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개편과 비용 효율화 우선 시행”…비용 절감 효과로 4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 넘어

[돈 되는 해외 주식]
밥 아이거 월트 디즈니 CEO. 사진=한국경제 DB
밥 아이거 월트 디즈니 CEO. 사진=한국경제 DB
월트디즈니가 4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0.99달러로 예상치를 29% 웃돌았고 매출은 235억 달러로 예상치를 0.3% 넘었다. 영업이익은 30억 달러로 예상을 13.3% 넘어섰다.

2022년 11월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 경영 복귀 이후 구조 및 비용 개편으로 영업 마진이 이전 분기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배율(12MF PBR),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한 멀티플은 넷플릭스보다 저평가돼 있지만 시장보다 낮은 ROE 수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주주 환원 재개가 절실해 보인다.

4분기 서프라이즈는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놀이 공원에서 나타났다. 관련 매출은 103억 달러로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높은 국내 수요와 랜드 파리, 도쿄 리조트가 상하이 테마파크의 감소분을 상쇄했다. 가장 높은 매출을 차지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는 148억 달러로 1.3% 증가에 그쳤다. ‘아바타’와 디즈니+ 베이직 론칭에도 영업이익은 8억 달러 감소했지만 스트리밍 매출은 13.2% 증가했으며 마케팅 비용은 감소하고 있다.

디즈니가 이번 실적에서 강조한 점은 비용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복귀한 아이거 CEO는 구조 개편과 비용 효율화를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의 영업 비용은 2019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영업 마진은 2022년 3분기 마이너스 2.7%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4분기는 7.9% 수준으로 다시 회복되고 있다. 디즈니가 발표한 비용 절감안은 영업 마진 증가에 긍정적이다. 디즈니는 연간 비콘텐츠 비용 25억 달러(마케팅 50%, 고용 30%, 기술 20%)와 콘텐츠 비용 30억 달러(스포츠 외 비용)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즈니의 영업 마진은 4분기 7.91%로 이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됐고 1분기 시장 예상은 15.3%에 달한다. 디즈니의 매출 마진은 24.3%로 이전 분기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디즈니의 12MF ROE는 7.9%로 시장 평균 20%를 밑돌지만 2020년 말 5% 대비 증가하고 있고 12MF PBR은 3.0배에서 1.9배로 감소해 밸류에이션 멀티플 부담이 낮아졌다.

디즈니의 12MF PBR, 12MF ROE를 반영한 가치 비율(PE)은 23.3배로 시장 평균 18.0배를 웃돌지만 넷플릭스(29.7배)보다는 낮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자가 제한적인 점은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주가 프리미엄을 높이고 있다. 디즈니의 12MF ROE는 7.9%로 시장 20.0%를 밑돌고 있지만 연말부터 주주 환원이 재개되면 ROE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의 4분기 기준 자본금은 961억 달러로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 초반)인 503억 달러 대비 91% 증가한 수준이다.

또 디즈니는 2020년 중단한 배당을 2023년 연말부터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리스크 요인으로는 달러 강세, 경쟁 심화, 코로나19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월트디즈니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으로 미디어(월트디즈니픽처스 등), 테마파크(디즈니랜드), 스트리밍 플랫폼(디즈니+·훌루·ESPN+)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928년 미국 최초의 더빙 애니메이션이자 미키 마우스의 첫 출연작인 ‘증기선 윌리’ 등의 히트작을 제작했고 콘텐츠 수입과 저작권 수입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영화 사업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마블·픽사·루카스필름·20세기스튜디오 등을 산하로 두고 있고 테마파크는 플로리다·캘리포니아·상하이 등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이다.

김세환 KB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