.

사이트 왼쪽 상단에는 채팅창 목록과 새로운 채팅창을 열 수 있는 ‘뉴 챗(NEW CHAT)’ 기능이 있다. 왼쪽 하단에 오픈AI의 공지 사항이나 업그레이드 계획, 사용자가 빈번하게 묻는 질의에 대한 답변, 설정 등이 담겨 있다. 중앙에는 챗GPT 사용법이 간략하게 기재돼 있다. 답변이 가능한 질의 사항과 불가한 제한 사항 등이 단문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중앙 하단에 ‘질문창’이 있다. 마치 네이버의 검색창, 구글의 검색창과 같다. 이 질문창에 사용자가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입력하면 챗GPT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실전편]실전이다. 챗GPT는 무엇에 답해 줄 수 있을까. 챗GPT에 직접 어떤 작업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답변은 이렇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첫째, 질문에 답하기 : 일반적인 지식에서 특정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둘째, 대화형 AI : 인간과 같은 대화에 참여해 상황에 맞게 적절하고 일관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셋째, 문서 생성 : 기사·이야기·시 등 다양한 상황을 기반으로 문서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넷째, 번역 :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텍스트를 번역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요약 : 긴 텍스트를 더 짧고 간결한 버전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바로 숙제를 줘봤다. “현대카드에서 발표한 보도 자료를 기사로 써줘.”

현대카드 홍보팀의 인사와 함께 주요 내용은 단 두 문장, 그것도 한국어와 영어 혼용으로 구성된 보도 자료를 질문창에 ‘복붙’했다.

‘┃’

커서의 깜박임은 마치 생각하는 것 같았다. 1초, 2초, 3초…. 잠깐의 깜박임 후 마치 상대가 타자를 치듯이 한 단어, 한 단어가 생성되며 문장을 만들었다. “현대카드는 애플과 손잡고 애플페이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정확한 세부 사항은 나중에 발표될 것이다. 이번 제휴는 애플페이를 국내 시장에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을 물어도 빠른 속도로 답이 돌아왔다. 이후에는 그 능력치에 경악했다. 애플페이에 대한 기사를, 그것도 뉴욕타임스 유형으로, CNN 유형으로 써 달라는 질문에 챗GPT는 1분도 안 돼 제목과 본문 내용이 완벽한 뉴욕타임스·CNN 스타일의 각기 다른 기사를 눈앞에 선보였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기사에 날짜가 빠졌다고 말하자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발표 날짜를 반영한 내용을 다시 전달했다. 내용을 요약해 달라고 하자 압축된 요약문을 선보였다. ‘더 짧게’ 요구하면 보다 더 짧은 문장을 제시했다.

무력감이 찾아왔다. AI가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자조적으로 물었다. “나는 네가 무서워.” 챗GPT는 답했다. “나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인간을 해치지 않고 보조하고 의사 소통하도록 설계된 AI 언어 모델이다. 나를 질문에 답하고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해”라고 했다.

2016년 알파고와 인간의 세기의 대결에서 3연패를 한뒤 천재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은 이렇게 말했다. “(알파고에) 분명 약점은 있었습니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패한 것은 아닙니다.”(잘못된 말이 아니었다. 알파고를 이긴 인간은 이세돌 9단이 유일하다.)

챗GPT의 약점을 찾아야만 했다. “현대카드만 애플페이와 제휴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챗GPT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국내로 가져오기 위해 애플과 제휴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기관과 기업들도 향후 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공포’였다. 생각한 것보다 더 똑똑했다.

허점을 찌르자.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현대카드의 대표이사는 누구야.” 챗GPT가 답했다. “2021년까지의 정보만 담고 있는데, 이 기준 현대카드 대표는 백영희 사장입니다.”

짜릿했다. 챗GPT가 틀렸다. 2021년 이전에도 백영희란 사장은 현대카드에 없었다. 챗GPT도 실수가 있다는 생각에 마냥 반갑다가 갑자기 등골이 서늘했다. “뭐야, 모르면서 왜이렇게 뻔뻔해.”
챗GPT가 다시 사과했다. “네 말이 맞아. 현대카드의 사장은 정태영이야. 내 실수를 고쳐줘서 고마워.”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챗GPT는 거짓말에 능통하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내용도 ‘진짜’인 것처럼 내놓는다. 뻔뻔하기 그지없다. 오픈AI는 “실수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라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학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챗GPT가 내놓은 답변 옆에 표시된 ‘좋아요’와 ‘별로예요’ 무늬의 버튼이다. 사용자는 이 버튼을 클릭해 결과물을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를 학습시켜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한 성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챗GPT는 경이로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알파고 이후 AI가 콘텐츠업계를 장악했지만 대중은 AI가 뜬구름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출시된 다수의 AI 챗봇 서비스가 단답에 그치거나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일반 대중이 생각하기에 기존의 AI 서비스는 다소 멍청했다. AI는 마케팅에 쓰였고 단어는 남발됐다. 대중은 지난 7년간 제대로 된 AI 서비스를 만나지 못했다. 기자 역시 알파고를 대적하기 전의 이세돌 9단처럼 챗GPT에 ‘진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방비로 처음 만난 챗GPT는 ‘공포’였다. [응용편]챗GPT는 “내가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과 수행의 품질은 내가 제공받은 훈련 데이터의 양과 유형은 물론 나를 구현하는 데 사용된 기술의 한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놀람은 아직 이르다. 챗GPT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전문가들은 “산해진미를 갖다 놓아도 요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챗GPT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챗GPT 응용편이다.

