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점심시간은 ‘휴식 시간’의 의미 커···직장인 64.1%, “점심시간에 다른 활동하기 매우 어려워”

직장인 10년 차 이세환 씨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다 얼마 전 다시 회사로 출근했다. 재택근무 당시 팀이 재편되고, 팀원들도 바뀌어 점심을 함께할 팀원들이 많지 않다는 그는 “후배들에게 점심을 제안하기도 멋쩍은 분위기”라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점심시간이 되면 하나 둘 조용히 사무실을 나간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사내 분위기의 변화로 인해 홀로 점심을 해결하는 이들도 늘었지만 최근 물가 상승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외부 식당에서의 점심식사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평균 점심비용 8,000~9,000원 “점심값 인상 부담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19~59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점심식사 관련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외식비 상승기조로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8,000원~9,000원의 점식식사 비용을 지출하는 편이었는데, 이전 조사 대비 식대 비용이 다소 높아진 결과다. 이 때문인지 간편식으로 점심을 때우거나(43.5%, 동의율)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32.6%)도 있어 점심값 인상에 따른 직장인들의 심적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점심식사는 여전히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50.8%, 중복응답), 회사 밖의 식당을 이용하는(50.1%)경우가 많았으나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14.4%(2020) → 29.7%(2021) → 14.8%(2023)) 음식을 포장해(7.9%(2020) → 18.3%(2021) → 9.0%(2023))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되면서 이전처럼 외부 식당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직장인 10명 중 3명 이상 ‘점심시간은 감정 노동 피하는 시간’
한편,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은 ‘식사’와 동시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라는 의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 중 8명(76.6%)이 점심시간을 휴식시간으로 여기는 편이었으며, 이러한 인식은 연령과 직급에 차이 없이 모두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활력을 얻는 시간(32.3%, 중복응답),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시간(30.1%)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아 점심시간만큼은 잠시나마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33.0%(중복응답)는 회사 내에서의 ‘감정 노동을 피하는 시간’으로서 점심시간이 의미가 있다고 답해 있어 잠깐의 시간동안 직장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여유 시간이 있는 경우 주로 수면을 취하거나(57.4%, 중복응답), 운동(30.1%), 동영상 시청(23.8%) 등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저연령 직장인(20대 66.4%, 30대 60.8%, 40대 48.8%, 50대 53.6%)이나 사원, 대리 직급의 직장인(사원급 61.8%, 대리급 58.6%, 과·차장급 56.0%, 팀·부장급 48.6%, 임원급 46.9%)들은 휴식을 취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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