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원 강진군수 “관광객 500만 명 시대 열겠다”


글 이선정 사진 손준석


고려청자와 다산 정약용이 머무르던 다산초당으로 유명한 전남 강진이 새로운 강진 관광 시대를 열기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진원 군수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의 일환이다. 그 덕분에 1년 내내 축제가 열리고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트레킹 코스나 짚라인 같은 액티비티도 강진의 명물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그동안 강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남도 답사 1번지’다. 1993년 출간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남도답사 일번지’에서 강진이 책의 첫 장을 장식하면서부터다. 책이 큰 인기를 얻자 한때 조용하던 강진에는 갑자기 답사 여행객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 강진은 문화 답사는 물론 농촌 체험 여행의 대명사가 된 ‘푸소(FU-SO : ‘Feeling-Up, Stress-Off’의 약자)’와 미식 여행지로 이름을 알리며 해마다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로 성장했다. 민선 5·6기 때 강진군수를 지낸 강 군수가 당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벌인 2017년 ‘남도 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가 성공해 얻은 결과다. 2014년 강진군수 재임 시절 군 단위 지자체로는 청송 다음으로 문화관광재단을 출범시켰고 타 시군이 하드웨어나 시설 관리에 주안점을 둘 때 홀로 관광 전문가를 초빙해 소프트웨어인 관광 콘텐츠 확대에 신경을 쓰기도 했다.

이후 ‘강진 방문의 해’ 실시로 기존 143만 명에 그치던 관광객 수가 256만 명까지 늘어났다. 민선 8기 강진군수로 돌아온 강 군수는 다시 한 번 강진의 도약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강진 관광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하셨습니다.
“민선 8기도 어느새 10개월이 흘렀습니다. 군수로 다시 돌아온 강진은 코로나19 사태에 지역 소멸 위험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습니다. ‘강진의 기적, 신(新)강진시대 개막’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유기도 합니다. 전에 없던 시도로 위기를 타개하고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나는 강진의 기적을 실현해 보자는 거죠. 경제 활성화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관광 산업은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강진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을 꼽자면 무엇이 있습니까.
“강진은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인 다산초당과 가까이 백련사, 영랑 김윤식 시인의 생가, 원효대사의 뜻이 깃든 무위사, 고려청자박물관, 민화박물관 등은 강진의 관광 랜드마크입니다. 새로운 농촌 관광의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푸소도 인기가 높습니다. 2015년 학생을 대상으로 첫 삽을 뜬 뒤에 발전을 거듭해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프로그램이나 공무원이 참여하는 ‘공무원 청렴푸소’ 등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덕분에 강진으로 워케이션을 하러 오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농촌 체험 사업을 시작한 곳이 많지만 강진 푸소처럼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은 드뭅니다.”

이번 관광 산업 발전 전략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민선 8기에는 ‘4차 산업혁명의 활용’을 접목해 관광 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꾀할 계획입니다. 관광은 물론 행정·경제·문화 등 전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4차산업혁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이커머스 지원부터 관광 플랫폼 구축, 예술인 콘텐츠 연결 등의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와 보성역에서 임성리역에 이르는 신경전선역이 준공되면 그동안 큰 걸림돌이었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남도 여행 거점 도시로서의 강진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위 ‘동순천 서강진 시대’ 시대를 앞둔 것이죠. 관광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곳이 돼야 한다는 거죠. 지난 군정의 경험을 살려 초연결·초지능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해 500만 관광객 유치를 달성하려고 합니다.”

