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자체 개발한 '툰레이더' 불법 복제자 추적에 활용

저작권 보호 회의에서 발표하는 서충현 네이버웹툰 프로텍션 리드.(사진=네이버웹툰)
저작권 보호 회의에서 발표하는 서충현 네이버웹툰 프로텍션 리드.(사진=네이버웹툰)
기술을 이용해 불법 웹툰 유통에 대처하는 네이버웹툰의 저작권 보호 활동이 저작권 관련 글로벌 행사에서 잇따라 소개되며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창작 생태계 보호를 위해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툰레이더’를 불법 복제자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주관하는 ‘저작권 보호·집행 담당자 회의’에 웹툰・웹소설 콘텐츠 기업 대표로 참석해 각 국의 저작권 정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웹툰·웹소설 저작권 보호 중요성과 웹툰 불법 유통 대응 사례를 발표했다.

26~27일 양일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저작권 보호·집행 담당자 회의에는 미국, 일본을 필두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한국 콘텐츠 수출 주요 10개국 저작권 정책 담당자와 국내외 저작권 보호 전문가 등이 참여해 각 국의 콘텐츠 보호 정책을 소개하고 글로벌 저작권 침해 대응을 위한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에서 열린 ‘APEC 지식재산 전문가 그룹(IPEG) 토론회’에도 초대받아 글로벌 저작권 정책 담당자들에게 웹툰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고 네이버웹툰의 창작물 저작권 보호 노력을 소개한 바 있다.

이 날 발표를 진행한 서충현 네이버웹툰 AI 프로텍션 리드는 “웹툰은 영상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지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고 시장이 커지면서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웹툰 시장의 성장과 함께 등장한 불법 유통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웹툰 불법 유통 문제에 혁신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네이버웹툰만의 불법 유통 방지 기술 ‘툰레이더’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웹툰 유료 콘텐츠 불법 유통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창작자의 수익을 보호하고자 한다”며 ‘툰레이더’를 중심으로 네이버웹툰이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활동을 소개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하여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인 ‘툰레이더’ 시스템을 자체 연구개발하여 2017년 7월부터 국내외 불법 웹툰 복제물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툰레이더가 주요 작품의 불법 유통을 지연시켜 보호한 저작물의 권리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 시 연간 최소 2,000억 원에 이른다. 불법 유통을 사전에 원천 차단한 경우까지 합하면 그 규모가 약 3,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은 툰레이더 운영을 통해 웹툰 불법 유통 속도를 늦추는 성과를 얻었다. 불법 유통 속도 지연은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불법 공유 시점이 길어질수록 창작자는 유료 수익을 보호할 수 있으며, 불법 유통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수요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이 27일 공개한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웹툰위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툰레이더 도입 초기에는 유료 콘텐츠 회차가 하루도 안되어 불법 사이트에 올라왔으나 현재는 최대 4주까지 지연시키고 있다. 또한 네이버웹툰에서 직접 콘텐츠를 불법 복제해 유통하는 해외 1차 불법 사이트에 올라온 네이버웹툰 콘텐츠는 지난해 9월 기준 같은 해 초 대비 약 30% 감소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웹툰은 검색어 차단과 콘텐츠 불법 유통 모니터링에 특화된 국내외 전문 업체 여러 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내에 소셜 미디어 집중 모니터링 전문 조직과 저작권 침해 대응 TF를 구성해 저작권 침해에 즉각 대응하고 있다.

서 리드는 “진화하는 웹툰 불법 복제 및 유통 방식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불법 복제 활동의 징후를 포착하고 의심스러운 계정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머신 러닝 기술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북미 팀과 협업해 해외 불법 웹툰 사이트들에 대량 경고문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실제로 해외 한 유명 불법 사이트에서 네이버웹툰의 영어 오리지널 작품이 모두 내려가는 성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워터마킹은 일반적인 기술이지만, 이렇게 활용 하는 것은 처음 봤다”, “대규모 사용자를 생각하면 기술적으로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성과” 등의 반응이 나오며 각 국의 저작권 정책 담당자들이 툰레이더 성과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툰레이더를 중심으로 저작권 및 창작 생태계를 보호하는 기술 연구는 네이버웹툰의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웹툰위드’의 일환이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