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 업종별 탄소 중립 전략: 금융지주

[ESG 리뷰]
‘금융 배출량’ 측정 화두로…대출 기업 관리 박차[ESG 리뷰]
금융은 기후 관련 대출과 투자, 금융 상품 운용, 채권 발행 등을 통해 기업의 탈탄소 전환을 이끌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억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 달성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다.

4대 금융지주의 탄소 중립 전략과 목표, 금융 배출량, 녹색 금융, 리스크 관리 등을 각 사의 최신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와 기후 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 보고서 등을 토대로 비교 분석했다.
2050년 금융 배출량 탄소 중립 ‘한목소리’
금융사의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금융 배출량)은 산업별 위험 노출(익스포저)과 자산 배분, 신규 친환경 투자를 위한 기초 자료다. 일반 기업의 스코프 3(공급망을 포함한 총외부 배출량)에 해당한다. 금융사들은 2021년 이후 금융 배출량 산출과 이를 기반으로 한 탄소 중립 전략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금융 배출량 탄소 중립 목표 연도는 2050년이다. 신한금융은 2030년 33.7% 감축(2020년 대비), 2040년 59.5% 감축하는 중간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포트폴리오 배출량 관리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배출량 증가 억제를 위한 한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2030년 33%, 2040년 61%의 금융 배출량 중간 감축 목표를 세웠다. KB금융은 탄소 배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금융 배출량 측정 방법론을 기반으로 측정 대상 자산군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30년 42%, 2040년 64.6%의 금융 배출량 중간 감축 목표를 세웠다. 기후 변화 고위험 산업과 유의 업종 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기후 변화 관리 프로세스를 그룹 전체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에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은 2050년까지 금융 배출량 부문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로 했지만 전체 대상을 측정하는 시점에 중간 감축 목표를 재설정해 공개하기로 했다. 집중 관리 대상 기업과 업종의 관리 지표를 설정하고 시나리오 분석 고도화에 나선 이후 세부 목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 배출량’ 측정 화두로…대출 기업 관리 박차[ESG 리뷰]
신한금융, 기후 변화 과제 CEO 평가에 반영
신한금융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필요한 지배 구조를 빠르게 안착시켰다. 2015년 ESG 전략위원회(구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기후 변화와 관련한 이니셔티브 가입과 목표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자산 분류와 업종별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금융 배출량 통계를 엑셀로 제공하는 등 정보 공시의 충실성을 높였다. 기후 리스크 대응 전략은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에 따른 상쇄 시나리오 효과 분석을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 효과가 큰 태양광과 풍력 등 에너지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탄소 배출권을 확보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조달하기로 한 친환경 금융 목표는 30조원이다.

신한금융은 업종·자산·만기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금융 배출량과 목표 분석 도구를 개발했다. 또 기후 변화 관련 전략을 그룹 최고경영자(CEO) 과제에 15% 반영하는 등 기후 경영 내재화에서 선도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금융, 중소기업 지원·녹색금융 확대
KB금융은 녹색금융 투자 확대와 중소기업 친환경 전환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투자와 저탄소·친환경 신기술과 친환경 건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환경 부문 상품·투자·대출 목표는 2030년까지 25조원이다.

이를 위해 2022년 3월 그룹 ESG 금융 상품 협의체를 신설하고 ESG 금융 상품 분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 에너지 효율 제고,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 천연자원과 토지 이용, 친환경 건축물 확대, 친환경 교통수단, 생물 다양성 보존 등이 주요 투자 분야다.

KB금융은 중소기업의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 넷 제로 달성을 위한 ESG 컨설팅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자사의 ESG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ESG 자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친환경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리·한도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ESG 우수 기업 대출 상품을 연계 운영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고 업체별 배출량과 탄소 집약도, 계열사별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 데이터는 향후 여신 심사나 투자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산업별 포트폴리오 조정
하나금융은 특정 산업이나 상품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중심으로 탄소 중립 달성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산업 내 대체 기술 등장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석탄 발전 등 탄소 중립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따라 제품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 산업에 대한 여신·투자·채권 비율도 축소한다. 친환경·저탄소 선호 등 소비자 인식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평판 악화가 예상되는 기업을 유의 업종으로 지정한다. 환경·사회적으로 영향이 큰 업종 중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기업, 1000만 달러 이상 프로젝트 등이 투자 유의 업종에 포함된다.

2030년까지 ESG 금융 부문에 친환경을 포함해 채권 25조원, 여신 25조원, 투자 10조원 등 60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현재 여신 심사에 환경 경영 시스템 도입 여부, 온실가스 배출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금융, 집약도 높은 기업 특별 관리
우리금융은 거래 기업의 탄소 배출 경로별 감축 수단을 제공해 금융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탄소 중립 핵심 전략으로 추진한다. 고탄소 집약도 업종을 관리하고 ESG 투자 관점에서 비공개 관여(인게이지먼트) 전략을 병행 추진한다.

스코프 1(직접 배출) 부문 집약도가 높은 산업에는 탄소포집·활용·저장(CCU) 기술에 필요한 시설과 제조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시설 자금을 공급한다. 스코프 2(전력 사용 등 간접 배출) 비율이 높은 산업에는 에너지 효율 개선 자금을 공급한다. 스코프 3(공급망을 포함한 총외부 배출량)와 관련해서는 완제품 생산을 위한 기초 재료 변경에 필요한 자금과 완제품 생산 방식 변경, 신제품·신소재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한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를 전기 사용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전력 구매 계약(PPA) 제도와 전력 거래소를 통한 제삼자 PPA 연계 사업도 강화하고 녹색 채권 투자를 확대해 금융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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