관광 소프트웨어도 대폭 확대했다고 들었습니다.
“우선 ‘5도 2촌(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의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태관광·생활관광·소규모 여행 등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도시인들이 ‘웰니스 관광’을 찾아 강진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도권 은퇴자를 중심으로 농촌으로 유턴하는 이들을 위한 빈집 임차 사업, 강진만 관광 단지와 성전 월출산권 개발, 칠량 초당림 완전 개방, 강진읍 중심의 음악 도시 조성 등 세대별로 특성화된 콘텐츠를 하나둘 늘려 가고 있죠. 강진군 전역을 상설 축제의 무대가 되도록 해 사계절 축제의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미 올해 초 개최된 강진청자축제에는 강진 인구의 3배가 넘는 10만6000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4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마량항에서 저렴하게 싱싱한 수산물을 즐기면서 다양한 공연도 관람하는 ‘마량놀토수산시장’을 시작했고 5월 말부터 매주 금·토요일에 하멜 맥주와 함께 불고기 파티를 여는 ‘병영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의 날’을 시작했어요. 6월 30일부터 3일간 보은산 일원에서 ‘보은산 수국길 축제’도 개최합니다. 가을에는 66만㎡(20만 평) 규모의 강진만생태공원에서 펼쳐지는 ‘강진만 춤추는 갈대공원 축제’가 준비돼 있습니다. 1년 내내 강진을 찾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거죠.”

관광 외의 또 다른 중요 현안은 무엇입니까.
“강진도 지역 소멸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1차 산업에 알자리가 집중돼 있어 인구 증가나 일자리 확대를 위해 가야 갈 길이 멀죠. 융·복합 산업으로 고소득 강진 만들기, 투자 유치로 남해안 거점 도시 만들기 등 5대 분야, 60개 프로젝트를 선정해 강진의 활력을 되찾는 데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강진호(康津號)를 비행기라고 가정하면 맨 앞 레이더는 500만 관광객 유치가 이끌고 양 날개의 엔진은 1차 산업과 3차 산업으로,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활용이 뒤에서 밀어주는 리더의 역할을 하는 구조입니다. 관광에 힘을 싣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그래서 장기적으로 강진만 국가 정원 지정을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요트·카약·수상스키 등 레저와 생태·남도 맛·관광·스포츠가 결합된 융·복합형 해양 레저 관광 거점 단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강진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말 그대로 신강진을 건설하는 것이죠.”

도시 인구 유입을 위한 빈집 사업도 눈에 띕니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해 귀농어촌인에게 저렴한 가격에 임차하는 사업인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공사비용 일부를 지원해 건물 소유주와 7~10년간 장기 임차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혜택을 늘려 지원금을 5000만원에서 임차 기간에 따라 700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고 장기 임차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1년 중 10개월은 군이 사용하고 나머지 2개월은 집주인이 사용하는 단기 임차 제도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병영면 일원에 약 40개소의 빈집을 활용한 마을 호텔을 만들고 전원주택 2000가구를 조성해 기존 체류형 농촌 관광을 넘어 다양한 계층이 강진에서 자리 잡고 살아가는 ‘농촌으로의 장기 유턴’ 사업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푸소 시즌 2라고 할 수 있죠. 여기에 더해 강진에서 아이를 낳으면 부모의 소득이나 자녀 수에 관계없이 1인당 월 60만원씩, 84개월(7세)까지 지원하는 정책도 내놓았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5000만원이 넘어요. 가장 기본적인 복지부터 강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자리까지 꼼꼼히 정책을 다듬어 가고 있습니다.”

강 군수는 지역과의 연계 관광 프로그램이나 유명인과 함께 구상하는 미식 투어 계획까지 사업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고 있다. 강 군수는 오랫동안 강진의 관광 자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은 500만 명을 목표로 하지만 언젠가는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이야기할 날이 올 것이란 기대도 컸다. 강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도답사 1번지에 이어 힐링·웰빙·웰니스 여행을 대표하고 누구든 한 번쯤 와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도 우뚝 서는 것, 강 군수가 오랫동안 품은 꿈이다.
강진원 강진군수
강진원 강진군수
올해 6월 처음 열리는 ‘보은산 수국길 축제’를 위해 수국 농가들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사진 강진군청)
올해 6월 처음 열리는 ‘보은산 수국길 축제’를 위해 수국 농가들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사진 강진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