① 대화창 활용하기

한국의 대통령이 누구냐는 질문에 윤석열이 아닌 문재인을 답하는 챗GPT의 오류는 익히 알려져 있다(2021년 데이터까지 학습돼 있다). 하지만 그다음 질문에 대한 답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챗GPT에 ‘틀렸어.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야’라고 말한 후 다시 대통령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챗GPT는 처음과는 다른 답을 내놓는다. “제가 아는 바로는 2021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다만 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미처 알지 못하는 리더십에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챗GPT는 기억 저장 능력이 훌륭하다. 챗GPT에 적용된 GPT-3.5는 앞선 버전에서 ‘대화를 기억하는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챗GPT는 실제로 기자와의 대화에서 전후의 맥락을 파악해 답변을 내놓곤 했다. 그리고 해당 대화창 안에서는 대화를 기억하는 기능이 장기간 지속된다. 이를 활용하면 똑똑한 자신만의 전문 비서를 만들 수 있다. 뉴챗 1(의학지식), 뉴챗 2(법조 지식), 뉴챗 3(사무 보조)…. 즉, 각각의 대화창을 잘 활용하면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개인화된 자신만의 AI 비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초개인화 설정도 가능하다. 성별과 나이를 학습시키면 그에 맞춘 대답이 나올 것이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② 엔진 섞기

이제 더 이상 영문 e메일 작성 팁을 찾아보지 마시라. 챗GPT를 활용하면 영문 비즈니스 메일도 막힘이 없다.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팁을 하나 더 보탠다. 챗GPT를 기반으로 다양한 엔진을 섞으면 더 훌륭한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영어 기반의 챗GPT는 한국어 번역에 다소 취약하다. 이때 한국어 데이터가 보다 많은 네이버 클로바나 한국 번역 애플리케이션(앱)인 플리토 등을 활용하면 영문 비즈니스 메일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그 후 번역된 문장을 챗GPT에 입력하고 받는 이가 누구인지에 따라 비즈니스 e메일 형식으로 바꿔 달라고 제안하면 문장이 완성된다. 아니, 너무 잘 써서 감동 받을 수도 있다. 내 문장이 이렇게 뛰어나다고?

답장도 마찬가지다. 바로 챗GPT에 번역을 돌리면 어색한 번역문이 완성된다. 한국어는 한국 기반의 앱, 중국어는 중국 기반의 앱(바이두 등)을 통하면 보다 완벽한 문장 이해가 가능해진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기타]

이미 시장에는 초거대 생성 AI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 개인화에 맞춘 검색, 특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일반 이용자가 챗GPT를 학습시키는 것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유용한 결과물을 줄 것이다.

①뤼튼

뤼튼은 업무용 문자 콘텐츠를 작성해 주는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챗GPT의 기능에서 ‘광고 문구’를 학습시켜 이 기능을 특화시킨 앱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단 네이버의 초거대 생성 AI를 사용했다는 점, 한국어 기반 서비스라는 점이 다르다. 챗GPT에서 영어로 골머리를 앓았다면 한국어 기반의 뤼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년 차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뤼튼은 이메일, 블로그 포스팅, 책 초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광고 문구, 채용 공고, 프로모션 등을 작성해 준다. 예컨대 한경비즈니스로 SNS 광고 문구를 만들어 보자. 제품·브랜드 이름에 ‘한경비즈니스’를 입력하고,제품 간단 정보에 ‘한국경제신문 발행 주간지’란 정보를 입력하면 내 역할은 끝. 1초도 안돼 뤼튼이 추천하는 SNS 광고 문구가 뜬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흐름과 정보가 궁금하다면 구독 필수! 온라인 비즈니스 인사이트까지 놓치지 마세요~”

선택 사항에 꼭 넣고 싶은 ‘키워드’를 넣을 수도 있다. ‘경제’를 넣어 봤다. “대한민국 대표 경제 주간지 한경비즈니스와 함께라면 성공적인 재테크가 가능합니다.”
주제를 입력하면 긴 글을 써주기도 한다. SNS 본문에 올릴 내용 때문에 머리를 뜯은 담당자라면 뤼튼을 이용해 보자. 인스타그램 업로드 주제에 홍보하고 싶은 상품 또는 이벤트를 적고 피드 유형을 선택하면 된다. 당신이 올릴 내용이 이벤트 소식인가, 신제품 안내인가. 그러면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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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고객 리뷰에 답도 AI가 대신 해준다. 고객 리뷰를 복사해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솔직하고 정성스러운 리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점이 불만족스러우셨는지 알려주시면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②유닷컴

미국 스타트업 유닷컴이 만든 유챗은 챗GPT처럼 대화와 검색을 할 수 있는 AI 챗봇이다. 답변과 함께 실시간 온라인 웹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데 최근 챗GPT의 대항마란 소리를 듣는 GPT 기반의 검색 엔진이다.

챗GPT와 달리 ‘실시간’ 온라인 웹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한 챗GPT가 한국의 대통령을 묻는 질문에 ‘문재인’이라고 답하는 것과 달리 유닷컴은 위키피디아 등 실시간 온라인 웹 검색 결과를 함께 제공해 ‘윤석열’을 제시한다. 단, 챗GPT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유닷컴의 자체 결과는 ‘문재인’으로 동일하다.

유닷컴은 채팅·이미지·비디오·뉴스·지도 등의 검색 결과를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개방형 맞춤 검색으로 보여준다. 예컨대 AI 이미지 생성기에서는 AI가 만든 그림도 내려받을 수 있다. 사용자가 생성하고 싶은 이미지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AI가 생성한 그림이 수십 초 이내에 완성된다. 물론 아직까지 그림은 조악하다. 멀리서 보면 그럴싸 하지만 자세히 보면 손가락이 뭉그러져 있거나 신체 비율이 맞지 않는다. 향후 고도화된다면 창작의 영역마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
챗GPT, 어디까지 해봤니 [챗GPT의 모든 것]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