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침체됐던 공연시장이 엔더믹 함께 활기를 찾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영화 속 스타 배우들이 대거 공연무대에 올라 호응을 얻고 있다.
조승우·박해수 등 무대 선 스타들, ‘이름값’했다…티켓 판매량 '폭증'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속 조승우. 사진제공: 에스앤코]

지난 1월 예스24가 공개한 ‘2022 티켓 판매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224.2% 급증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는 53.9% 증가해 엔데믹 이후 회복을 넘어 성장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영화나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연극, 뮤지컬 무대에 줄줄이 출연하면서 공연계 활황을 주도하고 나섰다. 지난 1월 개막했던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배우 김유정, 정소민, 채수빈, 정문성이 캐스팅됐던 것을 시작으로, 연극 ‘갈매기’에서는 국민배우 이순재를 필두로, 소유진, 김수로, 오만석, 진지희가, 연극 ‘레드’에서는 중견 배우 유동근, 정보석 등 평소 ‘직관’이 힘들었던 인기 배우들이 모처럼 공연계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스타 배우들의 출연은 티켓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연극 <파우스트>다. 배우 조승우의 캐스팅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6월까지 이어지는 부산 공연의 조승우 회차는 전석 매진된 상태다.
조승우·박해수 등 무대 선 스타들, ‘이름값’했다…티켓 판매량 '폭증'
[연극 <파우스트> 속 악마 메피스토 역할의 박해수. LG아트센터,샘컴퍼니, 아르테크 제공]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역 배우 박해수가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연극 <파우스트>도 연일 매진 사례가 쏟아졌다. 관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기자가 이달 1일 관람한 <오페라 유령>의 경우, 1700석에 달하는 드림시어터는 전국 곳곳에서 온 관람객들로 빼곡했다. 이날 조승우의 연기 역시 노련했다. 조승우는 극중 ‘유령’이 지닌 고독함과 광기, 크리스틴을 향한 집착과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자기만의 화법으로 쏟아내 관객들을 압도했다.

비단 이날 일부 넘버에서 음정이 고르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정확한 발성과 대사전달력, 섬세한 감정표현, 능수능란한 완급조절 등은 다시 한 번 무대 위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며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같은 달 16일 접한 연극 <파우스트> 속 박해수도 흡입력 있는 대사 전달과 몸짓, 섬세한 표정 연기로 관객을 압도했다. 이날 공연을 남편과 관람한 50대 여성 A씨는 “희곡 원작이 좀 읽기 어려워서 완독하지 못했는데 연극으로 접하니 훨씬 이해하기 쉽게 다가왔다”며 “무엇보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만 접했던 박해수 배우의 연기를 실시간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무척 반가웠다. 앞으로도 브라운관 속 유명 배우들의 공연계 소식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스타 배우들의 무대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드라마 <카지노>, <나의 해방일지> 등에서 맹활약한 대세 배우 손석구는 오는 6월 연극 <나무 위의 군대>로 9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1945년 4월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극 중 손석구는 ‘신병’역을 맡는다.
조승우·박해수 등 무대 선 스타들, ‘이름값’했다…티켓 판매량 '폭증'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캐스팅 공개. 제공 ㈜엠피엔컴퍼니)]

배우 이순재 역시 6월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리어왕’을 선보인다. '리어왕'은 2021년 예술의전당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당시 전회차 전석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순재는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끔찍한 파국을 맞는 노년의 왕 리어 역을 단독으로 맡아 1956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이후 68년간 쌓아온 연기 인생의 내공을 쏟아낼 예정이다. 이처럼 현재 공연계 활황과 맞물려 대형 배우들의 연극, 뮤지컬 진출이 국내 공연시장의 내적, 외적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