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PB 브랜드 '페어데일·레이지 두 낫띵' 론칭
2030세대 여성 타깃…깔끔한 디자인 특징
플랫폼 영향력 키우고 실적 개선 위한 전략

카카오스타일에서 운영하는 지그재그가 자체 제작 브랜드를 론칭한다. (사진=카카오스타일)
카카오스타일에서 운영하는 지그재그가 자체 제작 브랜드를 론칭한다. (사진=카카오스타일)
한동안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카카오에는 126개(1분기 기준)의 계열사가 있습니다. 그중에, 패션 관련 계열사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카카오스타일이라고, 2021년 7월 카카오커머스에서 인적분할된 패션 부문이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해 출범했습니다.

1020세대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가 카카오에 2021년 인수되면서 '카카오스타일'로 재탄생했습니다. 플랫폼 이름은 그대로 지그재그를 사용합니다.

그간 지그재그의 주요 역할은 '중개'였죠. 패션 브랜드나 쇼핑몰을 입점시키는 대신, 수수료를 받아 사업을 이어 나가는 거죠. 2015년 출시된 이후 8년간 중개만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패션 시장에서 영향력을 좀 넓혀볼 생각인 것 같습니다. 오늘(13일) 회사 설립 이후 첫 자체제작(PB)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페어데일'과 스포티 캐주얼 브랜드 '레이지 두 낫띵'입니다.

지그재그가 자체제작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입점 브랜드와 공동으로 공동 기획한 브랜드 '직잭 셀렉티드'를 만들기도 했죠. 지난해 10월부터 3~4개월간 운영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없어졌고요.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우리 플랫폼에 입점된 쇼핑몰 중에 자체 제작을 잘하는 브랜드들이 많다"라며 "처음에는 그런 곳들과 같이 자체제작을 시도했었고, 지금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PB 브랜드를 만들게 된 거죠. 페어데일은 편안하고 깔끔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합니다. 기본 디자인에 과감한 색상과 소재를 활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레이지 두 낫띵은 편하게 오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20대부터 3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합니다.

이들 브랜드의 강점은 '가성비'입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2030세대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게 특징"이라며 "가격 자체만 놓고 따지기보다는 '품질 대비 가격' 즉,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지그재그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배송'을 지원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고요. 전 지역 당일 주문 시 다음 날 받을 수 있으며, 서울과 경기 지역은 낮 2시 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자정 전에, 밤 10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번에 선보인 두 브랜드 외에 추가 PB 론칭은 계획하지 않는다네요. 페어데일과 레이지 두 낫띵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는 게 목표인 만큼, PB 라인업을 늘리기보다는 두 브랜드 육성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PB를 키우는 주된 이유는 '실적 개선'으로 보입니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매출 101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매출 1000억원 돌파에 성공했지만 영업적자는 51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에도 3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요. 적자가 계속 쌓이는 상황입니다. 단순 중개만으로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으니, 자체 브랜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죠.

지그재그의 새로운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패션 중개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