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주가 부양책’은 향후 과제

[스페셜 리포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올해는 유독 금융권의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전격 용퇴를 결정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 은행업계의 ‘맏형’인 카카오뱅크는 조금 달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별다른 이견 없이 4연임을 확정 지으면서 설립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무려 7년간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됐다.

윤 대표는 금융회사와 정보기술(IT) 회사를 두루 경험한 ‘금융·IT 융합 전문가’다. 그는 1인 태스크포스(TF)로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했는데 ‘혁신’과 ‘포용 금융’을 주요 가치로 카카오뱅크 성장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인터넷 은행이 IT와 금융 산업 모두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 그의 이력이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카오뱅크는 ‘26주 적금’, ‘모임 통장’을 비롯해 그간 금융권이 내놓지 않았던 재미있고 혁신적인 상품 출시에 기여했다. 여기에 주택 담보 대출, 개인 사업자 뱅킹 등을 비대면으로 실시함으로써 인터넷 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금융 취약 계층에 대한 폭넓은 서비스에도 앞장섰다. 특히 금융 취약 계층을 포용하는 것은 당초 인터넷 은행 설립 취지와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중도 상환 수수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 이체 수수료 등 모든 수수료 면제 정책을 통해 고객의 금융 비용을 절감했다. 중저신용 대출 시장에서도 신용 평가 시스템(CSS) 고도화를 통해 중저 신용 고객에게만 출범 후 2022년 말까지 누적 7조1106억원의 무보증 신용 대출을 공급했다.

그간 윤 대표는 글로벌 인터넷 은행 최초 기업공개(IPO)에 이어 출범 1931일 만에 2000만 고객 달성이라는 굵직굵직한 성과를 냈다. 특히 2021년 2조5525억5000만원에 달하는 IPO 유치에 성공했다는 것은 카카오뱅크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윤 대표의 가장 큰 ‘공’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영업수익 1조6058억원, 영업이익 3532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2019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3년 연속으로 기록적인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뤘는데 이는 시장에서도 주목하는 경영 성과”라고 말했다.

무려 4연임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주가 부양은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카카오 전 계열사의 과제다. 카카오뱅크는 3월 28일 열린 주주 총회에서 윤 대표의 연임 확정과 함께 첫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현금 배당은 보통주 1주당 80원으로 총 381억원 규모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함에 따라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높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은행에 대한 건전성이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카카오뱅크는 재무 건전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그간 이뤄 온 견고한 성장세가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올해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와 강화와 함께 해외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성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덧 금융업계 장수 CEO 반열에 오른 윤 대표의 진짜 실력이 발휘될 차례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